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치주질환 앓고있는 임신부
- 저체중아 출산 가능성 7배
- '치과는 피해야' 속설 달리
- 3개월부터 잇몸 치료 가능

임신 5개월째인 김모(34) 씨는 임신 초 입덧으로 인한 잦은 구토와 소화불량 등으로 고생이 많았다. 여기에다 잇몸질환까지 겹쳤다. 잇몸이 붉어지며 피가 났고, 입에서 역겨운 냄새도 풍겼다. 칫솔질이 힘들 정도였지만, 임신 중 치과치료는 좋지 않다는 잘못된 인식에 참고 지냈다.

김 씨처럼 임신부가 치주질환을 방치하면 자신뿐 아니라 태아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치주질환의 일종인 치주염이 자간전증(임신성 고혈압과 단백뇨 증세) 발생과 자연조산의 위험성을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어서다. 치주염은 치은염(잇몸이 빨갛게 붓고 출혈이 있는 정도의 초기 잇몸병)이 진행되어 잇몸과 잇몸뼈까지 염증이 확산된 상태를 말한다.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임신기는 호르몬·내분기계 변화 등으로 인해 치은염이 발생할 확률이 35~100%에 이르고, 치주염이 있는 임신부는 자간전증 발생 위험이 최저 1.5배에서 최고 7.9배나 높다. 게다가 치주염이 있는 임신부는 자간전증 발생 위험이 5.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고, 자연조산이 발생할 가능성도 치주염이 없는 임신부보다 배 가량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또 치주질환을 앓는 임신부는 그렇지 않은 임신부에 비해 저체중아를 조기 출산할 수 있는 가능성이 7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구강건강전문업체의 설문조사(임산부 564명 대상)에서 잇몸이 붓거나 염증, 출혈, 통증, 치아 흔들림 등을 경험한 임신부가 82%에 달했다. 임신 전에는 이상이 없었는데 임신 후 이상이 생긴 사례도 18.2%로 나타나 임신 전후 구강건강관리의 중요성을 그대로 보여줬다.

	건강한 치아(위 사진), 임신성 치은염

이제 임신성 치은염은 별도의 질환명이 있을 정도로 누구나 쉽게 걸릴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따라서 임신 전에 잇몸치료(스케일링)와 불소도포시술 등 적절한 치료로 임신성 치은염을 예방하는 게 좋다.

임신 중에는 불규칙한 식사, 입덧 등으로 구강환경이 열악해지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칫솔질을 꼼꼼하게 해야 한다. 임신 기간에는 양치시간을 평소보다 늘려 약 4~5분간 양치질을 하는 게 도움이 된다. 임신 중이라도 임신 3개월 이후부터는 간단한 잇몸치료가 가능하다.

지역 보건소에서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이 함께 운영하는 임신부 대상 맞춤형 치주관리 서비스(헬로, 베이비!)를 이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 서비스는 임신부의 구강상태 점검 및 치주 검사, 치실·치간칫솔 사용법 교육, 전문가 칫솔질(와타나베), 스케일링 등을 제공한다. 전문가 칫솔질은 치아 사이에 낀 음식물을 칫솔모로 밀어내 없애는 방식으로, 만성치주염에 효과적이다.


# 가임기 여성 90% 충치 겪어

- 2명중 1명은 스케일링 필요

가임기 여성의 치주질환도 조산이나 저체중아 같은 비정상적인 출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그러나 구강건강 관리 실태는 저조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자료(국민건강영양조사 제5기 1차년도 2010년)에 따르면 국내에서 가임기 여성의 영구치 우식(충치가 되는 증상) 유병률은 19~29세 35.3%, 30~39세 34.1%로 나타났다. 특히 영구치 우식 경험률은 19~29세 93.7%, 30~39세 91.6%에 달한다. 가임여성 10명 중 9명은 최소 하나 이상의 우식 경험 치아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

또 우리나라 가임기 여성 2명 중 1명은 치주질환의 원인 중 하나인 치석을 제거하기 위해 '치면 세마'(스케일링)를 받아야 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비해 가임기 여성의 구강검진율은 약 20%로 건강검진 수진율(약 30%)보다도 낮은 수준이다.


◇임신기 구강건강 관리수칙

1. 치아는 하루에 두 번 이상 잇몸을 마사지하면서 닦는다

2. 잇몸병 예방을 위해 치과기관을 방문해 치석 제거와 전문가 칫솔질 등을 받는다

3. 매일 치실과 치간 칫솔(사진)을 사용해 치아 사이를 닦는다

4. 임신기 잦은 간식 섭취는 치아우식증(충치) 발생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으므로 간식 섭취 후 가능한 칫솔질을 하고, 여건이 안 되는 경우 물로 깨끗이 헹군다

5. 입덧으로 인한 구토를 한 경우, 위산에 의한 치아부식증(치아 녹아내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즉시 물로 헹구어 구강 내에 산(酸) 성분이 남지 않도록 한다

6. 임신기의 태아는 엄마에게서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받으므로 엄마의 균형 잡힌 음식 섭취는 매우 중요하다 ※자료 : 한국건강증진개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