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소 소변으로 배출, 축적 안돼
- 접종 한 달내 이상없으면 안심을

- 부정확 정보로 접종 피해선 안돼
- 독감백신은 10~12월 꼭 맞히고
- 당국 백신 검사·관리 강화해야

생후 1개월 내 신생아가 맞는 경피용 BCG 백신에서 발암물질인 비소가 미량 검출돼 파문이 일고 있다. 부모들은 “비싼 돈을 주고 내 아이에게 독약을 맞혔다”며 분노한다. 보건당국은 문제의 경피용 BCG는 전량 회수조처를 내리고, 피내용 접종으로 대체하겠다고 급하게 대책을 내놓았으나 부모의 불안을 가라앉히기에는 역부족이다. 예방접종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는 일명 ‘예방접종 포비아’까지 불거지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접종 한 달 내 구토나 설사 등 이상증세가 없다면 안심해도 된다”며 나아가 BCG에서 비롯된 예방접종에 대한 지나친 공포감은 경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경피용 BCG 사태로 불거진 예방접종 전반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손현진(예방의학 전문의) 부산시 감염병관리지원단 부단장과 Q&A를 진행했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인구보건협회 부산지회 모자보건센터에서 한 아기가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국제신문 DB

Q. 경피용 BCG 비소 검출 사태, 심각하나?

A. 일본 후생성 발표에 의하면 일본에서 수입된 경피용 BCG에서 검출된 비소의 양은 0.039㎍으로 체중 약 4㎏ 기준 1일 최대 허용량인 대략 1㎍의 3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낮다. 1일 최대 허용량도 매일 평생 노출되는 것을 기준으로 정했고, 경피용 BCG는 용액의 일부만 피부 속으로 들어가므로 경피용 BCG 한번 접종으로 노출되는 비소의 양은 더 미미하다. 이 정도 수준의 비소에 노출된 것으로 아이에게 문제가 생길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Q. 비소는 소변으로 배출된다고 알려졌는데 몸에 축적되지는 않나?

A. 비소는 72시간 안에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몸에 축적되지 않는다.

Q. 최근 문제가 터졌지만 실제로는 2008년 이후 생산된 경피용 BCG에서 모두 미량의 비소가 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전부터 경피용을 접종한 아이는 모두 비소를 맞은 셈인데 사실인가?

A. 경피용 BCG는 전부 일본의 한 개 회사에서 생산돼 수입되고 있다. 일본 후생성 발표에 따르면 생리식염수를 용기에 넣고 가열하는 공정에서 비소가 녹아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의 해당 백신 제조사가 2008년부터 같은 용기를 사용했다고 알려지면서 이번에 검출된 것뿐 아니라 2008년 이후 생산된 모든 제품이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금은 이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Q. 백신에 대한 보건당국의 허술한 관리가 이번 사태로 이어진 것 아닌가?

A.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수입 백신에 대해 검사를 좀 더 철저히 했으면 이런 사태를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점이 아쉽다. 경피용 BCG 백신은 백신 효과가 담긴 가루와 이를 녹이는 첨부용제인 생리식염수로 구성돼 있는데, 식약처는 그간 가루만 검사했고 첨부용제는 직접 검사를 하지 않았다. 백신은 건강한 모든 아이를 대상으로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접종하는 것이므로 가장 높은 안전성이 요구된다. 그래서 아무리 작은 위험이라도 수용하기 어렵다. 이번 일을 계기로 보건당국은 백신을 일반 의약품보다 더 높은 기준으로 검사하고 관리해야 한다.

Q. BCG뿐 아니라 예방접종 전체에 불신이 고조된다. 예방접종 안 해도 되나?

A. 이번 경피용 BCG 사태가 예방접종 전반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 예방접종률이 낮아지면 감염병은 금방 유행하게 된다. 예방접종에 대한 검증되지 않은 부정적 정보로 인해 예방접종률이 떨어지고, 그로 인해 홍역과 같은 감염병이 유행해 많은 아이가 사망하는 사례를 많은 나라가 지금도 겪고 있다.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일이다. 또 감염병은 다른 질병과 달리, 나만 아픈 게 아니라 주변에 질병을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사람을 모두 보호하기 위해서는 꼭 예방접종을 해야 한다. 이번 경피용 BCG 백신은 일본에서는 회수조처하지 않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위해성이 없다고 판단했음에도 전량을 회수했다. 한편으로는 백신에 대한 높은 안전 기준을 적용한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사실이 아닌 정보로 예방접종과 관련한 부정적 인식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경계해야 하지만 더욱 안전한 백신을 공급하기 위한 정부의 노력도 수반돼야 한다.

Q. 지금 시기 필요한 예방접종은?

A. 예방접종은 대부분 연령에 따라 접종한다. 권장 연령에 맞춰 계절에 상관없이 접종하면 된다. 단, 인플루엔자 백신은 겨울이 오기 전 매년 10~12월에 접종해야 한다. 아직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하지 않았다면 본격적으로 유행하기 전 서둘러야 한다.

이선정 기자

◇ 경피용 BCG 백신 접종 후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 거주지와 가까운 보건소 또는 예방접종 도우미 사이트 (https://nip.cdc.go.kr)를 이용한다. ●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 (1644-6223 또는 https://www.drugsafe.or.kr)으로 알린다. ●  백신접종으로 인해 부작용이 발생하면 ‘약사법’ 또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피해보상을 받을 수 있다. 해당 보건소 또는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 피해보상 신청을 하면 된다. ※자료 : 질병관리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