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자체에 반려동물 등록 시키고
- 외출땐 배변봉투로 배설물 처리
- 맹견의 경우에는 입마개도 필수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을 기르는 사람이 1000만 명에 육박하고 있다. 반려인과 비반려인 간 갈등은 물론 반려동물을 둘러싼 각종 법적 분쟁이 많아지고 있다.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고문변호사를 맡고 있는 빈정민 법률사무소 시원 대표변호사의 도움으로 반려동물을 키울 때 꼭 알아야 하는 동물보호법을 정리했다. 빈 변호사는 21일 “반려동물과 관련된 법률 상담을 종종 하는데 이런 사건 대부분은 안타깝게도 기본적인 사항을 준수하지 않아서 생긴다. 반려동물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동물보호법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동물보호법은 지난 3월 20일 개정돼 오는 9월 21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반려동물 등록하고 인식표 달아야

동물보호법에는 생후 3개월 이상의 모든 반려견은 관할 시·군·구청이나 동물병원 같은 등록대행기관에 신고·등록하도록 돼 있다. 반려견 분실에 대비해 외출할 때 인식표를 부착해야 한다. 인식표에는 소유자의 성명, 전화번호, 동물등록번호가 표시돼 있어야 한다. 과거 반려견 미등록의 경우 1차 경고, 2차 20만 원, 3차 40만 원 이상의 과태료가 부과됐다. 최근 개정된 동물보호법에는 1차부터 2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 2차 40만 원, 3차 이상 60만 원으로 상향조정됐다.

■반려견과 외출시 목줄 착용해야

	빈정민 변호사가 엘리베이터에서 반려견을 안고 있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때 작은 개는 직접 안고 타고, 대형견의 경우 목줄을 짧게 잡고 보호자 다리 사이에 끼우거나 구석에 세워 다른 사람에게 다가가지 못하게 해야 한다.

반려견과 함께 산책하거나 외출을 하는 것은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의 즐거움 중 하나다. 종종 반려견에게 목줄 등을 하지 않고 풀어둔 채 산책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특별히 허가된 공간(애견펜션 등)이 아닌 경우 원칙적으로 반려견과 함께 외출할 때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위해를 주지 않을 정도의 목줄을 착용해야 한다. 개정 동물보호법에는 목줄 등 안전장치 미착용에 대한 과태료가 상향조정됐다. 현재 1차 5만 원, 2차 7만 원, 3차 이상 10만 원으로 경미한 수준이지만 개정 후 1차 20만 원, 2차 30만 원, 3차 50만 원으로 4~5배 이상 오른다.

과태료뿐 아니라 목줄을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반려견에 의한 각종 사고가 발생하면 민사 소송에서 견주의 과실이 인정되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하거나 많은 액수의 손해배상을 당할 우려가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2013년 6월 서울에서 견주가 목줄을 놓친 틈을 타서 달아난 반려견이 4세 아이에게 달려들어 전치 2주의 상해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견주는 과실치상죄가 적용돼 벌금 50만 원을 선고받았다. 이와 별도로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위자료 550만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선고됐다.

■배변봉투 소지해 배설물 처리해야

반려견 대부분은 배변을 집 밖에서 하는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다. 산책을 하러 가서 풀숲 등에서 냄새를 맡거나 한바탕 달리고 난 뒤 적당한 자리에서 배변하는 경우가 많다. 외출할 때 반려견의 배설물이 발생하면 반드시 배변봉투를 소지해 깨끗이 치워야 한다. 이를 처리하지 않으면 최고 10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될 수 있다.

■맹견의 경우 입마개 해야

지난해 6월 유명 아이돌그룹 가족이 기르던 반려견(프렌치불독)이 엘리베이터에서 서울의 유명 한식당 대표를 물어 숨지게 한 사고가 발생했다. 사람을 공격할 확률이 높은 반려견(일명 맹견)의 경우 외출할 때 목줄과 함께 반드시 입마개를 착용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시행규칙(제12조)에는 도사견, 아메리칸 핏불테리어, 아메리칸 스테퍼드셔 테리어, 스페터드셔 불테리어, 로트와일러, 그 밖에 사람을 공격해 상해를 입힐 가능성이 높은 맹견은 외출할 때 반드시 입마개를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런 맹견은 어린이집,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에도 출입할 수 없다.

관리 소홀로 맹견이 사람을 물어 다치게 한 경우 견주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사망에 이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실제 2016년 12월 경기 용인시에서 맹견(핏불테리어)이 행인을 물어 16주의 상처를 입힌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견주는 형법상 중과실치상죄로 1년6개월의 금고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사례가 있다.

■펫파라치 제도 신설에 유의해야

위에서 이야기한 동물등록·목줄 착용을 하지 않거나 반려동물의 대소변을 곧바로 치우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함에도 실제 단속되는 사례는 많지 않다. 하지만 개정 동물보호법에 따라 이런 위반사항을 신고한 사람에게 포상금을 주는 제도(일명 펫파라치)가 새롭게 시행될 예정이니 유의해야 한다.

도움말=빈정민 법률사무소 시원 대표변호사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 고문변호사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