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가 겨울 방학을 맞아 내원한 여자아이를 진찰하고 있다.

- 1년내내 감기 달고산다면
- 축농증·아데노이드비대증 등
- 알레르기 질환 의심해볼것
- 장기적 관리 필요하므로 체크

- 유치원 입학 무렵엔 의젓해져야
- ADHD 경우 이때도 변화없어
- 방치땐 주의집중 시간 더 짧아져
- 학교서 지적 받고 따돌림 우려

- 연간 4㎝ 보다 작게 자랄때
- 또래 표준신장보다 10㎝ 작을 땐
- 성장저해 원인 찾아 병원가야
- 女 만 8세전 가슴 생기거나
- 男 만 9세전 고환 4㏄ 성장 내원

겨울 방학은 한 학년을 잘 마무리한 후 새학기를 앞두고 재충전하는 시기이다. 입학이나 개학 후 즐겁고 원만한 학교생활을 위해 아이들의 건강상태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부모들의 역할이다. 실천하기는 쉽지 않다. 몰라서 못 하는 게 아니라 안 해서 못 하는 것이다.

■감기 특히 잦은 아이

소아들은 1년 평균 6~7회 감기에 걸리며, 10~15%는 연간 12회 정도 앓는다. 하지만 통상 1주일 정도면 회복되는 감기를 달고 살 경우 증상이 비슷한 다른 호흡기 질환이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알레르기 비염이나 천식 같은 알레르기 질환이 대표적이다. 현재 국내의 6~15세 소아와 청소년의 알레르기 비염 유병률은 15~20%에 달한다. 부비동염(축농증), 만성 기관지염, 아데노이드 비대에 의한 비폐쇄, 비강 내 이물 등도 요인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은 장기적인 관리가 필요하며 축농증은 숙면을 취할 수 없어 학교생활 중 졸음을 유발한다. 코막힘 증상은 만성적인 두통을 일으킬 수 있고 아데노이드 비대의 경우 얼굴이 변형될 수 있다.

■주의가 산만한 아이

2~4세 아이들의 대부분은 일시적으로 떠들썩한 행동을 보이지만 유치원 입학 무렵이면 어느 정도 조절된다. 하지만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 아이의 경우 이때가 되도 거의 변화가 없다. 이를 테면 여전히 주의 집중시간이 짧고, 쉽게 주의를 딴 데로 돌리며, 한자리에 오래 앉아 있지 못하고, 잠시만 앉아 있어도 몸을 움직인다.

학교에선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당하고, 선생님에게 지적을 자주 받아 부정적인 자아상을 갖게 된다. 더 나아가 자신감이 떨어지면서 2차적으로 우울증, 적대감, 불안 등 정서적 문제를 일으킨다. 지능 검사에 나타난 지능에 비해 학교 성적이 부진한 경우도 생긴다. 특히 읽기, 산수, 쓰기 등의 학습 장애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이 같은 증상이 청소년기 또는 성인기까지도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이다.

■과체중 또는 비만인 아이

비만은 수명을 5~20년 단축시키고 각종 성인병과 여러 가지 합병증을 일으키는 만성질환. 대부분 섭취하는 열량에 비해 소비하는 열량이 적기 때문이다. 특히 소아비만의 80~85%가 성인 비만으로 이어져 치료하기 쉽지 않고,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심혈관계 합병증과 같은 대사증후군이 이 시기에 나타난다. 소아비만은 또 지방세포의 크기뿐 아니라 수가 많이 늘어난 상태로, 체중을 줄여도 크기만 줄고 수는 줄지 않기 때문에 재발 및 성인병의 위험이 크다. 여기에 소아비만아는 많은 체지방 탓에 지방조직에서 생산되는 렙틴과 같은 호르몬에 의해 성호르몬 분비가 자극돼 2차 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가 빨라질 수 있다. 예방과 치료는 식이 및 운동요법이 우선이다. 가족의 평소 식습관과 라이프 스타일이 중요한 이유이다.

■저신장 혹은 사춘기 빠른 아이

100명을 키순으로 세웠을 때 1~3번까지는 저신장일 가능성이 크다. 연간 성장 속도가 4㎝ 미만일 때와 또래의 표준 신장치보다 10㎝ 이상 작을 땐 병원을 찾아 성장을 저해하는 병적인 원인이 있는지 살펴봐야 한다. 저신장은 조기에 진단받아 치료해야 최종 성인 키가 작아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반면 성 조숙증은 사춘기가 너무 일찍 시작돼 생기는 문제다. 여자 아이는 만 8세 이전에 가슴이 나오거나, 9세 이전에 음모가 생기거나, 만 9세 6개월 이전에 초경을 할 때 해당된다. 남자 아이는 만 9세 이전 고환이 4cc 이상 커져도 해당된다. 성 조숙증의 경우 성장 속도가 빨라 일시적으로 또래보다 키가 큰 것처럼 보이지만 성장판이 일찍 닫혀 성장 가능시기가 단축돼 결국 최종 성인 키는 작아지게 된다.

도움말= 고신대복음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정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