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완성 땐 조현병·치매 완치 기대
미지의 세계인 뇌의 구조와 기능이 담긴 '뇌지도'가 구축되면 조현병(정신분열증), 치매 등도 완치될 수 있을까.
미래창조과학부는 뇌의 신비를 풀기 위해 뇌의 구조와 기능을 정리한 '뇌지도'를 구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뇌 과학 발전전략'을 30일 발표했다. 이번 전략에는 우선 2023년까지 뇌지도를 구축하겠다는 방안을 담았다. 뇌지도는 뇌의 구조적·기능적 연결성을 수치화·시각화한 데이터베이스(DB)를 의미한다.
김경진 한국뇌연구원장은 뇌 과학 발전전략 브리핑에서"사람의 뇌는 1000억 개의 신경세포(뉴런)로 이뤄졌고, 이들 세포가 연결돼 신경망을 이루고 있다"며 "이 신경망이 어떻게 사람의 행동을 관장하는지 각각의 기능을 찾고자 하는 것이 '뇌지도 연구'"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뇌질환 전문가들은 뇌지도가 구축되면 특정 뇌 부위의 변화를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만큼 정신질환과 신경계 질환의 획기적인 진단과 치료법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뇌는 사람의 운동, 언어, 기억력 등 모든 부분에 관여하기 때문에 현대 의학으로 고치기 힘든 질환 치료의 열쇠라는 게 뇌 질환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뇌 안에 있는 세포, 뉴런 등은 서로 연결성이 깊고 복잡하다"며 "현대 의학은 이런 연결고리가 어떻게 이뤄져 있는지를 밝혀 질병의 원인과 치료법을 찾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조현병은 과거에는 측두엽에 문제가 생겨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전두엽과 측두엽 사이의 연결과정에 문제가 생겨 발생한 질환이라는 게 밝혀졌다는 것이다.
권 교수는 "단순한 뇌의 구조와 기능뿐만 아니라 뇌 안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연결성에 대한 난제를 풀면 정신질환 치료 역시 완치를 꿈꿔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신질환뿐 아니라 치매 등 신경계 질환 역시 뇌의 비밀이 풀리면 치료에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승봉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는 "아직 우리가 모르는 뇌의 기능과 연결구조가 많다"며 "뇌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알게 되면 치매는 물론 수면장애, 게임중독 등의 질환 치료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홍 교수는 "미래에는 뇌 손상으로 의식이 없는 사람에게 뇌의 다른 부위를 자극해 손상된 부위를 회복시키는 획기적인 치료법 등이 나오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실제 이런 가능성을 믿고 국내 병원들은 뇌 질환 치료의 해법을 찾고자 뇌 연구에 뛰어들고 있다. 2013년 가천대길병원이 뇌과학연구원을 설립한 데 이어 서울대병원도 지난해 11월 '뇌 은행'을 개소했다.
서유헌 가천대길병원 뇌과학연구원 원장은 "뇌에는 수천억 개의 세포가 있고 그 세포 간의 연결고리 역시 매우 복잡하다"며 "아직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정신질환과 신경계 질환을 치료하는 열쇠는 뇌"라고 말했다.
한편 미래부는 뇌과학 발전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앞으로 10년간 총 3400억 원 규모의 신규 재정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재정 당국과 관련 재원마련 방안을 협의해나갈 계획이다. 올해 국내 뇌 연구비 규모는 1331억 원 수준으로, 미래부 1115억 원, 복지부 145억 원, 교육부 48억 원, 산업부 23억 원 등이다.
조민희 기자 cor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