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종합월간지 '문예춘추'에 실린 '건강진단이 우리를 불행하게 한다'.

일본은 '평균수명'이 세계 제일. 사람들은 장수를 구가하고 있는 듯이 보입니다. 그러나 사실,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오싹합니다. 간호를 받지 않고 자립하여 생활할 수 있는 '건강수명'은 훨씬 짧아서 평균수명과의 차는 남성은 9.1년, 여성은 11.7년(2010년)이나 됩니다. 더구나 이것은 평균치이고, 노망이 들었거나 누워서 자리보전만 하는 '간호기간'이 20년을 넘어, 30년이 되는 사람도 있습니다. 장수하는 만큼 노망도 늘어, 85세 이상에서는 4할 이상이 '노망 상태'에 있고, 그 숫자만큼 노망예비군이 있다고 듣고 있습니다.

평균수명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남녀 평균이 1위일 뿐, 남성은 2002년에 1위 자리에서 밀려났고, 2011년에는 8위로까지 떨어졌습니다. 남녀의 수명 차이를 보면, 상위 10위 권 중 다른 나라는 2~5년인데 반해 일본은 7년입니다(2012년). 여성에 비해 남성의 수명이 지극히 짧습니다. 일본인은 건강의식이 높고 의료수준도 뛰어난데 어떻게 된 일일까요?

참고가 되는 것이 나의 『Second opinion 외래』에서의 경험입니다. 작년 4월 개설 이래 2800쌍 이상이 찾아왔는데, 80살인 사람도 '10년은 더 살고 싶다', 90살로 접어드는 사람도 정색으로 '아직 죽고 싶지 않다'고 말하는 것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나는 경응대학병원 재직 중에 10대, 20대의 환자를 여러 명 진단하고 보살폈습니다만 '죽고 싶지 않다'고 호소하는 일은 없었습니다. 의사가 답하기 곤란하게 말하는 것은 나를 신뢰해서 일까, 나이를 먹으니 조심성이 없어져버린 것일까? 어쨌든 고령이 되어도 더욱 죽고 싶지 않다고 하는, 건강장수를 바라는 사람이 많아졌다는 사실은 확실하겠지요.

고령자를 포함하여 내소(來所)한 많은 분들이 종합정밀검사(인간dock)나 직장 건강진단 등으로 암을 발견하였다고 했습니다(이하, 건강인을 대상으로 한 검사를 '건진'으로 총칭. 복통으로 의원에 갔더니 식중독인 경우, 그에 따라 행해진 검사도 일종의 건진). 고혈압 등으로 약을 먹고 있는 경우도 아주 많았습니다. 어떤 60대의 남성은 친목회에 출석한 여러 사람 가운데 약을 먹지 않는 사람은 자신뿐이었다, 거의가 건진으로 이상이 발견되어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이러한 건강장수 소망과 건진과 약의 만연이 일본인의 건강상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요?



■ "건강검진은 생명을 줄인다"

결론으로 말하면, 단순히 건진을 받을 뿐이라면 건강이나 수명에 영향은 없을 것입니다. 구미에서는 수천, 수만의 건강인을 모아서 이분하여 한 그룹은 종합정밀검사를 행하고, 다른 그룹은 아무 검사도 하지 않는 '비교시험'이 몇 번이나 있었습니다. 이러한 14개 시험(총대상자 : 계 18만명)의 결과를 해석했더니 ①암, 심근경색, 사고, 자살 등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자를 계산한 '총사망률' ②심장혈관병에 의한 사망률, ③암에 의한 사망률에 차이가 없었습니다. 요컨대 건진은 무효하고 무의미한 것입니다.

구미에서는 이러한 시험결과를 받아들여 종합정밀검사 등의 건진은 하지 않습니다. 직장의 정기건강진단도 없으므로 구미인이 일본에 와서 직장 건진이 있다는 것을 알면 대단히 놀랄 것입니다. 건진이 반강제적으로 행해지는 것은 사람의 건강상태에 대한 과도한 간섭이고, 구미에서라면 자유의 침해로 재판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하겠지요.

생각건대, 일본의 직장에서 건진이 강요되는 것도 어떤 의미에서는 재판 대책이겠지요. 일본 특유의 '과로사'가 생겨 손해배상재판을 할 때, 사원에게 건진을 받게 했다고 하면 회사는 사원의 건강을 배려하고 있다고 하여 면책되기 쉬울 것입니다. 그러나 건진으로 이상이 없어도 과로사를 방지할 수 없으므로 이 강제는 무의미하고 건진은 후술하듯이 위험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비교시험으로 이야기를 되돌려보지요. 건진이 건강이나 수명에 영향이 없다는 것은 전기(前記) 14개의 비교시험처럼 건진을 '받고 그대로 놔둬버림'의 경우입니다. 건진 결과에 따라 의사가 이런 저런 지시를 하고 약을 처방하는 경우는 어떻게 될까?(이하, 수술을 하는 경우 등을 포함하여 '의료개입'이라고 한다.)

의료개입을 조사하는 비교시험이 핀란드에서 행해졌습니다. 40~50세의 원기왕성한 남성 관리직에 건진을 실시하고,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270 이상, 중성지방(中性脂肪)이 150 이상, 위 혈압이 160~200, 아래 혈압이 95~115 등의 검사고치(高値)를 보여준 1200명을 선발했습니다. 다음에 그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한편은 본인의 자유에 맡겨두는 '방치군' 또 한편은 의사가 직접 조언을 하는 '개입군'. 개입군에서는 의사가 식사나 운동량 등을 지시하여 정기적으로 진찰을 하고 검사치가 개선되지 않으면 강압제나 콜레스테롤 저하약 등의 약을 처방하였습니다.

결과는, 시험 개시 후 15년간의 총사망률은 개입군이 방치군을 46%나 상회했습니다. 이 시험은 중년남성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 것에 주의하여야 합니다. 고령이 되면 몸이 허약해지므로 건진과 의료개입에 의한 총사망률의 증가도 더욱 크게 될 터입니다. 이 시험 결과로 추론하면, 일본인 남성은 어떤 이유이든간에 건진을 받을 기회가 많으므로 의료개입으로 명을 단축시키기 쉽고, 그것이 평균수명을 끌어내린 것이겠지요.

개입군에서 사망자가 증가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사의 지시가 스트레스가 되어 심근경색이나 사고, 자살 등이 증가한 가능성도 있습니다만, 약의 영향이 아닐까? 건진으로 발견되는 대표적인 이상인 고혈압, 고콜레스테롤혈증, 당뇨병과 약의 관계에 관하여 테이터를 대충 봅시다.



■ 약은 효과가 있기는커녕…

고혈압에 관해서는 구미에서 비교시험이 다수 행해지고 있습니다. 다수의 고혈압 환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편에는 강압제를 주고, 다른 쪽에는 위약(placebo)을 먹게 하고 두 그룹의 예후를 비교하는 연구입니다.

그러자, 위 혈압이 140~159, 아래 혈압이 90~99인 경도(輕度)의 고혈압을 대상으로 한 비교시험에서는 약으로 총사망률은 감소하였습니다. 한편, 혈압이 이보다 높은 중등도(中等度)의 고혈압을 대상으로 한 시험에서는 혈압을 낮추는 만큼 총사망률은 높아지는 경향이 발생하고, 80세 이상에서는 분명히 높았습니다.

일본에서 행해진 유일한 비교시험은 70세~85세를 대상으로 한 것인데 위의 혈압이 150~180, 아래 혈압이 90~100인 329명을 두 그룹으로 나눴습니다. 결과, 총사망률과 심근경색의 발증수(發症數)는 차이가 없었습니다만, 뇌졸중의 발증수는 위약군(僞藥群)이 6명, 강압제군(降壓劑群)이 9명으로, 약으로 감소하기는커녕 증가했습니다. '암'의 발증 수는 2명 대 9명으로 강압제군 쪽이 많았습니다(어떤 강압제에는 발암성이 있는 것 같다고 이전부터 지적되어 왔습니.).

강압제로서 증가한 뇌졸중은 '뇌경색'입니다. 약으로 혈압을 내리면, 뇌로 가는 혈액량이 감소하고, 혈류가 느리게 되어 피가 엉겨 붙어 그 앞에 있는 뇌조직이 괴사하는 것입니다. 약으로 피의 순환이 나빠져서 뇌세포의 활동이 떨어져 비트적거리다 쓰러져 대퇴골을 부러뜨리고, 수술을 하여도 누워만 있어야 하는 경향이 있고, 점점 멍청하게 되어가고 드디어 자리보전만 하게 된다,고 하는 부(負)의 연쇄도 자주 발생합니다. 위 혈압을 약으로 120 미만으로 내린 그룹은 식사, 목욕, 옷갈아입기, 배설, 보행 등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해 자립할 수 없는 사람이 7할이나 된다는, 일본에서의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콜레스테롤에도 같은 문제가 있습니다. 총콜레스테롤치가 높은 '고지혈증'의 일본인에게 콜레스테롤 저하약을 처방하여도, 총사망률의 감소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는커녕 약으로 총콜레스테롤치를 180 미만으로 내리면 암, 심근경색 등이 증가하고 총사망률이 높아집니다.

애초에 총콜레스테롤치가 높다고 몸에 나쁘다는 증거는 없고, 오히려 데이터로 보면 높은 쪽이 좋습니다. 실제로 일본의 주민조사에서는 남성은 총콜레스테롤치가 높은 만큼 총사망률이 낮고, 총콜레스테롤치가 낮아지는 만큼 총사망률은 높아집니다. 여성은 총콜레스테롤치가 표준적인 경우도 높은 경우도 총사망률은 차이가 없고, 극단적으로 낮은 경우에 총사망률이 높아집니다. 악역 콜레스테롤이라고 하는 LDL이나 중성지방도 높으면 몸에 나쁘다는 근거는 없고, 주민조사에서는 이것들이 낮은 만큼 총사망률이 높았습니다.

왜 그럴까? 콜레스테롤은 몸 세포의 세포막을 만드는 필수 성분이고 여성 호르몬, 남성 호르몬, 담즙 등 여러 가지 중요 물질의 원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약으로 합성을 방해하면 여러 가지 장기에 악영향이 생겨버리는 것입니다. 그 전형이 중대한 부작용이고 횡문근융해증, 극증간염, 백혈구감소증, 당뇨병, 간질성폐렴, 라이증후군 등이 발생합니다. 간질성폐렴은 항암제로 자주 발생하는 치명적인 병태(病態)입니다. 라이증후군은 별명이 중독성표피괴사증으로, 전신의 피부가 화상(火傷)의 수포 같이 되어 스르르 벗겨져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또한 약으로도 신경의 세포막이 약화되므로 뇌나 말초신경의 기능장애가 생겨 노망이나 낙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은 어떨까? 당뇨병의 기준으로서는 헤모그로빈A1C 검사치가 중요합니다(이하, 헤모그로빈이라 약칭한다.). 당뇨치는 채혈일만의 수치이므로 자주 변동합니다만, 헤모그로빈은 장기간의 당뇨치 레벨을 안정적으로 반영합니다. 헤모그로빈이 6.5 이상이 되면 당뇨병형이라고 판정되어 치료의 대상이 되고, 약을 먹어도 수치가 높은 그대로이면 인슐린을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것에 비해 6.5 미만으로 내려가면 의사로부터 '우등생이다'고 칭찬 받겠지요.

그런데 영국의 조사에서는 약을 먹어도 헤모그로빈이 10.5 이상에 머문 사람들의 총사망률은 높지만, 총사망률이 제일 낮은 것은 헤모그로빈이 7에서 9까지의 사람들이고, 헤모그로빈이 6.5 미만이 되면 거꾸로 총사망률이 올라갔습니다. 이 현상은 인슐린으로 현저하게 되고, 헤모그로빈을 6.5 미만으로 내린 사람들의 총사망률은 10.5 이상과 같이 높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엄격한 혈당치저하가 장려되어 왔으므로 이 데이터로 추론하면 약이나 인슐린으로 사망하게 된 사람이 굉장히 많을 터입니다.

총사망률이 높게 되는 것은 약이나 인슐린에 의해서 발생하는 저혈당발작 때문입니다. 뇌는 산소 외에 포도당을 필요로 하고 혈당치가 낮아지면 뇌세포가 활동하지 않게 되어 사람이 죽는 것입니다. 아니, 죽으면 행복한지도 모르겠습니다. 약으로 뇌사상태가 되어 인공호흡기나 튜브에 연결되어 수년이 경과하고, 가족이 부탁해도 생명유지 장치를 뗄 수도 없는 사람도 있습니다. 혹은 저혈당으로 넘어져서 자리보전하여 노망이 드는 경우도 자주 있고, 자동차 운전 중에 저혈당발작을 하여 교통사고를 일으키는 사례도 빈발합니다. 당뇨병 치료는 다른 사람도 말려들게 하여 골탕을 먹이는 것입니다.



■ "의사의 질은 저하하고 있다"

암 진단도 건강인에게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행해지고 있는 위암검진과 폐암검진은 구미에서는 하지 않습니다. 비교시험의 결과, 무의미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x선촬영을 이용한 폐암검진은, 미국에서 비교시험을 했더니 방치군에 비하여 검진군의 폐암사망자수가 감소하기는커녕 거꾸로 증가하여버렸습니다. 그 후에 발표된 체코의 시험에서는 폐암사망자수와 함께 총사망자수도 증가하였습니다.

내시경에 의한 위암검진에도 비교시험이 있는데 검진을 하면 위암발견수가 방치군보다 증가합니다만, 위암 사망은 감소하지 않았습니다. 내시경으로 발견될 수 있는 위암은 방치하여도 사람을 죽게 하지 않는 '암 같은 것'이기 때문이겠지요. 일본으로 말할 것 같으면 나가노현의 야스오카촌이 1989년에 위암검진을 폐지하였습니다. 그러자 폐지 전의 5년간에 촌의 총사망의 6%를 점했던 위암사망이 폐지 후의 5년간에서는 2%가 되었습니다. 폐지 전에는 위절제술의 합병증이나 후유증으로 사망한 사람이 위암사망에 포함되었겠지요. 그렇다면 현재 전국의 위암사망 5만명 가운데에도 검진·수술이 원인이 되어 사망한 분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을 것 같습니다.

요컨대 건진과 그 후의 의료개입은, 사람의 건강을 해치고 수명을 짧게 하는 영향은 확실하고, 플러스면은 어느 하나도 발견할 수가 없습니다. 최신예기기를 이용한 뇌정밀검사(뇌dock)도 그 중 하나인데 그것도 구미에서는 무효·유해하다고 간주하여 행하지 않고 있습니다.

왜 일본에서는 무효·유해한 건진과 의료개입이 만연하고 있는 걸까? 사람들과 의료계 쌍방에 원인이 있습니다. 사람들의 문제점으로서는 조기발견,조기치료 신화에 깊이 물들어 있고, 그 때문이겠지만, 건진에 효과가 있다고 굳게 믿고 의사들에 대한 무비판적이고 노골적인 신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나의 『Second opinion 외래』에, 가족이 본인을 데리고 오도록 하여도 '담당의에게 미안하다' '의사분이 틀린 것을 말할 리가 없다'고 하며 내소를 거부하는 고령자가 적지 않았습니다.

그 이면에는 건강장수 소망과 그 근원인 과학기술에의 신뢰 내지 신앙이 있는 것처럼 생각됩니다. 현대 과학기술의 발달에는 눈부신 것이 있고, 의료분야에서도 세포나 로보트 수술 등 놀랄 만한 기술이 등장하고 있으므로 사람들이 의료의 장래에 꿈을 안고 불가능이 가능하게 될 듯이 생각하여 버리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그러나 사람의 몸은 몇 천년 동안 조금도 진보하지 않았습니다. 그러한 몸에 첨단기술을 적용하면 여러 가지 무리와 모순이 발생하여 버리는 것입니다.

의료계의 문제점으로서는 ①'엉터리 의사'(흰옷을 입고 멋지게 보입니다만, 지식이나 능력이 부족하고, 값싼 튀김덮밥 새우처럼 알맹이가 빈약) ②제약회사의 개입③후생노동성의 의도 ④일본의 인구구조 등이 있습니다.

①의 엉터리 의사는 전쟁 직후부터의 일본 전통입니다. 15년 전쟁에서 종군군의의 필요에 쫓긴 일본은 짧은 양성기간으로 대량의 군의를 양성해버리고, 전후(戰後) 그들에게 의사 면허를 주었으므로 일본에는 미숙한 의사가 넘쳐나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사람들이 가난하여 어지간한 일로는 의사에게 가지 않으니 특별한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1961년에 국민개보험제도가 만들어지자 일변했습니다. 사람들은 의료기관에 쇄도하고 시골에 빌딩이 서면 의원이다 병원이다 하는 공전의 의료 붐이 나타나고, 개업의를 주체로 하는 일본의사회가 힘을 얻게 되었습니다.

의사의 질 저하는 70년대에 들어서 '1현 1의대' 구상을 비롯한 의대생의 급증책으로 문제가 더욱 심각하게 되었습니다. 수천만 엔으로 뒷문 입학할 수 있는 신설 사립의대가 난립했기 때문입니다. 한편 일본의사회는 의사의 전문성을 높이려고 하는 움직임은 견제하고 개업의의 기득권을 지켜왔습니다. 그 때문이기도 하여 여러 학회가 설립한 전문의제도의 알맹이는 엷어지게 되고 많은 전문의가 아마추어적인 그대로입니다. 전문의제도를 구미와 같이 엄격하게 변화시키려고 '일본전문의기구'가 금년에 설립되었습니다만, 저항세력이 강대하여 타협에 타협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엉터리의사의 전형적인 진료방법은 '약에 절임'(담글 정도로 약을 많이 처방)입니다. 바이러스에는 항생물질은 효과가 없는데 감기에도 대량으로 처방하여, 일찍이 세계생산량의 7할이 일본에서 소비되고, 약제내성균의 만연을 초래한 역사가 있습니다. 독감 치료약인 타미플루도 실제로는 무의미, 유해하다는 연구가 있는데 세계 생산량의 8할이 일본에 유입되었습니다.



■ 약은 시험 삼아 끊어 본다

처방하는 약의 수가 많은 것도 특징입니다. 구미에서는 만약 5종류 이상의 약이 처방된다면 의료 테두리를 넘어선 행위이다, 라는 격언이 있습니다. 약들이 서로 효과를 강화하고 작용 및 부작용이 수 배, 수십 배가 될 수도 있고 약의 종류가 증가하는 만큼 상호작용이 복잡하게 되어 어떤 결과가 발생하는지를 예상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개업의에서도 대형병원에서도 환자 1인에게 5종류 이상을 처방하는 경우도 쌔고 쌨고, 10종류 이상도 드물지 않습니다. 경응대학병원에서도 내과계 진료과를 중심으로 여러 종류 처방이 지나치게 많은 적도 있었습니다. 근년에 건강보험 지불기준이 바뀌어 7종류 이상의 약을 처방하면 진료보수가 삭감되도록 하여 병원집행부가 황급히 의사들에게 독려하여 겨우 처방수가 조금 감소했다고 하는, 엉터리 의사투성이의 현실입니다.

약을 여러 종류 먹고 있는 많은 환자에게는 몸 상태가 나빠져 멍청해지거나 스르르 쓰러져서 자리보전하게 되는 사람이 수없이 많습니다. 나는 상담을 받는 환자나 가족에게 약을 먹기 시작한 계기를 생각해내 보라고 말합니다.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고 밥도 맛있게 먹고 건강했는데 검사에서 이상을 지적받아 약을 처방 받고 그 후 몸 상태가 안 좋을 때마다(이것들은 약의 부작용이겠지요) 새로 처방이 추가되어 약이 눈덩이처럼 늘어난사람에게는, 시험 삼아 약을 끊어 보면 어떻겠냐고 말합니다. 결과, 몸상태가 좋아졌다거나 멍청함이 개선되었다는 사람들뿐이고, 악화되었다든 말은 들은 적이 없습니다.

엉터리 의사는 검사도 매우 좋아합니다. 몸 상태가 좋지 않음을 느껴 의료기관에 가면 변변한 진찰도 하지 않고 (먼저 CT) 문진이나 시촉진으로 질병을 진단할 자신이 없기 때문에 화상(畵像) 소견에 의지하려고 하는 것이 하나의 원인입니다. 일찍이 세계 CT장치의 7할이 일본에 있고 현재도 세계와 비교할 수 없는 피폭(被曝·방사능에 쐬임) 대국이 되어 있고, 매일 수천 명이 CT 피폭으로 암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계됩니다.

종합정밀검사 등의 건진도 그 발단은 엉터리 의사들이 테이터를 경시한, 근거 없는 믿음에 있습니다. 전술했듯이 구미에서는 비교시험을 하고 나서 건진의 도입을 결정하자는 프로의식이 널리 퍼져 있었기 때문에 건진을 개시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일본의 종합정밀검사는 의사들이 전후에 검사를 하면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정도의 인식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에 문화훈장 수상자인 히노하라 씨가 있는데, 그가 종합정밀검사의 개시.보급의 선두에 섰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②제약회사의 개입이라는 것은,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강압제 디오반으로 행해진 임상시험의 부정과 같이, 전문가들에게 거액의 연구비를 지급하고 임상시험에서 부정을 저지르는 것이 일례입니다. 이와 같은 구조는 어떤 약에도 존재합니다. 예를 들어 항암제 분야에서는 제약회사가 후원하는 시험의 논문에서 부정이 없다고 생각되는 것을 찾아보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알츠하이머 약인 아리셉트도 효과가 있다고 하는 임상시험은 제약회사가 후원한 것이고, 논문의 저자란에는 제약회사의 사원 여러 명이 병기되어 있습니다. 이 약을 먹고 있는 사람은 약을 끊는 쪽이 더 좋겠지요.

의사들은 제약회사의 이익이 되도록 기준치도 제멋대로 설정하여 왔습니다. 예를 들면, 고혈압 진단 기준은 이전은 위 혈압이 160, 아래 혈압이 95였는데 2000년에 일본고혈압학회가 돌연 근거가 되는 데이터도 없이 위 140, 아래 90으로 낮추었습니다. 결과, 고혈압 인구가 그때까지는 1,600만명이었는데 2,100만명이 증가한 3,700만명이 되어, 강압제 매상고도 이전은 2,000억엔이던 것이 2008년에는 1조엔을 넘어섰습니다. 고지혈증에서도 제약회사로부터 거액의 연구비를 받고 있는 일본동맥경화학회의 중진들이 근거 없이 콜레스테롤 기준치를 낮게 설정하였기 때문에 많은 건강인이 약을 먹게 되었습니다.



■"내 몸의 정묘한 조절기구를 믿으세요"

③후생성의 의도라는 것은, 의료에 관해 현상유지를 도모하고자 기회만 있으면 세력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노인보건법에 폐암진단이 포함된 것은 1987년. 전술한 X선촬영에 의한 폐암진단이 효과가 없다는 미국 논문이 발표된 다음해의 일입니다. 이것은 전후 결핵이 감소함에 따라, 결핵예방회를 중심으로 실시되어 왔던 X선 결핵검진의 폐지 여론이 비등해져 검진업계에 낙하산 인사를 하던 후생성(현 후생노동성)이 위기감을 가지게 되었고, 때마침 늘어나고 있는 폐암에 주목하여 검진의 존속을 도모한 것입니다.

후생성은 세력의 확대도 노리고 있습니다. 어쨌든 관료로서는 자신들이 관할하는 업계(나와바리. 세력권)가 번영하는 것이 일대 관심사입니다. 후생성의 세력권은 병원이나 종합정밀검사 등의 의료기관, 제약회사, 의료기기제조사 등입니다만, 업계를 돌보아주려고 해도 나라의 재정사정이 빡빡하고 재무성에서는 경비삭감을 성가시게 주문합니다. 그래서 나온 것이 면종복배·의료비를 억제할 수 있는 정책을 세우는 한편 건진을 추진합니다. 건진 수진자가 증가하면 자연히 병자가 증가하고 의료비 증대와 업계의 번영으로 연결됩니다.

이것은 ④일본의 인구구조 변화와 관계가 있습니다. 이미 일본 인구는 천정을 찍고 감소로 돌아섰으며 이대로 가면 병자가 감소합니다. 그래서 건진을 장려하여 병자를 새로 만들어내어 의료비의 파이를 유지·증대시키려고 기도하는 것입니다. 또 한편으로 의사의 수는 계속 늘어나므로 이대로는 파이의 몫이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의사로서는 건진으로 병자를 늘릴 수 있느냐 없느냐는 사활문제입니다. 건강한 사람들은 의료업계에게는 유료 낚시터의 물고기와 같습니다. 그들은 조기발견, 조기치료라고 하는 허황된 말을 미끼로 삼아 건진이라는 낚시바늘을 던져넣고 재미있다는 듯이 물고기가 물기를 기다리는 기분이겠지요. 그 결과 건강인이 약의 부작용이나 수술의 후유증으로 고통 받고 멍청해지거나 자리보전으로 누워있으면서 생명을 단축하고 있는 것입니다. 남성의 평균수명이 여성보다 꽤 짧은 것도 남성이 여성보다 건진을 더 열심히 받는 것과 관계가 있지 않을까요?

그러면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건강장수를 실현할 수 있을까?

첫째도 둘째도 자신의 몸을 믿는 것입니다. 태어난 이분, 당신과 함께 있는 육체는 보통 의식할 수는 없지만 뇌, 말초신경, 심장, 폐, 간장, 신장, 골수 그 외의 장기·조직으로 되어 있는, 초절적인 정교한 구조입니다. 이것들이 일분 일초의 머뭇거림도 없이 환경, 식사, 운동, 스트레스, 심리 등에 대응하여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각자의 활동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장래 아무리 과학이 발달한다고 하여도 조절기구의 완전해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 만큼 정묘합니다.

우주의 존재를 실감할 수 있는 것도 자신의 육체가 있기 때문입니다. 인식할 주체가 없으면 세계가 존재하여도 의미가 없으므로 각자의 육체는 전세계를 체현하는, 대체할 수 없는 존재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 육체가 열심히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일상생활이 불편하지 않고 밥도 맛있는데 검사를 받아볼까, 등을 생각는 것은 자신의 육체에 대한 불신 내지 배반이 아닐까요? 건진을 받아 병자로 전락하는 것도 자신의 몸을 신뢰하지 않은 응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보면 혈압, 콜레스테롤치 등 검사의 기준치를 운운하는 것도 의미가 없습니다. 왜냐하면 기준치는 타인의 검사치를 그러모아 정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입니다. 그 수치가 어떻든 이 세상에서 유일한 존재인 당신 몸의 검사치가 긍정될 수도 부정될 수도 없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신의 검사치는 그 때의 연령과 환경 등의 상황에 대응하여 뭔가 필요가 있어 몸을 조절한 결과입니다. 예를 들면 혈압이 일정 이상인 것은 혈액을 뇌에 보내어 닿게 하기 위한 필수 조건. 노령에 접어들면 동맥이 딱딱하게 가늘어져 혈압을 높이지 않으면 충분한 혈액량을 뇌에 보내어 닿게 할 수가 없으므로 젊을 때보다 혈압이 높게 되도록 몸이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어떤 조사에서는 80세 이상의 사람들에게는 위 혈압이 180을 넘는 쪽이 그 이하의 사람들보다 총사망률이 낮았습니다. 약으로 혈압을 낮추는 것은 정묘한 조절기구에 무모하게 도전하는 행위이므로 몸상태가 나빠지거나 멍청해지는 것입니다.

그러면 검사와 약에서 벗어나 건강장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먹는 것'을 재검토하고 생기 있는 생활을 하는 것입니다.

'먹는 것'으로는 육고기, 생선, 달걀, 우유 등 고단백질, 고지방의 식재료를 많이 섭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의 백세장수자는 예외 없이 육고기와 생선을 섭취하고 있습니다. 큰병을 앓고 있을 때에는 몸에 지방의 축적이 되어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삶과 죽음이 갈라지기 때문입니다. 젊은 세대는 야윈 것을 좋다고 합니다만, 야윈 사람들의 총사망률이 높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장생을 위해서는 저축과 함께 저육(貯肉)에도 마음을 써야 하겠지요.

생기 있는 삶이라는 것은 충분히 머리를 쓰고 몸을 움직이는 생활입니다. 요리와 청소 등의 순서를 기억한다거나 책을 읽는다거나 장기·바둑·마작 등 게임을 하는 등 흔히 있는 일이라도 좋으니 부지런히 머리를 쓰면, 뇌의 신경세포가 자극을 받아 노망 드는 일은 좀처럼 없습니다. 가사, 정원일, 산책 등으로 몸을 움직이는 것도 중요합니다. 근육이 쇠하면 쓰러져 누워 자리보전하기 쉬우니 라디오 체조나 수영장에서의 운동 등도 시도하여 보면 좋겠지요.

사람과의 교류도 노망 방지에는 중요합니다. 가족, 지인, 친구, 이웃 등 누구라도 좋으니 인사하고 대화하는 것은 뇌를 자극하여 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막아줍니다. 주위의 사람들도 고령자와 교류를 주선하는 것이 남을 돕는 일이 됩니다.



■ 나의 이상적인 죽는 법

이러한 노력을 하여도 사람은 언젠가 죽지 않으면 안 됩니다만, 이상적인 죽는 법은 어떤 것일까요? 십인십색의 사고방식이 있을 것이므로 내 의견을 말하면서 본고를 마치고자 합니다.

나는 '덜컥 죽는 것'이 이상입니다. 언제 죽음을 맞아도 좋도록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설령 일이 미완으로 끝나도, 이런 저런 것을 생각할 내 자신이 없게 되므로 후회가 남지 않겠지요. 그러나 '덜컬 죽음'의 소망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뇌졸중으로 덜컥 죽지 않고 살아남는다면 요간호상태(간호가 필요한 상태)가 되기 십상입니다.

이렇게 생각해 나가면 '암'이 남습니다. 암은 사망하기 직전까지 자립할 수 있고, 머리도 말짱합니다. 간호기간도 몇 개월로 짧아 주위에 그렇게 부담을 주지 않을 수도 있겠지요. 그리고 죽게 되면 모두가 울어 주겠지요. 암으로 임종을 맞는 것은 고통스럽다고 생각하는 것은 치료를 받는 경우입니다. 수술의 후유증으로 고통스럽고 항암제의 독성으로 괴로워하는 것입니다. 완전 방치한 암은 고통도 없이 노쇠하여 죽는 것처럼 사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생은 때로는 얄궂습니다. 암으로 죽고 싶다고 하여도 뇌졸중으로 앓기도 하고 사로로 의식불명이 되는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 간호 받지 않고 죽는 방법은 없을까? 확실한 것은 물 보급을 끊게 하는 것입니다. 사람은 아무것도 먹지 않아도 물만 마시고 있으면, 저육량(저육량)에 의존도 합니다만, 1개월 2개월이나 생명을 연장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물을 끊으면 고령자는 수일 만에, 젊은이도 2주 이내에 사망하게 되는 것이 보통입니다(물단절을 스스로 실행하여 존엄사의 수단으로 하는 나라도 있다.).

일본도 옛날에는 노인이 병상에 들어 자력으로 먹을 수 없게 되었을 때, 무리하게 먹이려 하지 않고 자연에 맡기는 관습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의료가 발달하여 병자의 거의가 병원에 수용되어 점적주사와 '위운동'으로 강제로 영양보급을 시킬 수 있게 되어 누워 자리만 보전하는 노인이 격증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평온사'가 시민권을 얻은 영향으로 '위운동'은 줄어들고 있는 모양입니다만, 영양보급을 끊는 데까지는 이르지 못했습니다.

세상에는 부모를 깊이 사랑하는 자식이 있습니다. 특히 여성에 많습니다만, 모친이 누워 자리보전만 하게 되어 의사소통도 할 수 없는데도 유동식을 숟가락으로 떠먹이는 식사간호를 10년,20년 계속하고 있는 따님도 적지 않습니다. 사람에게는 동물적 반사가 있어 의식이 없어도 음식물이 입에 들어오면 먹어 버립니다. 그러한 자식들의 애정에는 머리가 수그러집니다만, 부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중요하게 여기는 행위라고 말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의문입니다. 부모가 죽는다면 어떻게 할지를 몰라 자신을 위하여 살아 주세요, 라는 심정이 그 행위의 이면에 있지 않을까. 어쨌든 나는 그렇게까지 하여 살아지는 것은 사절합니다.

스웨덴을 비롯한 구미 제국에서는 노인이 먹을 수 없게 되면 끝이다, 라는 사회통념이 있고 그래서 자리보전만 하는 노인이 적은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본도 옛날의 관습 내지 사회상식을 되찾을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자식이 부모에게 먹이는 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아닙니다. 본인의 의식이 없게 되었을 때나 중증의 노망이 발증했을 때 등은 굳이 점적 주사 등의 의료개입은 그만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여러 종류의 튜브가 장치되어 있는 경우에는 주위의 판단으로 떼어내어도 된다, 음식물을 떠먹이지 않아도 된다, 는 등의 사회통념을 구축할 필요가 있겠지요. 모든 개입행위는, 본인은 무엇을 바라고 있을까, 그렇게까지 하며 계속 살아 있고 싶을까, 하는 관점에서 개입 전에 그 시비를 검토하여야 할 것입니다.

사회통념의 변혁이 될 때까지는 사람들은 자위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의 자위책은 'Living will (생전의 의사표명서)'을 써두는 것으로서 실제로 이것은 『의사에게 살해당하지 않을 47가지 수칙』(아스콤 刊)에 게재하였습니다. 요점은 '무슨 일이 있어도 구급차를 부르지 말라'에 있습니다. 그러려고 하면 모르는 사람들이 구급차를 부르지 못하도록 가족과 이웃에 몇 번이고 다짐을 받아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렇게까지 하여도 현실적으로는 자리보전만 하는 병자가 되어 의료개입을 받고 오래도록 간호받는 사태를 완전히 방지할 수는 없습니다.

이렇게 생각해 가면 최근 증가하고 있는 '고독사'도 실은 비참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듭니다. 고독사에 이르기까지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지요. 그러나 직전까지 자립할 수 있었기에 고독이고, 고독사라는 의미에서 죽는 방법으로서 이상적이지 않을까, 하고 다시 생각하고 있는 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