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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오행침…핵심만 짚는다

팔꿈치와 무릎 아래 있는 60개 혈자리에 침 놓아 내부 장기 병증 치료

아픈 부위 직접 시술하는 중국식 침법과 차이

만성·난치병 치료 효과

  • 국제신문
  • 변영상 기자 bys@kookje.co.kr
  •  |  입력 : 2009-04-20 20:33:18
  •  |  본지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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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 오행침은 우리나라에서 발전한 고유의 침법이다. 오행침은 불편한 부위에 침을 놓는 중국 침법과 달리 오수혈(목,화,토,금,수)에 침을 놓아 오수혈과 연결되는 오장육부의 불균형을 바로잡고 질병을 치료한다.

해외환자 유치를 통한 의료관광이 새로운 산업으로 각광받으면서 한국 전통 침술에 대한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최근엔 일본 현지 여행·의료관광업 CEO 등 13명이 동의의료원을 방문, 한국 전통침 시술을 받기도 했다. 한국 전통침의 궁금증을 풀어본다.


한국 전통 오행침의 손바닥 혈자리에 침을 놓는 모습.
■전통침의 역사와 종류

한국 전통침은 오행침이라는 카테고리 안에 사암침법, 일침법, 팔체질침법, 오행화침법 등이 있다. 오행침에 쓰이는 혈자리인 오수혈에 대한 내용은 2000년 전 '난경'이라는 중국 한의학 고전에 처음 나온다. 그러나 이후 오행침 개념은 중국에서 거의 쓰이지 않아 '맹장'처럼 별다른 기능이 없는 흔적기관으로 남게 된다.

이를 한국의 사암도인이 400여 년전 '난경'의 정신을 이어받아 오행침을 체계적으로 정리, 발전시켜 임상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암침법을 만들었다. 오행침이 한국 전통 침법으로 굳어진 게 이런 연유이다. 여기에 근대 김광호 선생이 사암침의 원리를 토대로 일침법을 개발했다. 즉 일침법은 사암침법의 '현대판'인 셈이다.

반면 오행화침법과 팔체질침법은 사암도인의 사암침법과는 전혀 다른 이론으로 오행침을 발전시킨 일종의 체질침법이다. 송재훈 선생이 창시자라 할 수 있는 오행화침법은 체질을 5개로, 권도원 선생이 만든 팔체질침법은 체질을 8개로 분류해 치료한다. 문파와 이론은 다르지만 이들 전통 침법 기본원리는 오행침이고, 방법적인 측면에서 모두 오수혈을 이용해 시술하는 게 공통점이다.

■오수혈이란

인체에는 12줄의 거대한 신경·혈관 연결망이 뻗어있는데 이를 '경락'이라 한다. 모든 장부 조직과 서로 연결돼 있으며 여기로 기(氣) 라는 것이 흐른다. 이 경락에는 '침 놓는 자리'인 경혈이 있다. 경혈은 흐르는 기가 쉬어가거나 각 장부 조직이 만들어낸 기운이 모이는 버스정류장 같은 곳이다. 우리 몸에 병이 생기면 경혈에 침을 놓아 막혔던 기를 소통시키고 부족한 기를 보충한다.

십이경락에는 인체의 중요한 장기인 간장, 심장, 비위, 폐, 신장과 직접 연결돼 장기의 특성을 가장 정확히 다스리는 60개(경락당 5개)의 혈자리가 있는데 이를 오수혈이라 한다. 많은 사람과 물동량이 모이는 기차역처럼 우리 몸에서 가장 비중 있는 혈자리로, '장부혈'로도 불린다.

오수혈은 팔꿈치와 무릎 아래에만 있으며, 그 자리를 정확히 자침해 내부장기의 병증을 치료하게 된다. 허리가 아프다고 허리에 침을 놓거나, 배가 아프다고 배에 침을 놓지는 않는다. 어떤 병증이건 손발에 있는 오수혈에 자침해 병을 다스린다. 가령 심장에 문제가 있으면 심장과 연결된 손바닥 내 '소부'라는 혈자리에 자침을 하는 것이다.

이것이 중국식 침법과 다른 점이다. 중국식 침법은 '어디에 침을 놓으면 어디가 좋아진다'는 체침이론에 근거해 아픈 부위에 직접 시술하는 게 특징. 머리가 아프면 머리에 시술을 하는 방식이다. 중국 침은 또 자극이 상당히 강하고 자침하는 침의 개수가 많다. 보통 한 번 시술에 30~50개를 사용한다. 반면 한국 전통침은 적게는 2개, 보통은 4~6개, 많으면 8개 정도이다.

■전통침의 치료 영역

오수혈을 이용하는 한국 전통침은 발목을 삐거나 식체, 속쓰림, 감기 등 가벼운 증상뿐만 아니라 만성병과 난치병을 다스리는데 주로 쓰인다. 특히 중증이상의 병증으로 갈수록 치료 효과가 두드러진다. 만성두통 및 어지럼증, 만성기관지염, 만성호흡곤란, 비중풍성 또는 중풍성 보행장애, 관절염·오십견 등 퇴행성 질환 등이 그런 범주이다. 또 병원 검사에서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환자가 불편함을 호소하는 경우 큰 효과를 발휘하는 침법이다.

동의한의대 감철우 교수는 "두통의 경우 아픈데도 검사상 이상이 없어 20~30년을 진통제로 때우는가 하면 약물 중독형이나 어떤 약물로도 진정되지 않는 사례가 의외로 많은데 이런 환자를 오행화침법으로 치료하고 있다" 며 "오수혈은 강력하며 그 반응도 정확하고 신속하다"고 밝혔다. 오행침의 결과로 폐암 말기환자의 암 크기가 줄고 전이가 없어져 6년이 지난 지금까지 생존하거나, 루게릭병 같은 불치병의 증세 호전 또는 악화속도를 제한한 임상사례(이상 대한한방내과학회 논문)도 있다. 도움말=감철우 동의대 한의과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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