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무증상 무심코 넘어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술을 많이 마시지 않은 사람의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질병이다. 요즘 국내에서 급격히 증가하는 간질환 중 하나다. 대부분 무증상이고, 전 인구의 10~20%에서 지방간이 동반된다. 이 때문에 건강검진으로 진단을 받아도 무심코 넘어가기 쉽다.

그런데 이 같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고혈압 발생 위험도를 크게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25일 강북삼성병원 종합건진센터 박성근 교수팀에 따르면 경희대 류재홍 교수, 상지대 함우택 교수팀과 함께 2005년 건강검진 당시 '전고혈압'(고혈압 전단계)이나 고혈압이 아닌 것으로 진단됐던 남성 1만1350명을 5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중증 지방간 환자일수록 고혈압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들을 비알코올성 지방간 상태에 따라 정상(비알콜성 지방간이 없는 상태), 경증, 중등도(중증) 등 3개 그룹으로 나눠 평가했다. 그 결과 5년 이내 전고혈압 발생률이 정상 그룹은 55%인데 비해 경증 지방간 그룹은 63.7%,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그룹은 70.3%로 크게 높아졌다. 특히 고혈압 발생 위험도는 중등도 이상의 지방간 그룹이 정상 그룹보다 1.6배 가량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존재만으로도 고혈압 전단계인 전고혈압의 위험률이 증가함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다른 만성 간염처럼 지방간염(간세포가 파괴되는 염증상태)을 거쳐 간경변(간 조직이 섬유화되고, 간 기능이 떨어지는 상태) 또는 간암으로도 진행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을 예방하려면 체중 감량, 정기적 운동, 식습관 개선 등이 중요하다. 이미 진단된 환자들도 생활습관 개선과 함께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질병의 발생 유무를 정기적으로 검사받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