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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리통 길고 양도 많다면 '자궁선근증' 의심을

월경 과다로 빈혈·골반통 증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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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배 단단한 덩어리 만져지면
- MRI나 조직검사 통해 진단 필요

- 완전히 치료하려면 자궁 적출
- 출산계획에 따라 일부만 제거도

#1. 오래전부터 생리양도 많고 생리통이 심했던 주부 김모(41) 씨. 그는 누구나 생리할 땐 약간은 생리통이 있다고 다들 말하기에 참고 지냈다. 산부인과 방문 자체도 검사가 꺼려지는 요인 중 하나였다. 하지만 최근 생리양이 더 많아지고 빈혈과 함께 생리통이 훨씬 심해져 큰마음을 먹고 병원을 찾은 그는 충격적인 말을 들었다. 여러 설명을 한참 들었지만 기억에 남는 건 자궁을 들어내야 할지도 모른다는 한마디였다. 자궁선근증 때문이었다. 자녀가 둘 있는 데다 더는 출산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이후 자궁절제술이라는 수술적 방법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수술 후 생리통이 사라졌고 빈혈도 교정돼 지금은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다.

#2. 직장인 이모(31) 씨는 결혼 전인 20대 땐 생리통이 무척 심했다. 생리가 시작되면 구토와 하복통은 물론 요통까지 심해 병가를 내야 할 정도였다. 그는 결혼에 이은 출산 후 모유 수유 동안에도 생리를 하지 않아 생리통이 없어졌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유 수유를 끊고 난 후 생리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날 무렵 결혼 전보다 생리양이 엄청 늘어 3일 정도는 오버나이트 생리대를 2, 3시간마다 갈아야 할 정도였고 사무실에선 생리혈이 흘러넘치는 느낌이 날 정도였다. 생리통도 이전처럼 심해졌다. 역시 자궁선근증이었지만 이 씨는 이후 출산계획이 남아 있어 자궁 보존을 위해 일부를 제거하는 자궁선근증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생리양과 생리통이 호전됐고, 철분제를 복용한 후 빈혈은 안정돼 지금은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기적인 검진을 받고 있다.

■자궁벽이 두꺼워지고 커지는 병

   
인제대부산백병원 정대훈 산부인과 교수가 자궁선근증으로 고생하고 있는 여성 환자를 대상으로 상담을 하고 있다.
자궁선근증은 자궁에서 생리가 나오는 자궁내막조직의 일부가 자궁근육층 안에 파고들면서 자궁벽이 두꺼워지고 자궁 전체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병이다. 생리 때마다 생리혈은 자궁 안에서 질을 통해 밖으로 나와야 한다. 하지만 생리가 나오는 자궁내막조직의 일부가 자궁근육층에 들어가 있다 보니 자궁근육층을 변성시켜 월경 과다를 일으키고 생리통을 야기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자궁선근증은 폐경이 되기 전까지 시간이 갈수록 그 병의 정도가 점점 심해져 월경 과다로 인한 빈혈이나 극심한 생리통을 동반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궁선근증 환자수는 2009년 3만5668명, 2010년4만903명, 2011년 4만4854명, 2012년 5만350명, 2013년 5만3482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40대가 가장 많고 30대, 50대, 20대 순으로 많다.

자궁선근증은 생리통이 심하면서 동시에 생리양이 많아질 때 우선 의심할 수 있다. 많은 생리양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생리통이 점점 심해지는 것이 가장 흔한 증상이다. 성교통과 골반통도 있을 수 있다. 특히 생리통의 경우 생리 시작 일주일 전에 시작해 끝난 후까지 지속되는 경우도 있고, 생리양이 많아 빈혈이 생길 때도 있다. 자궁이 커져 있기 때문에 심할 경우 환자가 아랫배를 만졌을 때 단단하게 만져지는 덩어리가 있다며 병원을 찾는 경우도 있다. 대개 골반초음파 검사나 MRI(자기공명영상)로 알 수 있지만 가장 확실한 건 자궁 절제 후 조직검사를 통해서 가능하다.

인제대부산백병원 변정미 교수는 "흔히 여성들은 생리혈을 몸에서 불필요하고 더러운 피가 몸 밖으로 나가는 것으로 생각해 생리양이 많거나 생리통이 있더라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며 "이것이 자궁선근증을 키우는 이유여서 평소의 생리 범주를 벗어날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료는 나이와 임신 계획에 따라 결정된다. 임신 계획이 있거나 자궁 보존을 원할 땐 생리양과 생리통을 줄여주는 호르몬 치료(경구약 혹은 자궁 내 장치)를 받거나 자궁선근증의 일부 조직을 제거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정상적인 자궁근육층과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병변 부위만 제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자궁동맥색전술도 일시적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느다란 관(카테터)을 허벅지 안쪽에 있는 대퇴동맥을 통해 자궁동맥까지 삽입, 자궁으로 가는 혈액공급을 차단해 병의 진행을 막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그 어떤 방법도 자궁벽 전체가 커지는 병인 자궁선근증을 완치시킬 수 없다. 현재까지 완전한 치료는 자궁적출술밖에 없다.

■자궁적출에 대한 오해

흔히 여성들은 자궁이 없으면 여성으로서 생명이 끝난다는 편견을 갖고 있다. 생리를 하지 않으면 여성호르몬도 분비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오해이다. 자궁을 절제해도 난소는 그대로 남겨두기 때문에 여성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된다. 그러니까 부부관계나 여성성을 유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대훈 산부인과 교수는 "자궁은 우리 몸에서 생명을 잉태하는 것 외에는 역할이 없다"며 "자궁적출로 인해 생기는 여성의 상실감은 신체가 아니라 마음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도움말= 인제대부산백병원 산부인과 변정미·정대훈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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