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동 노동 없는 민주적 협동조합
- 사회적 책임 다하며 생산한 원두
- 아름다운가게 운영 웹사이트 등
- 온라인에서 쉽게 구할 수 있어
연말, 연초에는 선물할 일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한 해 동안 감사했던 분들에게 정성을 담은 선물을 주고 받곤 한다. 선물을 고를 땐 받을 사람의 취향부터 챙기게 된다. 그리고 의미를 담는다. 마지막으로 가격을 생각한다. 너무 부담되면 주는 사람이나 받는 사람 모두 불편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절차가 소비라는 행위에 포함된다. 다른 때보다 유난히 소비가 잦아지는 이맘때 윤리적인 소비가 어떤 것인지에 대해 부산공정무역연구회 박재범 고문에게 들어봤다.
■윤리적 소비란 무엇일까
#1. 커피숍에서 한 고객이 에스프레소(3000원) 한 잔을 주문했다. 그리곤 따뜻한 물 한잔은 머그컵에 담아달라고 부탁한다. 그리고는 에스프레소를 머그컵에 부어 아메리카노(4000원)로 만들어 마신다. 이 고객의 소비행위는 정당한가?
#2. 커피숍에 고객 12명이 들어와 각각 다 한 잔씩의 음료를 주문했다. 그리고 30분쯤 있다가 3명의 일행이 더 들어왔다. 나중에 온 3명의 일행 중 1명 만이 아메리카노 커피를 주문했다. 그리고는 커피 리필을 부탁했다. 이 커피숍에서는 커피를 주문한 사람에 한해 1번 1000원의 서비스 요금을 받고 리필을 해준다. 하지만 커피숍 주인은 이를 거부했다. 손님들은 이렇게 많은 사람이 왔는데 그 정도도 서비스를 못하느냐며 화를 냈다. 손님과 주인 중 누가 정당할까?
#3. 한 아가씨가 커피숍에서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해 다 마셨다. 그리곤 리필을 부탁했다. 리필 가격과 커피 가격을 다 지불하고선 리필한 커피를 자신의 텀블러(휴대용컵)에 담아 가게 앞으로 데리러 온 남자친구에게 내밀었다. 이 아가씨의 소비 행위는 공정할까?
박 고문은 세 가지 질문에 대해 '공정하지 못하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 사례에서 에스프레소는 3000원, 아메리카노는 4000원이다. 에스프레소 가격만 지불하고 아메리카노를 마셨으니 고객은 1000원을 아낀 셈이다. 하지만 이는 공정한 소비가 아니다. 자신이 구매한 만큼의 가치만을 얻는 것이 구매자나 판매자에게 공정하다.
두 번째 사례에서도 마찬가지다. 주인이 리필을 거부한 이유는 리필로 주문하지 않은 손님 2명이 나눠마실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도 불공정하기는 마찬가지다. 두 사람이 아메리카노 두 잔을 마시려면 8000원을 내야한다. 그런데 두 사람이 5000원에 아메리카노 두 잔을 마셨으니 윤리적이지 않다.
윤리적인 소비는 판매자가 적절한 재화를 제공하고 구매자가 그에 걸맞은 가치를 지불할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커피숍에서 커피를 한 잔 마시는 것에는 재료인 커피와 물, 그것을 만드는 커피숍 직원의 노동, 좋은 음악과 따뜻하고 편안한 공간, 화장실 사용까지 다 포함된다. 이 모든 것이 커피 한 잔의 가격에 포함된 것이다. 그런데 커피를 주문하지 않고 나머지만 사용한다면 이는 주인에게 그 부담을 떠넘기는 것이 된다.
박 고문은 2009년 9월 금정구 장전동에 '구름나무커피'라는 커피숍을 열고 현재도 운영 중이다. 가게를 열기 전부터 공정무역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이듬해인 2010년 1월 공정무역에 대해 공부할 수 있는 스터디그룹 '공정무역 윤리적 소비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스터디 그룹으로 시작됐던 것이 올해 초 '부산공정무역연구회'로 거듭나고, 지난해는 부산대 내에 '공정무역 동아리'를 만드는 것까지 확장됐다. 2013년에도 공정무역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세미나를 늘려갈 예정이다.
박 고문은 "가격만으로 모든 소비행위를 결정한다면 서비스나 물건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나도 한때는 작은 전자제품 하나를 사려고 인터넷 최저가를 찾아 2시간씩 웹서핑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에 대해 눈을 뜬 뒤로는 절대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 물건을 최저가보다 좀 비싸게 사더라도, 검색에 열을 올릴 2시간 동안 내가 행복할 수 있는 다른 일을 하는 것이 훨씬 가치 있다는 설명이었다.
■공정무역 상품 구입할 수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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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산공정무역연구회 박재범 고문이 금정구 장전동 '구름나무커피'에서공정무역과 윤리적 소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공정무역 상품을 연말, 연시 선물로 구입하고 싶다면 온라인에서 쉽게 할 수 있다. 공정무역 제품들도 많지만 사람들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공정무역 커피다. 사고 싶은 커피가 공정무역으로 생산된 것인지를 알고 싶을 때 체크해야 하는 항목들이 있다. ▷민주적으로 조직(커피협동조합)이 운영되는가 ▷아동노동에 반대하는가 ▷남녀가 평등하게 일하는 곳인가 ▷최저가격이 보장되는가 ▷사회적 프리미엄을 갖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이중 사회적 프리미엄은 아이템 별로 물건가격 외에 더 붙는 비용이다. 이 비용으로 협동조합이 자신들의 공동체를 위해 다리를 짓거나 학교를 만드는 등 공공선을 위해 쓰고 있는가를 살펴야 한다는 내용이다.
아름다운가게가 운영하는 아름다운커피(www.beautifulcoffee.com)에서는 100% 유기농 아라비카 커피를 구매할 수 있다. 여기서는 네팔 페루 우간다의 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커피와 함께 초콜릿 홍차 머그잔 커피용품 등도 살 수 있다. 아이쿱생협연대(www.icoop.or.kr)에서는 라오스 커피를 내놓고 있다. 원두커피뿐 아니라 믹스커피도 공정무역 커피를 사용해 만들어진 제품을 살 수 있다. 피스커피(www.peacecoffee.co.kr)는 동티모르의 커피를 팔고 있다. 원시림에서 자란 커피나무이므로 농약, 화학비료 등 인공적 재배행위가 없이 100% 수작업으로 작업해 내놓고 있다. 카페 티모르(www.cafetimor.com)에서도 동티모르 커피를 판매한다. 피스커피와 카페 티모르 모두 동티모르의 평화재건에 도움을 주고 있다. 공정무역가게 울림(www.fairtradekorea.net)에서는 라오스 커피와 함께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들을 판매한다. 수공예 나무 장난감, 축구공, 목도리 등도 구매할 수 있다.
박 고문은 "다양한 공정무역 상품이 있지만 커피를 예로 들었을 때 공정무역 커피니까 무조건 사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며 "맛있는 커피인데 알고보니 생산과정이 공정해 그 지역의 커피 농부들에게도 도움이 되더라. 그러면 계속 이 커피를 마시게 되고 지속적인 소비로 이어지면 제대로 된 공정무역의 단계"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