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아 안정시켜 임신 유지 도와
- 간질환 때도 기능 회복에 효과
- 면역력 강화·아이 성장 촉진 등
- 한의학적 처방 건강에 큰 도움

한의학에 대한 그릇된 정보를 가진 환자가 적지 않다. 오래 고생해온 질병을 치료하는 데 한의학적으로 도와줄 수 있는 데도 반신반의하는 환자를 보면 안타깝다는 게 한의사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광도한의원 강병령(오른쪽) 대표원장이 환자의 병에 관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 문진법으로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치료법과 약 같은 처방은 몇 년, 몇십 년이 아니라 수천 년의 임상을 거쳐 탄생했고 그 유용성도 입증됐다. 잘못 알려진 한방 상식을 정리했다.


# 한약은 간장병에 독약? ×

이런 생각은 간 질환으로 병원에서 검사나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가 한약은 간 질환에 독약이나 마찬가지여서 절대 쓰지 말 것을 권유받는 데서 기인하기도 한다. 물론 한약 중에도 간장에 해가 될 수 있는 약재가 있다. 하지만 간장의 기능을 회복시켜주는 한약재도 많다. 약재를 잘 선택해 쓰면 다른 방법으로는 기대할 수 없던 좋은 치료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실제 이런 효과는 많은 연구를 통해 증명되고 있다.

특히 간 질환에 쓰이는 약재는 약효에 관한 검증뿐 아니라 장기간 복용이 미치는 독성 작용에 대한 검증에서도 안전하다고 입증됐다. 간 질환에 임상 경험이 풍부한 한의사가 처방하는 한약을 쓰면 안심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간장병을 고치는 데도 도움이 된다.


# 나이 들어 보약을 많이 먹으면 돌아가실 때 고생한다? ×

보약이란 신체의 허약한 부분을 집중 치료하는 약이다. 그래서 때로는 보약이 곧 치료제가 될 수 있다. 나이가 많이 들게 되면 자연의 순리에 따라 건강하던 사람도 체력이 약해져서 병에 대한 저항력, 면역력, 방어력, 치유력이 떨어지기 마련이다. 없던 병도 생기고, 병을 치료해도 젊을 때처럼 잘 낫지 않는다. 늙지 않을 수는 없지만 몸의 기력을 보강해주면 그나마 기능이 저하되는 속도를 늦출 수 있다. 경제적 형편이 되면 1년에 한두 번 체질에 맞게 보약을 지어 먹으면 오히려 큰 병을 막고 노년을 건강하게 보내는 데 도움이 된다.


# 보약을 먹으면 살이 찐다? ×

평소 식욕이 너무 없거나 영양 섭취가 적절하지 못해 어지럽고 기운이 없던 환자는 한약의 도움으로 몸의 기력을 회복하면 위의 기능이 강화돼 소화력도 회복하는 경향이 있다. 영양 섭취 상태도 호전된다. 문제는 그다음에 과도하게 음식 섭취량을 늘림으로써 살이 찌는 것이지 단순히 보약을 복용했다고 살이 찌는 것은 아니다.


# 녹용을 많이 먹으면 아이 머리가 둔해진다? ×

녹용은 성장 발육이 늦은 어린이나 면역 기능이 약해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조산으로 신체가 허약한 어린이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보약이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게 되면 머리 쪽으로 혈류 공급이 원활해져 머리가 더 좋아지지 나빠질 수 없다. 아직 면역 기능이 완성되지 못해서 감기에 잘 걸리는 아이, 소화기 발달이 미숙해 소화 흡수에 지장이 있는 아이, 체력이 약해 식은땀을 많이 흘리는 아이처럼 허약한 어린이에게 효과적이다.


# 진맥만으로 병을 대부분 다 알 수 있다? ○

한의학에서 진찰하는 방법은 네 가지가 있다. 사진법이라 한다. 첫째가 눈으로 얼굴 등 환자의 전체적인 것을 관찰해 병을 찾아내는 망진법. 둘째는 귀로 환자의 숨소리, 말소리의 강약, 기침 소리를 듣는 문진(聞診)법. 셋째는 환자의 병에 관해 여러 가지를 물어보는 문진(問診)법. 넷째는 손으로 아픈 곳을 눌러보거나 손목의 맥을 잡는 절진법. 이 네 가지를 종합하면 병의 원인을 찾아낼 수 있다.


# 눈 주위 얼굴 근육이 잘 떨리면 반드시 와사풍이 온다? ×

얼굴에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 들거나 눈꺼풀이 실룩거리고 얼굴이 떨리는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을 진찰해보면 대부분 와사풍과는 무관한 일시적인 근육 경련으로 판명된다. 이는 과로하거나 신경이 예민하거나 일시적으로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아 정신·신체적으로 피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와사풍의 선행 질환이라 할 수 있는 고혈압, 당뇨, 심장병, 고지혈증 같은 질환을 앓는 사람은 이 경우 정상인과 비교해 와사풍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만약 귀 뒤가 좀 심하게 같이 아파오면 와사풍이 올 가능성이 더욱 커진다.


# 임신 중 한약을 먹으면 안 된다? ×

한의학에서는 임신 중 쓸 수 없는 약재와 쓸 수 있는 약재를 구분하고 있으므로 한약 자체를 거부할 필요는 없다. 임신 중에 사용하는 한약은 수천 년을 내려오면서 입증된 실증 의학에 따른 것이다. 한의학에서 임신 중에 사용하는 약은 대부분 태아 상태를 안정시켜주고, 임신 유지에 도움을 주며, 임신 중에 생기는 산모와 태아의 병을 치료하는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가 될 만한 약은 임신 중 금기 약으로 명시하고 있으므로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 공진단을 먹으면 기운이 펄펄 나고 정력이 왕성해진다? ×

공진단은 한방 3대 명약이나 정력을 왕성하게 하거나 먹자마자 기운이 실하게 올라오게 하는 약은 아니다. 아무 이상이 없거나 평소 몸이 피곤하지 않은 사람이 공진단을 먹으면 복용했는지 안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몸 기능이 많이 처진 사람은 한 알만 복용해도 몸이 살아나는 것을 느낀다고 이야기하는 환자가 많다. 공진단은 몸의 원기는 물론 면역력, 방어력, 치유력을 강화하는 데 탁월하다. 특히 강심작용, 진경작용과 함께 전체 기혈을 뚫어주면서 몸의 균형을 바로잡아주는 약이어서 중풍 심장병 우울증 예방뿐 아니라 치료 약으로도 널리 쓰인다.

도움말=강병령 광도한의원 대표원장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