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수 부산대병원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주민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가고, 공공보건의료기관 및 정책파트너 병원으로서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전담조직 꾸려 활발한 의료봉사
- 올해 융합의학기술원 설립 이어
- 내년 6월엔 외상전문센터 완공
- 최고 수준 의료서비스 제공할 것

정대수 부산대병원장은 의료봉사와 병원 발전, 지역 공공의료 활성화에 대한 의지가 넘친다. 국립대병원이자 권역 거점병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2월 취임한 정 병원장이 내세운 키워드는 소통, 화합, 고품격, 신뢰, 연구중심 등으로 요약된다. 이들 단어에서 그가 지향하는 목표를 알 수 있다.

-국립대병원으로서 진료 외 어떤 서비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습니까?

▶우리 병원은 공공의료 실현을 중요 역할로 인식하고 여러 봉사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공공의료 전담조직을 만들어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아미봉사단이다. 1993년 '사랑을 행동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창립한 후 20년 넘게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무료 건강검진뿐 아니라 가정방문 간호, 예방접종, 건강교육, 약품지원 등이 주요 활동이다. 그리고 이주노동자, 새터민 등 다양한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사업을 시행 중이다. 올해 중요사업으로 노숙자 목욕서비스가 있다. 해외 봉사활동도 매년 진행하고 있다.

-근래 병원의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본원인 아미동 병원은 지역건강의 중심축으로서 역할을 다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분원인 양산부산대병원은 의료관련 주요 대학과 치과병원, 한방병원이 한 장소에 결합된 종합의료타운으로 발전을 하고 있다. 현재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우수 의료인력 양성을 통한 진료 수준 향상이다. 이를 위해 젊은 의료진에게 해외 경험과 기술, 지식 습득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지금 본원에서는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외상전문센터(지상 13층의 267병상 규모) 건립이 진행 중이다. 단일 건물로는 국내 최대 외상전문센터가 된다. 이 센터에는 헬기이송센터 등도 갖춰진다. 그리고 외상 진료 교육을 위한 시뮬레이션센터를 운영해 아시아권을 대표하는 외상교육기관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본원에 호흡기질환 전문센터(지하 5층, 지상 13층의 180병상 규모)도 같은 시기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26병상의 국가음압격리병상을 별도로 가동한다. 이들 병상은 각 병실이 독립된 음압시설을 갖춘 것으로, 국내 최고 수준의 전염성질환 격리시설이다.

-취임 이후 역점사업의 진행 상항은?

▶임상 연구를 고도화하는 동시에 병원 중심의 산학연 연계체제로 융복합의학 연구기반을 육성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최근 두드러진 것은 항암치료제 연구이다. 소화기내과 허정 교수와 황태호 교수 등이 유전자 변형의 우두 바이러스를 이용한 항암치료제로 말기 간세포 암 환자의 생존기간을 기존 항암제보다 최소 2~3배 이상 늘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냈다. 이 논문은 세계 최고 권위의 과학저널인 '네이처 메디신'에 게재됐다. 향후 이런 연구활동 등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지난 10월에는 '융합의학기술원'을 설립했다. 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산학연관 협력 모델을 바탕으로 융복합 연구기반을 조성해 미래에 대비하려는 목적이다.

-최근 병원 인근의 KT 서부산 사옥을 매입한 배경은?

▶현재 본원 부지가 너무 좁아서 교육·연구·진료 기능을 원활하게 할 수 없는 상태다. 진료 규모는 계속 증가하고 있으나 공간적 한계 때문에 많은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KT 서부산 사옥은 지하 1층, 지상 7층의 연면적 1만8731㎡(5666평) 규모로, 본원 부지의 약 4분의 1 정도가 되어 공간 부족 문제를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다. 이곳에 강의실과 의학전문대학원 학생을 위한 공간, 융합의료연구원 등의 연구시설, 진료지원시설, 행정시설, 어린이집 등을 갖출 계획이다. 특히 주차시설 추가 확보로 병원 주차난 해소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부산 울산 경남 주민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산대병원은 동남권뿐 아니라 우리나라 국민들이 공유해야 할 귀중한 자산이다. 저는 취임 원년에 병원이 지향할 4가지 단기 목표를 제시했다. '소통하며 화합하는 병원, 가슴으로 다가가는 고품격 병원, 믿고 수술받을 수 있는 병원, 연구중심으로 의료산업의 기반이 되는 병원'이 그것이다. 이를 하나씩 실현하면서 국민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병원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그와 더불어 더 멋지고 자랑스러운 병원으로, 국가에는 공공보건의료에 충실한 의료기관이자 정책파트너 병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


# 4세대 로봇수술 도입 10개월여 만에 100례 돌파

부산대병원은 지난해 11월 4세대 로봇수술장비를 처음 도입했다. 시험가동을 거쳐 그 다음 달 전립선암 환자를 대상으로 수술이 시행되었다. 이후 비뇨기과, 산부인과, 이비인후과, 외과, 흉부외과 등에서 각종 종양환자를 대상으로 로봇수술이 진행됐다. 도입 10개월여 만에 로봇수술 100례를 달성해 국내 다른 병원보다 짧은 기간에 안정궤도에 올랐다고 비뇨기과 하홍구 교수는 밝혔다.

로봇수술은 개복수술에 비해 절개 부위, 출혈량, 통증, 입원·회복기간 등을 대폭 줄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기구의 회전 및 각도 조절이 수월해 주위 장기나 조직의 손상을 최대한 줄이면서 종양을 제거할 수 있다. 특히 전립선암의 경우 수술 후 생길 수 있는 요실금과 발기부전의 빈도가 기존 수술보다 훨씬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 부산대병원은 이와 관련, 5일 본원에서 제1회 로봇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전국의 로봇수술 권위자들이 참석해 향후 발전방안과 최신 치료 경향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한다.


# 기부 모금함 '힐링엔젤' 운영, 가정 형편 어려운 환자 지원

원내 '힐링엔젤' 모금함 앞에서 직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부산대병원에는 '힐링엔젤'이란 이름의 특별한 모금함이 있다. '천사의 날개가 환자를 보듬어 준다' 는 뜻의 힐링엔젤은 병원 특성을 잘 살린 부산대병원만의 사회공헌 기부 캠페인이다.

국가 의료안전망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선정해 모금활동을 전개하고, 환자에게 필요한 의료비와 의료기기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부산대병원 측에서도 모금된 금액만큼 따로 지원하는'1+1(원 플러스 원) 기부'방식을 채택해 선정된 환자들에게 의료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시작된 뒤 지금까지 누적 모금액이 4000만 원을 넘어섰다. 현재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는 남자 어린이 환자(9)를 위한 11번째 모금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