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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경 약사의 약발 받는 약 이야기] 약, 알고 먹어야 진짜 약발 먹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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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입력 : 2017-08-07 18:42:28
  •  |  본지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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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생기는 멍 나이 탓일까? 나이가 들면 한숨처럼 새어나오는 말이 있다. 아야 아야~~.

마음은 청년이라 이것저것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거울을 보면 주름이 늘고 관절이 아프며 머리카락이 자꾸 빠진다. 보이지는 않아도 간에서는 약을 해독하는 기능이 떨어지며 콩팥에서는 제 역할을 다 한 약이 얼른 배설돼야 하는데 그 속도가 지렁이 기어가듯 한다. 몸은 여기저기 아픈데 병원에 가서 처방을 받아도 썩 맘에 들지 않고 소문난 다른 병원 가서 진찰을 받아도 여전히 불편하다. 아픈 곳이 많으니 처방받아 먹는 약도 많다.

문제는 병원처방 약으로 끝나지 않는다. 국민영양제 오메가 3 하나는 먹어줘야 하고 이명에 좋다고 은행잎을 먹고 홍삼도 먹고 루테인도 먹고 관절영양제도 먹고 폴리코사놀도 먹고 초록잎 홍합도 먹다 보니 정말 먹어야 할 약과 건강기능식품이 한 손 가득이다.

한 번에 먹는 약의 종류가 많아지면 우리 몸의 어디가 제일 불편해질까? 첫째 속이 불편하다. 그래서 위를 보호하는 역할의 약은 환자의 의사와 상관없이 대부분의 병원처방 약에 들어가 있다.
두 번째로는 우리 몸에서 원인 모를 출혈이 일어나게 된다. 이런 경우 출혈은 살짝 부딪혀도 쉽게 생기는 멍이나 코피, 잇몸 출혈의 형태로 나타난다. 예를 들어보자. 심장질환이 아니더라도 고혈압, 당뇨 같은 순환기 질환의 약에는 피를 묽게 하는 혈액순환제가 하나 정도는 있다. 혈액순환제는 혈관을 확장시켜 혈류를 원활하게 하고 혈관벽에 혈전이 붙거나 염증이 생기지 못하도록 혈액의 응고를 늦추는 역할을 한다. 이런 역할을 하는 약은 처방전으로 먹게 되는 혈액순환제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혈액응고의 정도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허리나 관절 질환에 먹는 소염진통제와 협착치료제, 아스피린, 오메가3, 오메가6, 은행잎, 초록잎 홍합, 시력 개선에 처방되는 빌베리 등이 있다. 이뿐 아니라 우울증 치료에 쓰는 일부 약이 혈액응고 시간을 지연시키기도 한다.

간혹 약국에서는 병원처방 약에 혈액순환제가 있는지 확인해보지도 않고 어젯밤 TV에 좋다고 했으니까, 혹은 옆집 훈이 아빠가 먹으니 좋다고 해서 아스피린을 사러 오는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더운 여름 원기를 끌어올리는데 최고인 홍삼 역시 피를 묽게 하는 성분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어른의 약 먹기는 아프다고, 몸에 좋다고 이것저것 자꾸 더하는 약 먹기를 해서는 안 된다. 내가 먹고 있는 약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약이 안 듣는 것이 내가 몸을 무리하게 써서 그런 건 아닌지 한 발짝 물러서서 자신의 약을 관찰해볼 필요가 있다. 정 어렵고 궁금하다면 먹는 약 전부 들고 단골 약국에 물어보자. “내 약 잘 먹고 있는 거 맞나?”

오거리약국 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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