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대복음병원 전경. 암 전문센터로 유명한 이 병원은 시설 향상과 운영체제 개선을 통해 쾌적한 환경, 고객 중심의 서비스, 음악과 미술이 있는 전인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 건물 개보수 후 문화 콘텐츠 강화
- 전인치유 서비스 공간 탈바꿈
- 초진 환자는 부서장 직접 안내

- 간이식 수술팀 결성 간내과 협력
- '수술 명가' 자존심 회복 부푼꿈
- 3차원 ERCP(내시경 담췌관 조영술) 첨단 장비 도입도

고신대복음병원은 부산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병원 중 하나다. 특히 암 전문병원으로 유명하다. 1978년 국내에서 두 번째, 지방에서는 최초로 암센터를 개설했다. 그런 고신대병원이 쾌적한 환경, 고객 중심의 의료서비스, 음악과 미술이 있는 전인치유의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취임 3년째인 이상욱 병원장의 열정과 1500여 교직원들의 헌신이 이룩한 결과다.

최근 몇 년간 이 병원의 행보를 보면 환골탈태라는 말이 떠오른다. 2009년부터 외래진료시설에 대한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올해 마무리했다. 지난해에는 지역 최대 규모의 소화기센터를 포함한 장기려기념암센터가 문을 열었다. 새롭게 확장 개소한 소화기센터는 외래와 검진, 수술, 입원까지 한 건물에서 원스톱으로 해결하는 체제를 갖췄다.

또 문화 콘텐츠를 접목함으로써 볼거리가 풍성한 병원이 됐다. 장기려기념암센터와 함께 오픈한 중앙로비에는 유명 화가 에바 에머슨의 '가족' 그림이 전시돼 있다. 이 병원장이 에바 에머슨을 직접 초청해 걸어놓은 것이다. 로비 안쪽에는 250인치 규모의 대형 LED 전광판을 설치해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기존 병원 로비였던 3동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설치돼 점심시간마다 자원봉사 간호사들의 피아노 연주를 들여준다. 외래 로비 곳곳에도 다양한 미술품들이 전시돼 있고, 3동 전망대에서는 망안경으로 대마도를 볼 수 있다.

고객 서비스도 대폭 강화했다. 그 중에서 동남권 최초로 도입한 환자 동행서비스가 돋보인다. 초진 환자들이 내원하면 부서장들이 직접 동행·안내하는 것이다. 고신대병원은 주요 수술과 급성기 및 암치료 1등급 병원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올해 부산 ITU전권회의 공식 지정병원, 한-아세안 정상회의 공식 지정병원 등 대외적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와 함께 초대 병원장인 장기려 박사의 전통을 계승하고 수술 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간이식 수술팀을 결성하고 간이식 전문병동을 새롭게 구성했다. 이 팀에는 기존 간담도 췌장외과의 신동훈 윤명희 교수를 비롯해 서울 아산병원에서 간이식 수술을 전공한 최영일 교수가 합류했다. 이상욱 병원장의 간내과와 시너지 효과를 낸다면 내년 초에는 지역의 대표적인 간이식수술 전문병원으로 발돋움할 전망이다.

지역에서 접하기 힘든 ERCP(내시경 역행성 담췌관 조영술) 분야는 박은택 교수가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동남권에서는 ERCP를 150례 이상 시술하는 의사를 찾아보기 힘들다. 그런데 박 교수는 연간 1000례 이상 시술해 ERCP 시술 명의로 인정받고 있다. 고신대병원은 지난 9월 ERCP 시술을 위해 전국 최초로 3차원 혈관조영 장비를 도입했다. 또 내년에는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 된 병원을 위해 차세대 전자의무기록(EMR)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 뇌졸중 중환자실 구축…'골든타임' 사수 총력

- 급성 뇌졸중 6년 연속 1등급 획득
- 국책 아토피 천식 센터 선정 눈길
- 내년엔 '심혈관 중환자실' 개설도

고신대병원 수술팀의 간이식 수술.

고신대병원은 그동안 강점을 보여온 급성기 심뇌혈관 질환 분야를 더욱 특성화할 방침이다. 지역 넘어 전국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는 전문센터로 만들기 위해서다. 그 가운데 뇌졸중센터(센터장 유봉구 교수)는 부산에서 유일하게 6년 연속 급성기 뇌졸중 1등급 획득이라는 기록을 달성했다. 올해 뇌졸중 전용 중환자실 구축으로 '골든타임'의 생존율을 더욱 높이겠다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이 센터는 신경과, 신경외과, 재활의학과 등과의 협진을 통해 뇌졸중 발생부터 사후관리까지 모두 책임지고 있다.

또 심장내과 허정호 교수를 앞세운 급성심근경색, 부정맥 시술은 전국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내년 초에는 심혈관 중환자실(CCU)을 개설해 중증 심혈관 치료에 더욱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방사선 치료는 PET-CT 진단 8만례 돌파를 앞두고 있다. 지역 최초로 도입한 온열 암치료기는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대기환자가 많은 상태다. 지역 최초로 시작한 다학제센터도 혈액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의 협진체계로 매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또 부산 최초로 호스피스 전용 병동을 구축해 말기 암환자들이 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했다.

보건복지부에서 운영하는 국책사업인 지역 아토피 천식 교육정보 센터 운영에 고신대학교복음 병원이 선정된 것도 눈길을 끄는 대목이다. 부산 지역에서 가장 먼저 알레르기 내과를 운영한바 있는 고신대복음병원의 노하우를 인정받아 운영하게 된 것이다. 부산광역시 아토피 천식 교육정보 센터는 부산지역 보건소, 학교에 정기적으로 아토피 천식 관련한 교육정보를 제공하며 다양한 건강강좌 및 무료 알레르기 반응 검사를 통해 부산 시민들이 아토피와 천식 알레르기 질환에 정확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안내자 역할을 한다.


# 접근성 크게 개선

- 부산항대교 효과…해운대서 20분 내
- 용당동 지하차도 완공 땐 15분
- 동부산·울산권 환자 유치 시동

지난 10월 본원 장기려기념암센터에서 소화기내시경센터 개소식이 열리고 있다.

고신대병원이 '대교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 병원은 교통이 불편한 곳으로 알려져왔다. 하지만 근래 교통여건이 크게 호전됐다. 2008년 7월 남항대교 개통은 영도구~서구 암남동 이동거리를 종전 40~50분에서 15분 이내로 단축시켰다. 이는 영도 지역 환자 증대라는 가시적 성과를 거두는데 큰 역할을 했다. 2010년 12월에 개통한 거가대교는 거제도 환자 유치에 기여하고 있다.

이런 데다 올해 개통한 부산항대교는 고신대병원의 대외홍보에 일대 전환점이 되고 있다. 이 병원은 그동안 해운대구 및 기장군의 동부산권 주민들에게는 상대적으로 홍보가 잘 이뤄지지 못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병원까지 오는 시간이 1시간 30분은 족히 걸리는 불편함 때문이었다.

그러나 부산항대교 개통에 따라 승용차를 타고 해운대에서 출발하면 고신대병원까지 20분 내에 도달하게 된다. 대중교통 불편 문제는 여전하지만, 접근성은 그만큼 나아진 셈이다. 또 부산항대교의 남구 용당동 지하차도 공사가 내년에 마무리되면 해운대에서 15분 이내 거리로 시간이 더욱 단축된다. 고신대병원은 이와 별도로 병원 자체 순환버스 노선을 확대 운영할 방침이다.

부산항대교의 개통을 계기로 울산권 환자 유치에도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13일 울산의 대표적 종합병원인 울산병원과 상호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것이 신호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