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땀 흘리고 단시간 1ℓ 이상 벌컥
- 염분 낮아져 '저 나트륨증' 우려
- 세포부종 생기고 사망 이를 수도
- 만성 신장질환자 특히 주의해야
- 과일·채소 등 함께 보충해 예방

우리 몸속 성분 중 가장 많은 것은 물이다. 몸에 물이 2% 정도 부족해도 피가 진해지고 염도가 높아진다. 이에 갈증을 느끼고 물을 찾게 된다. 덥고 습한 여름에는 땀으로 수분이 많이 배출되면 탈수증이 생길 수 있다. 만성 수분 부족은 피부 탄력 및 면역력 저하, 피곤, 변비 등을 초래하고 요로결석 등의 원인이 된다. 하지만 물을 과다 섭취해도 병이 생길 수 있다. 물 중독증이 그것이다.

동의의료원 곽호섭(비뇨기과) 과장은 "몇 년 전 마라톤을 하던 선수가 숨지는 사고가 있었다. 탈수가 아닌 수분 과다 섭취가 원인이었다. 땀을 많이 흘린 뒤 단시간에 물을 과다하게 마셨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곽 과장의 도움말로 여름철 탈수와 물 중독증에 대해 알아봤다.

땀은 단순한 물이 아니라 노폐물과 전해질, 염분을 지니고 있다. 그래서 땀에 의한 수분 손실을 물로만 보충한다면 몸속 염분이 낮아지는 '저 나트륨증'이 생긴다. 나트륨은 몸의 삼투압을 조절하는데, 물을 갑자기 많이 마셔 피에 물 농도가 높아지면 이는 세포조직으로 이동해 세포부종이 생기게 된다. 아울러 폐부종과 뇌부종으로 숨이 차고, 두통, 구토, 어지러움 등을 유발하고 최악의 경우 사망에 이른다.

탈수로 인해 갈증을 느끼고 소변량이 적어질 때 몸속 수분은 2~5% 배출된 상태다. 양으로 따지면 100~300㏄ 정도로, 그렇게 많지 않다. 그런데 이를 보충하려고 1시간 내에 1ℓ 이상의 맹물을 들이키면 물 중독증을 일으킬 수 있다.

물 중독증을 초래하는 약물도 있다. 마약인 엑스터시와 야뇨증 치료제(소변을 만들지 않게 하는 호르몬약물)가 그것이다. 엑스터시는 환각과 갈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국에서는 엑스터시 복용 후 물 중독증으로 사망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곽 과장은 "야뇨증 환자의 경우 잠 자기 2시간 전부터 수분 제한과 항이뇨 호르몬제를 처방하는데, 만약 환자가 항이뇨 약물에 의해 소변이 만들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물을 과다 섭취하면 몸에 물이 차서 물 중독증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물 중독 증상이 생기면 더 이상 수분 섭취를 중단하고 병원에서 치료를 받아는 게 좋다고 곽 과장은 덧붙였다.

건강한 사람은 몸의 필요량보다 다소 많은 물을 마셔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신장(콩팥)에서 필요 이상의 물은 소변을 통해 몸 밖으로 내보낼 수 있어서다. 그러나 심부전 및 신부전 환자의 경우 너무 많은 수분 섭취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동의의료원 오유정(신장내과) 과장은 "만성 신장질환자는 소변량이 많지 않아 대체로 이뇨제 등을 복용하는데, 수분 섭취가 많아지면 복용하는 약으로도 소변량을 조절할 수 없게 된다"는 말했다. 게다가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수분 축적으로 인해 전신 부종, 혈압 상승, 호흡 곤란 등이 심해질 수 있다고 오 과장은 지적했다.

그렇다면 여름철 올바른 수분섭취 방법은 무엇일까. 곽 과장은 "볕이 뜨거운 낮에는 과도한 신체활동을 피하고, 땀을 많이 흘리면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되 200㏄ 정도를 20~30분 간격으로 자주 마실 것"을 권했다. 갈증이 난다고 단시간 내 과다하게 마시는 것은 금물이라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물만으로 수분을 보충하지 말고 이온음료나 수분이 많은 채소·과일을 같이 먹으면 전해질 불균형으로 인한 물 중독증을 예방할 수 있다. 커피나 콜라 등 카페인이 많은 음료와 술은 이뇨작용 때문에 소변을 많이 만들어내 탈수를 더 조장할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 고혈압 치료제+자몽주스, 신장질환자+칼륨 많은 과일은 '독'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고혈압 치료제와 항히스타민제 성분이 든 콧물감기약, 알레르기 약 등을 복용할 경우 자몽 주스와 함께 먹지 말아야 한다. 자몽 주스가 이들 약물의 흡수를 도와 약의 혈중 농도가 갑자기 증가하거나 약물 간 대사를 방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알루미늄은 몸 안에 흡수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알루미늄이 든 제산제(制酸劑)를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으면 알루미늄 성분이 체내 흡수될 수 있다. 따라서 제산제를 복용할 때는 오렌지 주스와 함께 먹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식약처는 강조했다. 제산제는 위산이 너무 많아서 생긴 위산과다증이나 위궤양, 샘창자 궤양 등을 치료하는 약이다.

이와 함께 신장질환자는 수박과 참외 등 칼륨이 많이 든 과일이나 과일주스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수분과 전해질(칼륨·나트륨 등)을 배출하는 능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이들 제철 과일을 무턱대고 먹었다가는 고칼륨혈증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고칼륨혈증에 걸리면 근육의 힘이 약해져 손발이 저리고 다리가 무거워질뿐 아니라 심장에 부정맥이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신장질환자는 생과일보다 통조림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칼륨을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식약처는 조언했다. 다만 통조림의 경우 생과일에 비해 대체로 당분 함량이 높은 점은 주의해야 한다.

혈중 나트륨의 정상 수치 137~150㎜ol/ℓ - 이 수치가 130㎜ol/ℓ미만이면 저나트륨증(물 중독증)

하루 적당한 물 섭취량(일반인) : 1~2ℓ

여름철 신장질환자 수분섭취 관련 요령 - 작은 컵을 이용해 입안에 머금고 음미하면서 마신다 - 갈증이 나면 얼음 이용. 적은 양으로 입안을 시원하게 해준다 - 입이 건조할 때 양치질을 하거나 물로 입안을 헹군다 - 짭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은 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