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수의학은 동물·인간 공존 배우기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29 18:57:26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부산시청 동물보호팀! 고생한다고 격려해주는 시민과 똑바로 하라는 시민들의 엇갈린 전화를 받으며 동물정책 수립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펫칼럼을 써달라는 신문사 원고 청탁을 받고 부산시 동물정책의 주요 대상인 반려견과 고양이가 아니라 다른 이야기를 할까 한다. 이야기의 주제는 수의학은 어디로 갈까? 나는 수의학 석사도, 박사도 아니지만 왜 거창한 주제에 궁금증을 느끼는 걸까?

야생 독수리를 치료하는 강신영 수의사.
많은 학부모가 수의사이자 공무원인 나를 만나면 던지는 질문은 “아이가 동물을 좋아해서 수의학과를 가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갈 수 있을까요?”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 내가 대학에 입학할 때와 달리 요즘 수의학과는 반려동물 가구 1000만 명 시대를 맞아 선망의 대상이 되는 학과로 부상했다. 너도나도 수의학과를 졸업하면 좋은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개와 고양이를 진료하기 위해 임상 수의사가 되려 하는 세상이 되어버렸다.

이 시대의 트랜드를 인정해야 한다. 하지만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서 근무하면서 겪었던 소중한 경험을 이 자리를 빌려 소개하면서 이런 학부모의 질문에 해답이 아닌 반문으로 대신하려 한다.

2014년 어느 겨울 독수리 한 마리가 날개를 심하게 다쳐 에코센터에 내원했다. 야생동물 특성상 다친 상태에서도 포획되지 않으려고 버티다가 결국 붙잡히면 치료 시기를 넘기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 독수리의 상태도 그랬다. 거기에 나의 실수가 더해져 날개를 절단해 죽음에 이를지도 모를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일주일 후 기적이 찾아왔다. 독수리는 사람과 달리 2m가 넘는 날개의 골절과 가골 형성으로 절단된 뒤 남은 상완부 근육은 아무런 괴사도 없이, 봉합 흔적도 없이 거짓말처럼 쾌유한 것이 아닌가? 사냥을 잘 할 거라고 생각되는 독수리는 사실 전혀 사냥을 못 한다. 토끼를 함께 넣어도 사냥은커녕 도망을 다닐 정도다. 이처럼 독수리는 죽은 동물만 먹는다. 소화력이 뛰어난 것일까? 부패한 동물의 사체를 먹어도 소화 장애가 없고 상처의 회복력도 남다른 이유는 뭘까? 당시 믿기지 않는 독수리의 치료 과정을 보고 이런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

벌거숭이두더지쥐
최근 IT 기업 구글이 인간 수명을 500년까지 늘리겠다며 추진한 비밀 연구 프로젝트의 성과가 처음 나왔다. 벌거숭이두더지쥐의 늙지 않는 비결을 밝혀내 인간 수명 연장에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고릴라와 인간의 DNA는 98.6%가 동일하다. 단 1.4%의 차이로 우리는 스스로 동물을 인간과 동등한 존재로 생각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의학의 토대를 이루는 생물학 전체가 ‘우리 인간이 동물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지난 1월 겨울방학 때 수의사를 꿈꾸는 아이들에게 강의한 적이 있다. 생명 진화 40억 년의 역사 속에서 제각기 발전한 생명체에게서 정말 배울 게 없는 것일까? 우리가 동물을 보호하고 공존을 말하는 이유가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은 아닌지 곰곰이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강신영 부산시 농축산유통과 동물보호팀 수의사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부산국제영화제 11년 만에 ‘관객 20만’ 재돌파
  5. 5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6. 6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7. 7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8. 8[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9. 9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10. 10‘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1. 1[정가 인&아웃] 지역현안 해결사 이헌승 국힘 부산 국회의원, 국제신문 회생에도 팔 걷어
  2. 2北,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2종 시험발사(종합)
  3. 3‘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4. 4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5. 5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6. 6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7. 7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8. 8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9. 9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10. 10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1. 1부산TP 수장 중기부 승인…신임 기관장들 내주 취임
  2. 2‘신뢰 시그널’ 없는 증시…외인 이달만 18조 투매
  3. 37.5% 폭락 ‘녹아내린 코스피’…7000서 7일 만에 5500으로(종합)
  4. 4누리호 탄 군집위성, 발사 14시간 만에 첫 지구 촬영 성공
  5. 540돌 수산무역협회도 부산시대 연다
  6. 6모건스탠리 “고물가 고착화 위험에 한은 내달 금리 올릴 듯”
  7. 7부산항에 석유 보세구역…북극항로 선박연료 생산·공급
  8. 8AI 투자 회의론 고개…글로벌 반도체주 ‘먹구름’
  9. 9커피향 가득한 미래 작가들 ‘사랑방’
  10. 10주가지수- 2026년 10월 15일
  1. 1부캉이가 남기고 갈 ‘북항 활성화·기후 대응’ 숙제
  2. 2세입자 보증금 안 준 前 금정구의원…추가 피해 확산
  3. 3구·군 부단체장 출퇴근 의전 논란, 부산 5곳 폐지 결정…4곳은 “고수”
  4. 4아파서도, 부적응도 아니다…고교 자퇴 71% ‘내신 세탁용’
  5. 5민주항쟁사 한 폭에 담은 작가 “부마정신 헌법에”
  6. 6“장림항 레저보트 철수명령 정당” 대법 확정
  7. 7예고 임용강사·학원장 겸직, 전국서 부산예고 가장 높아
  8. 8오늘의 날씨- 2026년 10월 16일
  9. 9거짓자백 받았나…法, 17년전 ‘창원 택시기사 살인’ 재심청구 인용
  10. 10불법정치자금 수수 혐의, 배재정 전 의원 실형 구형
  1. 1김도영의 KIA냐, 오스틴의 LG냐
  2. 2득점은 킹, 리바운드는 롱…KCC 살릴 ‘믿을맨’ 찾았다
  3. 3자금 숨통 틔웠다…LIV골프 살아날까
  4. 4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5. 5[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6. 6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7. 7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8. 8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9. 9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10. 10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