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식하고 오전 방문땐 빠른 진단
- 전국 최초 진료·수술 원스톱체계
- 경험 풍부한 의료진들 협진 덕분
- 담석증 개복 않고 복강경 수술
- 췌장암은 진단·치료하기 어려워
직장인 A(45) 씨는 최근 복통으로 힘든 일을 겪었다. 그는 5년 전 직장 건강검진에서 담낭(쓸개)에 돌이 있다고 들었으나 별다른 증상이 없어 잊고 지내왔다. 1년 전부터 가끔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먹을 때 윗배가 불편하거나 체한 증상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다가 최근 회식한 뒤 새벽에 발생한 복통이 가라앉지 않아 응급실을 찾았다. 응급실에서 피검사 결과를 들은 A 씨는 깜짝 놀랐다. 간기능 검사 수치가 정상 범위보다 10배 이상 올라가 있고, 황달 수치도 3배나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다. 담낭에 조용히 있던 담석이 담즙이 배출되는 통로로 굴러떨어져 길을 막으면서 벌어진 일이었다. A씨는 내시경 역행 췌담관 조영술(ERCP)이라는 담도 내시경검사를 거쳐 복강경 담낭절제술을 받은 뒤에야 회복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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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문영수 병원장이 내시경 역행성 췌담관 조영술(ERCP)을 시술하고 있다. |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쓸개·담도·췌장 클리닉은 흔히 쓸개라 불리는 담낭과 담도, 췌장과 관련된 질환을 전문적으로 진단·치료하고 있다. 주로 담석증과 담낭, 담도에 발생하는 암을 포함해 췌장염과 췌장암, 췌장낭종을 담당한다.
■담석증
담석증은 생기는 부위에 따라 간 속에 생기는 간내담석, 쓸개에 생기는 담낭담석, 담도에 생기는 담도결석으로 구분된다. 증상이나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담낭 내부에 생긴 담석은 수술이 필요하더라도 최근에는 개복하지 않고, 복강경 담낭절제술로 간편하게 수술할 수 있다. 이 경우 흉터가 없을 뿐 아니라 입원 기간이 짧고 퇴원 후에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담도결석은 황달이나 발열, 복통 증상이 생기고, 담도 내시경으로 제거할 수 있다. 담낭결석과 담도결석이 같이 있으면 먼저 내시경으로 담도결석을 제거한 뒤 담낭을 복강경 수술로 치료하는 방법으로 수술을 최소화할 수 있다. 간내담석은 치료가 어려운 병이지만 이 클리닉은 피부를 통해 시술하는 피부경유 담도 내시경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수술하지 않고 치료하는 경우도 많다.
■담낭과 담도암
쓸개에 생기는 암의 원인은 담석증, 담낭용종, 담췌관 합류이상, 석회화담낭 등이 있다. 담낭암은 진행 속도가 빠르고,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좋지 않은 암이다. 담낭암으로 진단될 경우 가능하다면 수술이 최우선이고 방사선치료나 항암치료를 추가로 할 수 있다.
담도암은 지역적으로 부산 경남에서 다른 지역보다 많이 발견되는 암으로, 간디스토마(간흡충증)가 원인으로 추정된다. 담도암 증상은 황달, 체중 감소, 복통 등이며 증상이 있어 병원에서 진단을 받으면 병이 이미 진행된 경우가 많다. 담도암은 수술이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이다. 진단될 시점에도 전체 환자 3분의 1만 수술이 가능하다.
수술이 곤란한 담도암은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를 병행할 수 있다. 환자 대부분은 담도가 암에 의해 막혀 담즙이 배출되지 못해 황달이 생긴다. 이때 담도 내시경을 이용한 담도 스텐트 삽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췌장 질환
급성 췌장염은 주로 담석이나 술, 약 때문에 생기며 경증에서부터 중증에 이르기까지 정도가 다양하다. 대부분 입원 치료를 해야 한다. 만성 췌장염은 유전적인 원인이나 술에 의해 생기고 장기간 지속되는 복통 당뇨병이 특징이다. 평생 치료가 필요하다. 췌장낭종은 췌장에 생기는 물혹으로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는 암으로 진행되는 물혹이 있을 수 있어 발견 당시 여러 가지 검사법을 이용해 정확한 진단이 필수적이다. 복부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췌장담도촬영(MRI), 초음파내시경검사 같은 검사법이 동원된다.
■췌장암
진단도 어렵고 치료도 힘든 암이다. 우리나라 췌장암 발생률을 보면 남성 암의 9위, 여성도 9위이나 5년 생존율은 10% 이하에 그쳐 가장 경과가 나쁜 암으로 꼽힌다. 췌장암은 병원 내 여러 진료과가 의논해 진단과 치료 방침을 정해야 하는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 쓸개·담도·췌장 클리닉은 소화기내과, 혈액종양내과, 외과, 방사선종양학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등이 협진하고 있다.
■당일 진료·검사 가능
쓸개·담도·췌장 클리닉은 당일 진료와 검사가 가능하다. 환자가 담도나 쓸개, 췌장에 이상이 있다고 생각된다면 식사를 하지 않고 ‘금식 상태’로 오면 된다. 당일 혈액검사와 복부초음파 검사와 기본검사를 받을 수 있어 다른 병원과 비교해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 오전에 내원하면 오후라도 담도 내시경수술을 받을 수 있다. 문영수 해운대백병원장은 18일 “우리 병원과 같은 쓸개·담도·췌장 당일 진료·수술 시스템은 전국 최초라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도의 내시경 기술을 갖춘 수술 경험이 풍부한 교수들이 포진한 데다 여러 과 의료진으로 구성된 협진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덕분이라고 문 병원장은 설명했다. 쓸개 담도 췌장 질환 특성상은 까다로운 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고,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해서 당일 진료·수술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문 병원장은 “쓸개·담도·췌장 클리닉은 환자 편의를 최우선 삼아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좋은 치료 성적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