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문을 연 장애인 평생교육원에서 수강생들이 컴퓨터 교육을 받고 있다.

교육 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과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전문적인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장애인 평생교육원이 부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부산 장애인정보화협회(협회장 장민호)는 해운대구 석대동에 장애인 평생교육원을 마련, 지난 5일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장 협회장은 "일반인들도 나이가 들면 배움의 기회를 얻기 어려운데 하물며 배움이 절실한 장애인들이 사회생활에서 필요한 평생교육을 받을 수 있는 장이 전혀 없었다"며 "부산에서 처음으로 문을 여는 장애인 평생교육원인 만큼 장애인들에게 필요한 다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 데 온 힘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장애로 이동과 편의시설 이용 등은 물론 교육 참여의 제약이 많고 교육수준이 낮은 장애인들이 자기적성과 능력에 따라 다양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고 사회발전에 참여하면서 자아실현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을 받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육 프로그램과 인원

장애인 평생교육원은 기존 부산 장애인정보화협회 사무실에서 장애인의 컴퓨터·휠체어 수리 교육, 주민·장애인 컴퓨터 강좌 및 노래교실, 주민·장애인 탁구 교실 등의 프로그램을 개설, 올 연말까지 모두 700여 명을 교육할 예정이다. 강좌와 인원은 학기 중 수강생들의 요청에 따라 확대할 계획이다. 예상 소요예산은 5200여 만 원이다.

현재 부산 장애인정보화협회에서 사용 중인 컴퓨터는 학교나 관공서 등에서 3~5년씩 사용한 불용 컴퓨터들이다. 평생교육원 측은 신체적 장애로 일반적인 경쟁력이 떨어지는 장애인들이 불용 컴퓨터 수리와 업그레이드 기술을 습득해 제3세계로 수출하고 그 수익금으로 자립 기회를 얻자는 취지에서 컴퓨터 수리 교육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전동휠체어 수리 및 정비도 반드시 필요한 교육이다. 1, 2급 중증장애인(부산 3만8000여 명)을 대상으로 정부가 지원한 수백만~1000만 원대의 전동휠체어와 전동스쿠터가 보급 3년이 지나면서 잦은 고장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한 상태이기 때문. 전동스쿠터의 경우 5년이 경과해야 재보급을 받을 수 있어 애프터서비스가 절실하지만 적은 수요와 고가의 수리 비용으로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부산 장애인정보화협회 김대현 사무국장은 "전동휠체어 바퀴 하나가 20만 원, 공기방석이 45만 원, 배터리가 30만~40만 원 선으로 몇몇 수리 업체들이 폭리를 취하고 있다"며 "간단한 조작원리만 알면 해결할 수 있는 잔고장도 수십만 원씩의 수리비를 내야 고칠 수 있으니 집마다 전동 휠체어는 창고에 두고 일반 휠체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평생교육원은 장애인 스스로 휠체어와 전동스쿠터 수리를 배워 자립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 외 지역주민과 장애인이 교육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만나 유대관계를 다지는 다양한 문화강좌도 마련해 놓고 있다.

한편 부산시와 부산 장애인정보화협회는 지난해 연말 부산시청 대강당에서 장애인과 보호자, 자원봉사자 등 5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장애인 평생교육원 설립 및 정보화 교육수료식을 가졌다. (051)528-76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