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성권·서병수 후보 이색 공약

이번 지방선거에서 이색 반려동물 공약이 눈에 띈다. 반려동물을 산업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반려동물을 매개로 고령화, 세대 갈등 같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풀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흥미롭다.

바른미래당 이성권 부산시장 후보는 부산을 ‘동물 학대 없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약속하며 기장 동부산관광단지(오시리아)에 펫타운 조성을 비롯한 9개 실천공약을 내놓았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지난해 기준 부산지역 반려동물 인구를 143만 명으로 파악했다. 지난 4월 기준 부산의 주민등록상 인구(346만 명) 2.4명 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다는 얘기다.

이 후보는 동부산관광단지 펫타운에 반려용품숍, 미용숍, 호텔, 식당, 병원, 반려인 가족을 위한 놀이시설과 교육 및 문화시설 등이 들어서게 한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펫타운은 올바른 반려문화 정착은 물론 반려인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경제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동물병원 부가세 10%를 폐지하는 운동을 전개하기로 했다. 2011년부터 시행된 동물병원 부가세가 반려인에게 부담이 되고, 동물병원에는 수입 감소로 이어져 폐지돼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병수 부산시장 후보는 구포개시장 등을 우리나라 펫코노미(반려동물 중심 경제·산업) 중심지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펫코노미는 펫(반려동물)과 이코노미(경제)의 합성어. 반려견·반려묘 돌보미 연결서비스, 장례서비스, 의료상담서비스, 택시서비스 같은 모바일 IT(정보통신) 서비스 플랫폼 관련 기업의 투자를 유치 받고 벤처기업을 육성한다는 복안이다. 목표는 이렇게 반려동물 전문인력을 양성해 반려동물 사료·간식제조 매니저, 행동교정전문가, 영양학 전문가, 용품디자이너 등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지역 대학 반려동물 관련학과 설립을 지원할 계획이다. 나아가 입양한 개를 키우는 노인과 반려동물 돌봄이(청년)를 연결해 세대 공감대를 형성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기초단체장 후보로는 자유한국당 황재관 북구청장 후보는 반려동물문화센터에 독거노인과 연계한 유기견 공급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미국 스웨덴 등에서 반려견이 독거노인 고독사를 예방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해운대구청장 후보는 경쟁적으로 반려동물정책을 공약으로 채택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홍순헌 후보는 동물보건소, 반려동물 문화센터·에듀파크·힐링파크·테마파크를 조성한다. 자유한국당 백선기 후보는 반려동물 친화도시 조성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다.

바른미래당 정성철 후보는 유기견 분양센터와 길고양이 보호시설을 공약에 넣을 계획이고, 무소속 차형규 후보도 반려동물 공약을 고민하고 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