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질환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다. 이들이 전체 치매의 97% 이상을 차지한다. 이 중 알츠하이머병이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이고, 혈관성 치매가 그 다음이다.
알츠하이머병은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으로, 유전적 환경적 위험인자에 의해 발생하는데 완치가 거의 불가능하다. 하지만 혈관성 치매는 뇌졸중 등의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뇌 손상이 원인이다. 따라서 뇌혈관질환이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면 예방이 가능하고 발병 후에도 진행을 억제할 수 있다.
또 알츠하이머병은 초기에 기억력 저하가 주된 증상이고 혈관성 치매는 뇌 손상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앙하다. 대표적 증상이 수행능력 장애이다. 과거에 했던 일을 잘 하지 못하는 데다 수행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을 뜻한다. 발음 장애, 실어증, 팔·다리 마비 등이 동반되기도 하지만 알츠하이머병보다는 기억장애 정도가 약한 편이다.
국내 12개 대학병원에서 뇌졸중 환자들을 대상으로 뇌졸중 발생 3개월 후 기억력, 판단력, 수행능력 등의 인지기능검사를 실시한 결과 총 62.6%의 환자가 인지기능 저하를 나타냈다. 그들 환자 중 대부분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경도 인지장애를 보였으나 12.7%의 환자는 혈관성 치매에 해당하는 뚜렷한 인지기능 저하가 나타났다. 뇌졸중 후 혈관성 치매 발생률은 첫 번째 뇌졸중인 경우 10.8%인데 비해 두 번째 뇌졸중에서는 21.5%로 높아졌다. 재발하면 뇌 손상이 누적되고 치매 발생 확률도 높아진다는 것이다.
혈관성 치매를 예방하려면 뇌졸중 위험인자를 잘 조절해 뇌졸중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좋다. 하지만 뇌졸중이 이미 발생한 경우에는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실천방안으로 뇌졸중의 대표적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에 대한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실시하고, 이런 위험인자가 있다면 적절한 약물치료를 받는다. 흡연과 비만도 주요 위험요소이므로 절대 유의해야 한다. 규칙적인 걷기, 등산,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 뇌기능 훈련을 위해 독서, 외국어 공부 등도 도움이 된다. 술도 절제하는 것이 현명하다.
근래 알츠하이머병의 상당수가 혈관성 치매와 혼재된 복합치매로 알려지고 있다. 또 혈관성 치매가 알츠하이머병의 신경 퇴행에도 관여하는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결국 위험인자를 잘 관리하는 것이 혈관성 치매와 알츠하이머병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동아대병원 뇌혈관센터 나현욱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