- 매달 19일 소통의 날 ‘식구데이’
- 직원들이 차 대접하며 업무 소개
- 건의 사항은 경청해 행정 반영
- 지역사회 홍보로 후원 이끌기도

- 관련 표어·백일장·영상 작품 등
- 이달 말까지 ‘다시, 봄!’공모전

지난 20일은 장애인의날이었다. 우리나라는 1989년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1991년부터 장애인의날을 법정기념일로 지정했으며, 해마다 이날을 기점으로 장애인의 사회참여 및 평등을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리고 있다.

	부산장애인복지관 직원이 지난 19일 연제구 연산동 복지관 근처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이준구(오른쪽) 씨에게 작은 꽃다발을 전달하고 있다. 부산장애인복지관은 매달 19일 직원들이 복지관 이웃 가게를 찾아, 허물 없는 소통을 통해 장애인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식구데이’ 행사를 실시하고 있다. 부산장애인복지관 제공

장애에 대한 인식은 개선되고 있으나 아직도 장애인에 대한 잘못된 오해와 편견이 여전한 것도 사실이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 발간한 2018년 장애통계연보를 보면 장애로 인한 사회적 차별 경험 여부에 ‘그렇다’고 응답한 장애인은 34.7%에 달하며 특히 자폐성 장애인의 경우 86.6%가 사회적 차별을 느낀다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부산장애인복지관이 지역주민의 장애인에 대한 관심과 올바른 이해를 촉구하기 위한 특별한 장애인식 개선 사업들을 이어가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역사회와 복지관을 연결하는 ‘식구데이’와 장애인식 개선 공모전 ‘다시, 봄!’이 대표적이다.

부산장애인복지관은 매달 19일이면 어김없이 다소 부산해진다. 이날은 복지관을 이용하는 장애인 당사자와 그 가족, 복지관 근처 지역사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날이다. 복지관의 사업을 알리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애인에 대한 적극적인 인식개선에 나서는 것이다. 복지관과 장애인, 장애인 가족, 지역사회가 한 식구처럼 의견을 공유한다는 의미로 식구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식구데이가 시작된 것은 2년여 전인 2017년 1월부터다. 행사는 연제구 연산동 복지관 건물 1층 로비에 부스를 차려놓고, 복지관을 찾는 장애인 및 가족들과 차를 나누며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는 식으로 진행했다. 복지관의 관련 직원들이 직접 나와서 복지관의 다양한 업무를 설명하고, 장애인 및 가족들은 궁금한 점이나 건의사항을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서 나온 의견은 복지관 업무에 그대로 반영된다. 복지관이 시행하는 사업의 참여율과 서비스의 질을 함께 높이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2018년부터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식구데이 행사를 복지관 인근 지역사회로 확장했다. 복지관 직원이 크고 작은 가게를 찾아 복지관이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설명도 하고, 장애인 지원의 필요성 등도 적극적으로 알리는 식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레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활동이 이어지면서 복지관 업무에 힘을 보태는 상인들도 늘어나고 있다. 매월 매출의 일정 금액을 복지관에 정기적으로 후원하는 ‘나누리 가게’가 연산동을 중심으로 41호까지 늘어났다. 이들이 내는 후원금은 장애인 재활사업 등에 쓰여진다. 나누리 가게 대표들은 더 나아가 재가장애인을 위한 밑반찬 지원 및 김장 봉사 등 다양한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 19일에도 부산장애인복지관 직원들은 이웃들을 찾아 나섰다. 이날 가장 먼저 찾은 가게는 나누리 가게 1호점인 맛나감자탕집. 복지관 직원 손에는 다른 나누리 가게에서 협찬한 작은 꽃다발이 들려 있었다. 감자탕집 사장님도 환한 얼굴로 손님을 맞았다. 이들은 마치 가까운 친구처럼 복지관의 최근 업무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고, 서로 관심과 도움을 약속했다. 복지관 직원은 “가게 사장님들이 주변 지인들을 새로운 나누리 업체로 소개해 주시기도 하고, 진솔한 이야기들을 나누다 보면 어느새 더 가까워진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맛나감자탕집 사장은 평소에 봉사에 관심이 있어도 참여 방법을 몰랐는데, 복지관 직원의 권유를 받고 선뜻 나누리 가게에 참여하게 됐다고 한다. 그는 “가게가 복지관 근처라서 장애를 가진 어린아이와 부모님이 함께 오는 경우가 많은데, 부모님의 표정이 한결같이 밝아 오히려 제가 배울 게 더 많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장애인복지관은 지난 1일부터 오는 30일까지 한달 동안 장애인인식 개선 공모전 ‘다시, 봄!’을 진행 중이다. 올해로 다섯 번째를 맞는 이번 공모전의 분야는 표어 백일장 그림 웹일러스트 영상 사진 등이다. 참여 대상은 장애인인식 개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가능하다. 이번 공모전은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 국제신문을 비롯한 지역 언론사 등이 후원하고 있으며, 시상식은 다음 달 24일 부산시청 1층 대회의실에서 열린다. 수상작은 지역축제 및 학교, 공공기관 등 다수 지역주민이 방문하는 장소에 전시, 지역주민 대상 찾아가는 장애인인식 개선 활동에 활용된다.

최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