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약지도를 하려고 약을 꺼내면 어르신은 "이거 먹고 낫겠나? 안 아픈 데가 없다 했는데"라고 표현하고, 젊은 사람은 "무슨 약이 이렇게 많아요?"라고 말한다. 한 포 안의 같은 약 알 수를 보고도 이렇게 다른 생각을 한다.
어르신의 표현은 '이 약 한두 첩 먹어보고 별로 낫는 것 같지 않으면 다른 병원 가서 새로 처방받아야지…'를 함축하고 있고, 젊은 사람의 말은 '약은 독하다던데 한두 첩 먹고 나으면 먹지 말아야지…'라는 이면의 생각이 있다. 특히 젊은 연령층은 어느 정도 약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고 필요하면 약사에게 묻지 않아도 포털사이트를 검색해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약사에게 한 번 더 물어주면 좋겠다. 사소한 거라도.
환자 : 약사님! 이 약 독해요?
약사 : 어떤 증상이 있어 힘드셨어요?
〈환자 유형〉
A : 약만 먹으면 졸리고 종일 누워있고 싶어요.
B : 약을 먹으면 자꾸 설사해요.
C : 약을 먹었더니 속이 쓰리더라고요.
D : 밤새 한잠도 못 잤어요.
F : 이 약 먹으면 술 먹으면 안 되죠?
G : 약을 먹으면 어지러워요.
H : 약을 먹었더니 변이 검어지고 변비가 생겼어요.
I : 약을 먹었더니 몸에 두드러기가 나요.
J : 약을 먹었더니 근육통이 있어요.
사람마다 느끼는 부작용은 하나에서 열까지 전부 다르다. 왜냐하면 사람의 몸이 기계에서 찍어낸 것처럼 단일한 유전자의 복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개별 약물에 관한 민감성이 다르고 그 유해성 정도도 천차만별이다.
부작용이 났을 때 가장 많이 취하는 태도는 약의 복용을 중단하는 것이다. 언급한 여러 사례 중에는 피할 수 있는 부작용도 있고 피할 수 없는 부작용도 있다. 피할 수 있는 부작용이란 나랑 맞지 않는 약이 무엇인지 미리 알아서 그 약을 빼고 처방받는 경우와 약을 먹을 때 먹는 음식을 조절해서 불편 없이 끝까지 약을 먹는 경우다. 병원을 처음 방문한 환자가 어느 약물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환자의 얼굴만 척 보고 파악할 수 있는 의사는 없다. 만일 약을 먹고 불편했던 기억이 있다면 부작용이 있었던 약에 관한 정보를 본인이 제공해야 한다.
때로는 처방 조제약을 지었던 약국에 부탁해서 알레르기가 있는 약의 이름을 확인할 수도 있다. 폐렴, 중이염, 축농증 등 항생제를 투여해야 하는 경우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질환 약은 복용 중에 부작용을 이유로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면 질병의 상태가 악화되고 합병증이 생겨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약 복용이 힘들었다면 왜 불편했는지 꼭 의사나 약사와 상의해서 처방 조제약을 조절하면서 복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오거리약국 약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