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부산메디클럽

[진료실에서] 내 몸의 작은 변화에도 귀 기울이길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6-05-30 19:15:36
  •  |   본지 24면
  • 글자 크기 
  • 글씨 크게
  • 글씨 작게
경남 고성에서 한 할머니가 할아버지를 앞세우고 진료실을 찾았다. 앉기도 전에 할머니는 "우리 양반 걸음이 이상해요"라며 서둘러 말했다. 할아버지는 들어올 때부터 쓰러질 듯 휘청휘청 걷고 있었다. 걸음걸이 이외에 특별한 증상은 없었다. MRI검사 결과 허리 부위의 디스크가 튀어나와 척수를 심하게 누르고 있었다. 허리디스크라고 진단을 내렸지만 할머니는 "허리는 안 아프다는데"라고 되물었다. 자식들이 "척추질환인 것 같다"며 병원을 예약해주었지만 할아버지에게 허리 통증이 없어 할머니는 반신반의했던 모양이다.

이 할머니처럼 척추질환의 신호를 잘 모르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척추질환은 꼭 허리나 목 통증을 수반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태반인다. 단언컨대 척추질환은 허리나 목 통증 없이도 나타날 수 있다. 가끔은 수저질이 잘 안 되거나 단추를 제대로 끼우지 못하는 증상만 나타날 때도 있다. 붕 떠서 걷는다거나 다리에 힘이 없는 느낌만 생길 때도 있다.

병의 원인이 되는 곳이 아닌 다른 부위에서 척추질환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는 뭘까. 모든 척추의 병은 결국 수많은 신경다발 중 어딘가가 손상되는 문제로 귀결된다. 신경 가지는 특정 신체 부위와 연결돼 있어 그곳의 감각과 움직임에 관여한다. 그래서 똑같은 척추질환도 중앙 신경인 '척수'가 손상될 때와 가지신경인 '신경근'이 손상될 때의 증상이 조금씩 다르다.

전자의 경우 수저질을 잘 못 한다거나 잘 걷지 못하는 방식으로 증상이 나타난다. 대체로 팔이나 다리 움직임에서 조화가 깨지는 증상이 시작된다. 후자의 경우는 증상이 조금 다르다. 다리만 아프거나 다양한 팔 동작 가운데 특정 동작만 안 될 때가 많다. '신경근'은 신체 전반이 아닌 특정 신체 부위의 감각과 운동만 지배하기 때문인데, 척수 손상 때와 달리 통증도 함께 수반한다. 이때의 통증은 눌린 신경의 위치에 따라 발이나 종아리 부위에 나타난다. 실제 다리에는 아무 이상이 없지만 다리로 뻗어 있는 신경 가지가 요추에서 눌리면 뇌는 그 신경 가지가 관장하는 다리에 통증이 있다고 오판하는 것이다.

그러다 척추질환을 오랜 기간 방치했을 때 마치 큰 사고를 당한 것처럼 전신 마비나 하반신 마비까지 나타날 수 있다. 뼈처럼 굳어진 디스크가 점점 튀어나오면서 척수를 꽉 압박한다고 생각해보라. 척수 입장에선 절단기에 의해 신경이 서서히 잘리는 일이 벌어지는 것과 같은 것이다.

척추외과 의사라면 척추질환자에게 꼭 당부하는 말이 있다. '갑자기 몸에 마비가 오거나 대소변 실금이 생기면 응급 상황이기 때문에 바로 병원으로 오라'는 것이다. 척추질환은 증상이나 종류, 발병 연령대까지 다양해지면서 우리 일상과 가장 밀접해진 질환이 돼버렸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만큼 병에 대한 '잘못된 상식'과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방관'도 만연하다.

평소 내 몸에 일어나는 작은 변화에도 귀 기울이고, 이상이 있을 땐 참지말고 가까운 병원을 찾길 바란다.

김훈 세바른병원장·신경외과 척추전문의
ⓒ국제신문(www.kookj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제신문 뉴스레터
국제신문 네이버 뉴스스탠드 구독하기
국제신문 네이버 구독하기
뭐라노 뉴스

 많이 본 뉴스RSS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4. 4[근교산&그너머] <1484> 통영 학림도 망산
  5. 5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6. 6‘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7. 7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8. 8아직 관객 많은 ‘오디세이’인데…아이맥스관에서 내린 사정
  9. 9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10. 10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1. 1송파 247만 장 검증, 신분확인·촬영요구로 시작부터 차질(종합)
  2. 2대한항공 말흐리기…실체없는 통합LCC 부산 허브
  3. 3[뉴스 분석] 종교인·언론사주가 국회 권위 훼손…도덕성 논란까지
  4. 4부울경 광역의회 협력강화 선언 “미래산업 함께 육성”
  5. 5李 대통령 “국민 생명·안전 지키기가 최우선”
  6. 6‘가상자산 과세 유예’ 결론 못낸 당정
  7. 7여야 ‘조희대 국조’ 두고 공방 격화
  8. 8밤샘농성 장동혁 "피의자 선관위가 새벽 4시에 투표용지 가져가"
  9. 9[속보] 대통령비서실, 30억 들여 월평균 11회 여론조사…내용은 비공개
  10. 10지광, 국회 동행명령 끝내 불응…여야 “즉시 고발”
  1. 1지광 70억 있다면서…세금도 34억 10여 년 체납
  2. 2‘가덕 증액 문서화’ 쳇바퀴…우선시공분 내달초 착공 희박(종합)
  3. 3퇴직금 2028년부터 사외적립…체불 예방
  4. 4부산시 “부산에 글로벌 AI 허브 유치하겠다”
  5. 5미래에셋·대신증권·빗썸도 뚫렸다(종합)
  6. 6사실상 금융업 전체가 다 털릴 판…靑, 긴급 대응회의(종합)
  7. 7첫 100조 분기매출 하닉 “100조 주주환원 하겠다”(종합)
  8. 8전용터미널·화주 인센티브 등 북극항로 상업운항 지원 요구
  9. 9부산銀 센텀센터, 스타트업 지원 거점화
  10. 10부산과학기술협의회·CTO평의회 역량 확대
  1. 1직무정지 새마을금고 이사장, 여전히 경영 관여
  2. 2경정 승진자도 전국 교류…경위 이하 5년씩 부서순환 추진
  3. 3신임 부산시 행정부시장에 김성기 행안부 인사기획관
  4. 4후배 경찰 신체 ‘덥석’…파출소 팀장 추행 혐의 피소
  5. 5영업중단 이어 단전 위기…피가 마르는 홈플러스 입점업체들
  6. 6아울렛서 만나는 김해 도자기
  7. 7부경대 5108명 정보유출…위탁보안 비상
  8. 8“일부 수사 강압·부실” 부산변회, 권한 커진 경찰 첫 평가
  9. 9김해 어르신 생활 불편 해결해 드립니다
  10. 10“공장화재 대원 고립됐다” 실전같은 훈련
  1. 1롯데 수석코치 허문회, 2군 감독 박승민
  2. 2모레노, 은퇴소동 ‘96라인’ 달랜다…대표팀 내홍 풀까
  3. 3부산시대 2년차 읏맨 “홈팬 응원에 성적으로 보답”
  4. 4롯데, 공격서 수비로 중심 이동…주전 새판짜기 예고
  5. 5‘무관의 제왕’은 옛말…케인 발롱도르 품었다
  6. 6‘은퇴 기로’ 손아섭, 2년 만에 NC로…3000고지 향한 행진 계속
  7. 7허구연 KBO 총재, 3연임 사실상 성공
  8. 8K리그2 준PO 12월 2일 개최
  9. 9김해FC, 제6대 사령탑에 설기현 감독 선임
  10. 10롯데 자이언츠 신임 감독 이동욱·단장 이택근(종합)
우리은행
  • 국제신문 골프대회
  • 맘편한 부산
  • 부산국제마라톤
  • BNK생명나눔챌린지
  • 유콘서트
걷고 싶은 부산 그린워킹 홈페이지
국제신문 대관안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