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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백병원,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서 유방암 제거 동시에 재건법 전수

외과 김운원·성형 이경아 교수팀, 러 의료진과 이례적 공동수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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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적 고통·미용문제도 해결

- 김미라 교수는 갑상선암 수술
- 목소리 등 부작용 막는 법 전해
- “불편 없으세요” 번역기로 묻자
- 환자들 활짝 웃으며 “없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의료진이 지난달 31일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시 암센터에서 유방암 환자 2명과 갑상선암 환자 2명을 현지 의료진과 함께 수술하며 한국의 앞선 수술법을 가르쳐줬다. 국내 의료진이 외국의 공식 초청을 받아 해외에서 환자를 수술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해운대백병원은 마취통증의학과 최영균 교수(국제진료센터장), 외과 김운원 교수,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미라 교수, 성형외과 이경아 교수, 김상미·하효선 간호사, 국제진료센터 송경미 대리를 지난달 29일부터 이번 달 3일까지 러시아에 파견했다. 이들 의료진은 지난달 30일 환자 상담 및 검사, 수술실·장비 확인, 지난달 31일 시범 수술, 지난 1·2일 경과 관찰 및 상담으로 짜인 일정을 소화했다. 31일 수술은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점심도 거른 채 7시간 동안 이뤄졌다. 한국과 러시아 의료진이 영어로 대화하며 수술법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성형외과 이경아, 외과 김운원(왼쪽 두 번째부터) 교수가 지난달 31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암센터에서 유방암 환자에게 절제 및 재건 수술을 동시에 진행하는 모습을 현지 의료진이 지켜보고 있다.
■한·러 제2의 도시 의료교류

해운대백병원과 상트페테르부르크 암센터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11월 두 기관을 상호 방문해 공동연구와 교류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해운대백병원은 러시아 의료진을 연수·교육하고 암 환자 치료에 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하기로 했고, 상트페테르부르크 암센터는 해운대백병원 의료진이 현지에서 진료와 수술을 할 수 있는 자격을 주기로 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암센터 의사 2명이 지난 3월부터 40일간 해운대백병원에서 최신 위장관외과 수술법과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을 배우고 갔다.

해운대백병원은 오는 10월 부산에서 양 병원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할 계획이다. 두 병원 간 교류는 부산시가 올해 보건복지부의 ‘지역 특화의료기술 및 유치기반 육성사업’에 ‘종양치료 브랜드화로 의료관광 허브도시 부산 조성사업’을 공모해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되면서 탄력을 받고 있다. 시는 국비 2억5000만 원을 지원받아 해운대백병원 등 5개 병원과 사업을 벌이고 있다.

■유방암 절제와 재건 수술 동시에

상트페테르부르크 암센터는 지난해 센터에서 암 진단을 받은 환자는 2만1357명이고 암종별로는 유방암이 3196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장암(2331명) 폐암(2285명) 위암(1655명) 전립선암(1583명) 직장암(1269명) 등의 순이라고 밝혔다. 센터에서 암 치료를 받다가 숨진 환자는 1만140명에 달했다. 러시아는 사회주의로 환자가 병원비를 내지 않는 무상의료체제이나 건강검진을 비롯한 암 조기 진단 프로그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암 환자 사망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유방암 환자가 많은데도 암을 제거하는 절제술에 치중할 뿐 절개한 유방을 동시에 재건하는 개념이 약한 편이다. 여성의 상징인 가슴을 잘라내면 심리적 고통이 크다.

외과 김운원 교수와 성형외과 이경아 교수는 팀을 이뤄 유방암 절제와 재건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A(여·70) 환자는 왼쪽 가슴에 유방암 절제술을 받았다. B(여·47) 환자는 왼쪽 가슴 유방암 절제술과 함께 양쪽 가슴 성형술을 동시에 받았다. 이 교수는 “유방암 절제술로 왼쪽 가슴 20%를 잘라내면서 생긴 불균형과 양쪽 가슴의 처짐을 해결하고자 오른쪽 가슴 유방축소술과 양측 유방고정술을 하는 방법으로 재건성형 수술을 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유방암 절제 수술을 할 때 유륜(젖꼭지 둘레에 있는 거무스름하고 동그란 부분) 쪽으로 절개하면 흉터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러시아 의료진에게 설명했다.

■갑상선 수술 후유증까지 체크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미라 교수가 지난 1일 번역기를 활용해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와 대화하고 있는 모습.
이비인후두경부외과 김미라 교수는 과거 갑상선염으로 갑상선과 주변 조직이 유착한 심한 C(여·61) 환자에게 전갑상선 절제수술을 하면서 환자의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변하지 않도록 되돌이 후두신경과 부갑상선 기능을 보존하는 데 각별히 신경을 썼다. 부갑상선 기능이 떨어지면 손발이 저리고 쉽게 피곤해지기 때문이다. 갑상선 수술 후유증으로는 ▷목에 상처가 나고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변하고 ▷고음이 잘 안 나오고 ▷손발이 저리며 피곤하고 ▷출혈이 생겨 목이 부을 수 있다.

김 교수는 D(63) 환자에게 되돌이 후두신경과 부갑상선을 모두 보존하면서 우측 갑상선 엽절제술을 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안전한 갑상선암 수술을 위해 수술 전 초음파 검사와 함께 CT(컴퓨터단층촬영)·후두 검사를 통해 환자 상태를 정확하게 확인하는데 비해 러시아에서는 초음파 검사만 하는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번역기로 러시아 환자와 대화

지난 1일 수술받은 환자의 경과를 관찰했을 때 환자 4명 모두 수술에 만족했고 상태가 좋았다. 김미라 교수는 스마트폰 번역 애플리케이션인 ‘구글 트랜스레이터’를 이용해 러시아 환자와 대화했다. 김 교수가 번역기에 우리 말로 “불편하신 데는 없으세요”라고 말하자 러시아어로 번역돼 음성이 나왔고 환자들은 활짝 웃으며 “없다”고 대답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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