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군에 대부분 1곳씩 조성
- 저렴한 요금에 접근성 좋지만
- 유치 급급…운영·관리 소극적

- 위탁 10곳 지원금 없이 긴축
- 회원모집 쉬운 종목 국한 한계
- 직영센터 수익에선 자유롭지만
- 공무원 순환근무 전문성 떨어져

스포츠 복지의 출발점은 공공 체육시설이다. 누구나 저렴한 비용으로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까닭이다. 국민체육센터는 국민체육공단이 경륜·경정·경마에서 발생한 수익금으로 조성한 국민체육진흥기금과 광역·기초단체의 예산을 보태 설립한다. 시·군·구에 1곳씩 설립하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국민체육센터 1곳을 만드는 데 보통 90억~100억 원이 든다.

부산에서는 1991년 해운대구 우동 올림픽기념관 개관을 시작으로 중·동·수영구를 제외한 13개 구군에 국민체육센터가 설립됐다. 동구는 이달 개관한다. 수영구도 내년 개관을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국민체육센터를 스포츠 복지 전진기지로 활용할 기반이 마련된 셈이다.

문제는 운영이다. 대부분의 국민체육센터가 계층별 맞춤 프로그램 대신 민간체육시설과 유사한 수영·에어로빅 회원 모집에 집중한다. 자치단체의 재정지원이 없어 무조건 수익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노인이나 장애인 재활을 위한 프로그램을 찾기 힘든 이유다.

	부산 북구 국민체육센터에서 지난 8일 중년 여성들이 파워로빅을 하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김성효 기자 kimsh@kookje.co.kr

■수익에 목마른 체육센터

지난 8일 오전 부산 북구 화명동 북구국민체육센터. 중년 여성들이 헬스와 파워로빅을 하느라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다른 쪽에서는 장년을 대상으로 건강 스트레칭이 진행됐다. 이곳에선 월 3만~10만 원대 회비를 받고 수영·헬스를 비롯해 10여 개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윤지숙(여·43) 씨는 “4년째 여러 운동을 배우고 있다. 가격이 저렴하고 다양한 시설이 갖춰져 있어 한 장소에서 여러 운동을 즐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종합 만족도 81.8점으로 이용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북구로부터 체육센터를 위탁받아 운영 중인 부산시체육회는 고민이 적지 않다. 강습인원은 정원 1800명의 82%인 1480명으로 적지 않은데 적자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지난해의 경우 수익 11억6200만 원에 지출은 11억8500만 원을 기록했다. 이용료가 저렴하고 각종 할인 혜택도 다양해서다.

사하·강서·기장의 국민체육센터도 지난해 적자를 기록했다. 기장군은 지난해 8억1000만 원이나 적자가 났다. 자치단체는 위탁 법인에 운영 경비를 지원할 수 있도록 조례를 만들었으나 기장군을 제외하고는 지원금을 주는 곳이 없다.

현재 개관한 13개 국민체육센터 중 10개 국민체육센터는 민간·공공에 위탁 운영되고 있다. 재정은 독립채산제이다. 위탁기관은 적자를 우려해 시설 투자에 인색한 경우가 많다.

문찬식 북구국민체육센터장은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공체육시설에서 큰 폭의 흑자를 내는 것도 옳지는 않다”면서도 “적자가 나면 위탁 운영자 입장에서는 긴축 재정을 펼칠 수밖에 없다. 스포츠도 복지라는 개념에서 접근해 국민체육센터가 더 많은 사업을 할 수 있도록 자치단체가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스포츠 복지지자체 의지를

자치단체의 무관심은 국민체육센터가 본연의 기능을 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공적 자금이 투입된 스포츠 전진기지인 만큼 다양한 계층과 세대를 아우르는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론에는 동의하면서 재정 지원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국민체육센터 프로그램은 수영이나 헬스를 비롯해 회원 모집이 용이한 종목에 국한돼 있다.

구·군의 재정이 투입되는 직영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위탁센터보다 질 높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지만 세대별 특화·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능력을 갖췄다고 보기는 어렵다. 직영센터는 운영 방향을 결정할 관리직에 체육분야 전문가가 아닌 공무원이 배치되는 까닭이다.

기껏 업무에 익숙해지더라도 2, 3년 단위로 순환배치돼 연계성도 떨어진다. 부산에는 금정·남·연제구가 국민센터를 직영하고 있는데 체육지도사를 기간제나 시간제로 두고 있을 뿐 정규직으로 고용하고 있는 곳은 한 곳도 없다.

되레 위탁운영을 하는 사하구와 북구가 체육지도사를 정규직으로 각 5명과 9명 고용하고 있다. 직영은 수익 문제에서는 다소 자유로울 수 있으나 체육전문 단체가 위탁하는 경우보다 전문성은 떨어진다.

동주대 한성유 스포츠재활학과 교수(현 사하국민센터장)는 “누구든 수혜 대상이 되는 게 스포츠 복지의 핵심이다. 위탁 운영자는 수익에 목을 맬 수밖에 없고 직영은 전문성이 떨어지는 현실 때문에 제한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며 “국민체육센터가 지역 맞춤형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찾아가는 서비스를 제공하게 하려면 직영 땐 주요 관리직에 전문가를 채용하고 위탁을 해도 운영자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도록 협력해야 한다 ”고 말했다. 정철욱 기자 jcu@kookje.co.kr

부산 국민체육센터 운영 현황 구·군 운영 지난해 수익 해운대구 (올림픽기념관) 부산사회체육센터 3300만 원 서구 (부산국민체육센터) 부산시체육회 1억 원 사하구 사하구체육회 -1억5100만 원  금정구 직영 1억 원 영도구 부산사회체육센터 3000만 원 남구 직영 7000만 원 북구 부산시체육회 -2300만 원 사상구 신나는사상스포츠클럽 1억3500만 원 강서구 건강한재단 -1억2300만 원 기장군 기장군도시관리공단 -8억8100만 원 연제구 직영 8400만 원 동래구 동래구체육회 3억9400만 원 부산진구 한국스포츠컨설팅협회  9월 개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