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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칼럼] '거리의 지뢰' 볼라드

  • 디지털콘텐츠팀 inews@kookje.co.kr
  •  |   입력 : 2013-03-12 19:24:16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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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거리의 지뢰'란 이름으로 뉴스에 자주 등장하는 볼라드는 차량 진입 억제용 말뚝이다. 각 지자체에서 볼라드를 적법하게 설치하였으면 '거리의 지뢰'라는 별명은 붙지 않았을 것이다. 볼라드는 불법 주·정차 등을 막기 위해 차도와 인도 경계에 세운 둥근 모양이다. 비장애인이라도 무심코 걷다 볼라드에 걸려 넘어질 뻔한 경험이 한 두 번쯤 있을 것이다. 특히 시각장애인에게 볼라드는 오히려 보행 안전을 위협하는 지뢰라고 불릴 만큼 공포의 대상이다.

볼라드를 설치하려면 국토해양부 교통안전복지과에서 주관하는 교통 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라야 한다. 보행자의 안전하고 편리한 통행에 방해되지 않는 것이 가장 우선이다. 또 밝은색의 반사 도료 등을 사용해 쉽게 눈에 띄도록 해야 한다. 말뚝의 크기와 설치 간격도 정해져 있다. 또 볼라드 앞 30㎝ 앞에는 시각장애인이 충돌 우려가 있는 구조물이 있음을 미리 알 수 있도록 점형 블록을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주위를 둘러보면 볼라드가 잘못 설치되어있는 것들이 너무 많다. 평소 필자가 자주 이용하는 횡단보도만 봐도 그렇다. 각 지자체가 규정을 무시하고 설치해 놓은 것이다. 현재 전국적으로 설치된 볼라드는 높이 50㎝로 낮고, 대부분 재질도 단단한 화강암으로 만들어져 있다. 모양도 각양각색이다. 둥근 모양도 있고, 사각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으며, 높이 또한 제각각이다.

시설설치 담당자가 국토해양부에서 정해 놓은 규격 제품을 시공·설치하면 되는데 이 규정을 무시하고 업체의 말만 믿고 설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하기에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경기도 안산시에 사는 김모 여성시각장애인이 무분별하게 설치된 볼라드에 걸려 넘어져 사고를 당해, 사고 책임을 놓고 안산시와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밖에 자전거 전용도로에도 볼라드가 설치되어 있는데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이 볼라드를 피하지 못하고 볼라드에 부딪히는 사고 역시 종종 발생하고 있다. 어린이가 낮게 설치된 볼라드에 걸려 넘어지는 사고도 생기고 있다.

각 지자체의 설치 담당자들이 국민의 세금인 예산을 잘못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볼라드를 잘못 설치하여 재시공하는 데 드는 비용이 서울시만 따져도 60억 원 가까이 된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를 전국으로 따져보면 그 예산은 어마어마한 액수가 될 것이다. 예산 낭비뿐 아니라 그로 말미암아 피해를 보는 장애인, 비장애인까지 합치면 그 심각성은 더하다.

앞으로 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의 높이는 보행자의 안전을 고려하여 80~100㎝로 하고, 지름은 10~20㎝, 말뚝의 간격은 1.5m 안팎으로 정했으면 한다. 또 말뚝의 소재는 보행자가 혹시나 부딪쳤을 때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하되, 속도가 느린 자동차의 충격에 견딜 수 있는 강도도 갖춰야 한다. 말뚝의 0.3m 앞에는 시각장애인이 충돌할 우려가 있는 구조물이 있음을 미리 알도록 점형 블록을 설치해야 하는 것도 빼놓지 말아야 한다.

각 지자체는 보행 약자의 안전사고를 미리 방지하고 시각장애인과 어린이 노인, 자전거를 즐기는 이까지 배려하는 정책을 폈으면 한다. 그래야 무장애(배리어 프리)사회로 가는 첫걸음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김명근 부산지체장애인단체협의회장·부산장애인편의시설설치시민촉진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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