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펫 칼럼]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는 동물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8-03-15 19:03:24
  •  |   본지 19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몇 달 전 역대급 한파가 몰아치는 날이었다. 부산 해운대구에 있는 철교 난간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갇혀 있다는 철도청 직원의 다급한 구조요청 전화를 받고 현장에 급히 출동했다. 도착해서 살펴보니 높은 철교 난간 사이에 길고양이 한 마리가 위태롭게 갇혀서 옴짝달싹 못 하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대체 이 추운 날 사람이 진입하기도 힘든 곳까지 ‘길냥이(길고양이)’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의문스러웠다.

계속 지체할 수 없어 곧바로 구조작업에 돌입했다. 유연한 고양잇과 동물의 특성상 머리 하나만 들어갈 작은 공간이 있으면 어디든지 쉽게 통과하고 빠져나가는지라 성급히 구조하려고 다가가면 자칫 아래로 추락할 위험이 있어 조심스럽게 포획용 케이지를 준비했다. 케이지 안에는 고양이를 유인할 먹이를 넣어두고서 빨리 들어가기만을 기다렸다. 포획용 케이지는 먹이 냄새를 맡고 고양이가 들어가면 자동으로 닫히는 방식이어서 동물구조 때 가장 많이 쓰이는 장비다. 길냥이가 몇 차례 탐색한 끝에 케이지에 들어가면서 한겨울 철교 위의 구조 작업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보호자 없는 길고양이를 구조할 때 곧바로 인근 동물병원에서 중성화 수술을 한 뒤 근처에 살던 곳에 다시 방사함을 원칙으로 한다. 이번 사례처럼 구조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종종 생기기 마련이다.

고속도로 한가운데 있는 유기견이나 길고양이를 구조할 때 자칫 큰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구조 전 관계기관과의 사전 협의를 거쳐야 하고, 반 야생화된 대형 견이나 경계심이 강한 야생동물의 경우 접근 자체가 쉽지 않으므로 몇 주간의 끈질긴 잠복 끝에 구조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바야흐로 반려동물 전성시대라 불릴 만큼 동물권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가정마다 키우는 반려동물이 주목받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론 동물복지의 사각지대에서 힘겨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가는 가여운 동물도 적지 않다. 사람도 버티기 힘든 영하의 추운 날씨에 도심에서 자생적으로 살아가는 길고양이나 가정에서 버림받고 길을 떠도는 유기견 역시 마땅히 보호받아야 할 존재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하고 있고, 길고양이 TNR(중성화) 정책을 시행하면서 길냥이들을 돌보는 캣맘, 캣대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철교 위의 애처로운 길냥이처럼 사람이 직접 나서서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으면 살아가기조차 힘든 동물에게 여느 때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다.

부산동물구조협회는 길고양이뿐 아니라 구조의 손길이 필요한 다양한 동물(유기견, 야생동물 등)에게 신속한 구조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인현 ㈔부산 동물구조협회 대표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정부, 공연장 겸 돔구장 추진…북항 돔 아레나 ‘기회’
  2. 2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3. 3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4. 4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5. 5[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6. 6‘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7. 7[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8. 8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9. 9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10. 10이기대 예술공원 사업도 차질
  1. 1‘신천지 與 입당 정황’ 친청계 반발…“김 대표, 조사 과정 제대로 밝혀라”(종합)
  2. 2北 "전날 동해서 2종 잠수함발사 전략순항미사일 시험발사"
  3. 3신임 靑 비서실장에 임광현 국세청장(종합)
  4. 4김민석 격주 부산행 PK 민심잡기…부마항쟁 기념식 찾는다
  5. 5이 대통령 "부마항쟁 헌법 조문화, 이제는 실천할 때"
  6. 6김민석, 강훈식 서울시장 후보론에 “가능성 열려있다”
  7. 7김지용 “정치검사 1호는 尹”…과거 행적 놓고 與 집안싸움(종합)
  8. 8李 대통령 지지율, 2주 전보다 소폭 오른 44%…부정 평가 49%
  9. 9박형준 “새로 할 일 없는 사람들, 전임 시정 뒤집기 집착”
  10. 10강훈식 다음 수순은 서울시장 출마?(종합)
  1. 1[속보]홈플러스 희망퇴직 신청자 몰리는 바람에 접수 조기마감
  2. 2호텔 셔틀 타고 황령산 야경 보러가요
  3. 3올해 자사주 62조 태웠다…‘삼전닉스’ 과반
  4. 4부산 호텔업계 “바가지요금 논란 되풀이 막자”
  5. 5금융사 AI해킹 16곳으로 늘어나…130곳은 ‘보안 미흡’
  6. 6삼전닉스 급락에 코스피 5600선까지 추락…매도사이드카 발동
  7. 7부산 온 금융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률 30%' 눈 가리고 아웅(종합)
  8. 8“밀양·부산 내륙 기행” 인기 폭발… 1~9월 6000여 명이 열차 이용
  9. 9‘8% 넘게 폭락’ 두 달만에 코스피·코스닥 1단계 서킷브레이커 발동
  10. 10[속보]“편의점 김밥 잘 골라야”… 속 재료·영양·가격 등 제품마다 제각각
  1. 1폭발음 뒤 불길…인근 7000명 대피(종합)
  2. 2부산시, 퐁피두 분관·라 스칼라 공연 백지화(종합)
  3. 3[단독] “어? EBS서 봤던 문젠데” 부산 고교 118명 중간고사 재시험
  4. 4구·군은 맘대로 불법 현수막…민간엔 과태료 폭탄
  5. 5부산도시철 교대인력 공백 떠안은 직원들…현장 아우성
  6. 6변성완·박상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송치
  7. 7고성 출신 세계적 산악인 엄홍길 대장, 자랑스런 경남인상 수상
  8. 8해인사, 팔만대장경 한 본 더 제작한다…29일 판각 시작 알리는 고불식
  9. 9市 ‘시간 쪼개기 계약’ 채용 관행 전면 손질
  10. 10근무 중 헬스장 222차례 간 경감…법원 “강등 정당”
  1. 1프로야구 역대급 흥행에도 쪼그라든 ‘거인 팬심’
  2. 2[뭐라노] 롯데, 이젠 성찰할 때
  3. 3인종차별 당한 엄지성…英 경찰 수사
  4. 4거인 3년 연속 7위…레이예스·한동희는 날았다
  5. 5황성빈은 첫 도루왕…끝까지 뜨거웠던 타이틀 경쟁
  6. 6한화, 새 사령탑에 류지현…3년 20억원
  7. 73년 無가을로 계약 만료…김태형 감독 운명은?
  8. 8프로야구 한화, 신임 사령탑으로 류지현 국가대표 감독과 계약
  9. 9최동원 어린이 야구교실, 출범 11년 만에 프로선수 배출
  10. 10HJ重·동부건설, 소외층·골프 꿈나무에 3000만원 기부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