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고혈압·중풍·비만과 더불어 대표적인 성인병이다. 당뇨병 진단을 받고 나서야 비로소 혈당을 줄이기 위해 약을 복용하고 현미식과 채식 위주의 식단으로 바꾸고 열심히 운동하는 것은 이미 늦다. 가장 좋은 치료법은 병이 되기 전에 예방하는 것(治未病)이므로 평소 올바른 생활습관으로 당뇨병을 예방해야 한다.
당뇨병은 한의학에서 소갈(消渴)에 해당한다. 소(消)는 소모된다, 갈(渴)은 갈증의 뜻으로 체내 진액을 소모해 갈증이 많아진 병증을 의미한다. 동의보감 '잡병편'에 소개돼 있다.
소갈의 일반적인 치료는 주로 폐(肺)를 기르고 화(火)를 내리며 혈(血)과 진액을 만들어 준다. 치료에 앞서 나타나는 증상을 잘 살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대장에 모두 열이 뭉친 경우 진액과 혈을 마르게 해서 눈이 누렇게 되고 입이 마르고 소화가 잘되어 자주 배가 고프게 된다. 평소 뜨겁고 매운 열성 음식을 줄이고 식사를 천천히 하는 것이 좋다.
심장의 열이 폐로 전해지면 격소(膈消)가 된다. 물을 많이 마시며 음식은 적게 먹고 대변은 정상이고 소변은 맑다. 심장의 열(心火)은 바라는 것이 많고 조급하면 더욱 커지므로 평소 마음을 너그럽게 가지고 욕심을 줄여야 한다. 밤에 일찍 취침해 피로한 심장을 쉴 수 있게 해야 한다.
살찐 사람이 달고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으면 소단이 된다. 달고 기름진 음식은 발산이 안 되고 양기가 밖으로 나가지 않아 내열이 생긴다. 기가 위로 넘쳐 위를 자극하므로 많이 먹고 자주 소변을 보게 된다. 달콤한 빵과 과자, 아이스크림, 설탕이 많은 커피와 음료수를 삼가고 고기는 삶아 기름기를 줄여 먹는 것이 좋다.
폐는 오장육부 중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해 덮개 역할을 한다. 아래가 차면 따뜻한 기운이 폐까지 상승하지 못해 폐소(肺消)가 된다. 마시는 물의 양보다 소변이 더 많아진다. 치료가 어렵고 위험한 지경에 이른 것으로 아래쪽에 있는 신장을 따뜻하게 하는 팔미신기환과 같은 처방을 사용한다.
술이 원인이 된 경우를 주갈(酒渴)이라 한다. 술은 열이 많아 즐겨 마시게 되면 내부에 열이 쌓여 진액이 마르고 물을 찾으며 항상 찬 것을 좋아하게 된다. 오두탕(五豆湯)의 재료인 콩·팥·녹두·칡은 주독을 효과적으로 풀어준다.
과도한 성생활과 최음제의 남용은 진기를 소모하고 열만 왕성하게 한다. 몸이 날로 여위고 소변은 기름 같고 다리와 무릎이 가늘어지고 접촉 없이도 발기돼 정액이 새어나가는 강중증(强中證)이 된다. 강중증은 소갈 중에서도 가장 치료가 어려운 하소(下消)에 해당한다. 금연과 유산소 운동이 가장 좋은 정력제임을 알고 실천해야 할 것이다.
소갈에는 조심해야 할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음주이고 둘째는 성생활이고 셋째는 짠 음식과 밀가루이다. 소갈은 오래되면 옹저(큰 종기)·창병(피부병)·창만·부종·눈병 등 합병증이 생긴다. 예방에 좋은 음식으로 연뿌리·죽순·다래·순채나물·배추·녹두 등이 있다.
칡·인동초·뽕나무·구기자나무·대나무잎·맥문동·오미자 등을 평소 차로 끓여 마셔도 좋다. 황기 뿌리는 창병이 생기려고 하거나 옹저를 앓고 난 뒤 사용하면 좋다.
전수형·동의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