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에게 늘 강조합니다. 나는 아침마다 천국으로, 극락세계로 출근한다는 기분을 가지라고 말입니다. 직장생활이 즐거워야 신바람이 나는 조직문화가 만들어지고, 그래야 고객중심의 섬김경영을 할 수가 있지요. 저희 병원은 수도권 병원들과 비교해 의료수준에서는 별 차이가 없다고 봅니다. 그러면 어떤 방법으로 그들을 이길 수 있겠습니까. 비결은 결국 친절 마인드입니다."

김상범(54·사진) 동아대의료원 원장. 말을 시작하면서부터 '펀(fun) 경영'을 화두로 내놨다. 말 그대로 구성원 서로가 이해하면서 같이 어깨동무를 하고 신명나는 직장을 만들어 보자는 뜻이다. 지난 3월 취임한 김 원장은 그 때부터 자신의 어깨를 낮추고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자신들이 일하고 있는 병원이 단순히 직장이 아니라 집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김 원장은 부산지역 각 대학병원의 수장들 가운데 가장 젊다. 때문에 젊은 경영을 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마침 동아대의료원은 올해로 개원 21주년이 됐다. 50~60년 전통을 지닌 타대학병원의 연륜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이제 성년이 된 병원이기에 오히려 혈기왕성하게 일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이는 실적으로도 증명된다. 동아대의료원은 지난해 지방 사립병원으로서는 처음으로 '부산·울산권역 심뇌혈관센터'로 선정돼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여기에는 전문의가 24시간 자리를 지키면서 환자를 집중치료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된다. 지난 7월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료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의료의 질을 한층 더 높일 수 있는 센터동 건립도 현재 진행 중에 있으며, 종이문서가 없는 'U-Hospital' 구축을 위한 작업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동아대의료원은 개원 20여년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문화와 특성화, 선택과 집중으로 짧은 시간 내 자리를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병원도 내과니 외과니 하는 과개념을 떠나 분야별로 질환중심센터로 운영되는 것이 추세입니다. 저희 병원도 일찍부터 이런 점에 눈을 돌렸습니다. 로봇수술센터만 해도 지난 2007년 저희 병원이 한강 이남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개설했습니다."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때 선수촌 병원장으로 근무한 이색 경력도 갖고 있는 김 원장은 재활의학과 전문의답게 운동선수들의 재활에도 일가견이 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나 프로축구 부산아이파크 등의 선수들도 김 원장을 자주 찾는다.

김 원장은 다음 목표는 이제 정착단계에 들어간 '펀 경영'을 바탕으로 동아대의료원을 명실상부한 지역 주민의 병원으로 만드는 것이다.

"대학병원의 역할은 다 하고 싶습니다. 신뢰, 봉사, 인간애라는 병원의 모토처럼 지역사회를 위해 베푸는 병원이 돼야죠. 사립대학이지만 의료봉사활동 등 공익성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