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 임신·출산 경험 통해
- 괄약근·골반근육·골반인대 등
- 장기 손상되거나 기능 약해진 탓
- 나이 들면서 증상 더 두드러져
- 요실금, 케겔·행동치료로 완화
- 변실금, 괄약근 교정·성형 가능
- 골반장기탈출증 고령화에 증가
- 질·하복부 압박감 지속땐 수술을
- 항문거근증후군 배변 못해 통증
- 보톡스 주사로 과민 반응 줄여
‘나도 모르는 새 소변을 지리고, 대변으로 속옷을 더럽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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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대 해운대백병원 오철규 교수가 고령 여성환자의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해운대백병원 제공 |
요실금 변실금 등으로 대표되는 골반질환을 호소하는 여성이 의외로 많다. 이들은 불편하지만 수치심에 병원 가기를 꺼려 치료를 받지 않고 혼자 속앓이를 하거나, 병원을 가고 싶어도 무슨 과에서 진료를 받아야 할지 몰라 망설인다. 여성 골반질환은 자연분만 때 괄약근이나 직장이 손상된 이후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증상을 보인다. 괄약근이나 골반근육, 골반인대가 약해지면서 골반장기가 제 위치보다 아래쪽으로 내려오면서 각종 질환을 유발하는 것이다. 주로 노년기 여성에게서 발생하는 골반질환의 모든 것을 비뇨의학과·대장항문외과·산부인과 전문의로부터 들었다.
■요실금-비뇨의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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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운대백병원 비뇨의학과 오철규, 대장항문외과 정원범, 산부인과 정철회 교수(왼쪽부터). |
비뇨의학과가 다루는 여성 요실금은 운동이나 재채기, 기침을 할 때 요누출이 일어나는 ‘복압성 요실금’과 소변을 참치 못해 발생하는 ‘절박성 요실금’이 있다. 소변검사와 배뇨 후 잔뇨검사, 요역동학 검사로 진단한다. 요실금이라면 먼저 생활습관 개선, 방광 행동치료, 골반저근운동(케겔)을 한다. 방광 행동치료는 탄산음료나 염분이 강한 음식의 섭취를 제한하고, 소변이 마려워도 참도록 해 배뇨 간격을 2, 3시간마다 늘리는 훈련을 말한다. 증세가 심하면 수술을 한다. 특히 복압성 요실금은 수술 후 완치율이 90% 내외로 많은 환자가 수술을 선택한다.
■골반장기탈출증-비뇨의학과·산부인과
골반장기탈출증이란 골반장기가 밑으로 쳐지면서 질쪽으로 방광 질 자궁경부 직장이 돌출되는 질환이다. 골반 장기를 지지하는 근육이나 근막, 인대가 손상돼 발생한다. 사회가 고령화하면서 환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많은 환자가 덩어리 같은 것이 아래로 내려오는 느낌이 들고, 기침이나 무거운 물건을 들 때 이런 증상이 심해진다고 호소한다. 빈뇨나 절박뇨, 요실금 같은 요저장장애, 배뇨장애가 동반된다. 질 부위에서 압박감과 중량감이 들고, 하복부 불편감이 지속된다.
이런 골반장기탈출증이 비교적 가벼우면 ‘페사리’라고 하는 도넛 모양의 실리콘 기구를 질내 장치하는 방식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대개는 탈출증이 심해 병원을 찾으므로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탈출 부위에 따라 달라진다. 자궁탈출증이라면 질식 자궁절제술, 방광탈출증은 방광류 교정술과 질 주위 복원술, 직장탈출증은 직장류 교정술을 시행한다. 최근에는 로봇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최소 침습 골반장기탈출증 교정술’이 활발히 진행된다. 만약 이전에 자궁절제술을 받은 여성에게서 질천장탈출증이 생기면 수술은 좀 더 까다롭다. 빠져나온 질 봉합 부위인 질천장을 이전 위치로 복원시키기 위해 인대, 뼈, 결합 조직에 고정시키는 난도높은 수술로 복강경을 이용해 할 수 있다. 비뇨의학과와 산부인과에서 진료한다.
■요생식기 누공-비뇨의학과
비뇨의학과가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병인 요생식기 누공으로는 방광 질루(방광과 질 사이에 누관이 생겨 소변이 질 쪽으로 흘러나옴), 요관 질루(요관과 질 사이 누공), 요도 질루(요도와 질 사이 누공), 방광 장루(방광과 장 사이 누공)가 있다. 대부분 감염증이나 방사선 치료, 이전의 골반 수술에 의해 2차적으로 발생한다. 수술은 먼저 두 공간을 완전히 분리하고, 그 다음은 재발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직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재발율이 높아 무엇보다 수술 후 관리가 중요하다. 최근 로봇을 이용한 ‘방광 질루 교정술’이 매우 높은 성공률과 낮은 재발율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
빈뇨와 요절박 증상을 주로 보이는 과민성 방광은 약물치료를 우선으로 한다. 만성 골반통이나 배뇨통을 주 증상으로 하는 간질성 방광염, 만성방광염, 방광통증증후근은 1차적으로 약물치료를 하나, 개선이 없다면 수술 단계로 넘어간다.
■직장류와 직장중첩증-대장항문외과
직장류는 직장을 감싸는 벽, 특히 고령여성의 경우 직장과 질 사이의 벽이 얇아져서 배변 때 직장이 질 쪽으로 늘어나서 생긴다. 배변곤란증이나 변비, 뒤무직(금새 대변을 볼 것 같아 자주 화장실로 가나 시원히 나오지 않고 뒤가 무거운 느낌) 느낌이 난다. 직장중첩증은 직장이 골반에서 겹쳐져 배변곤란과 변비를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식이요법이나 약물투여 등 치료를 시행하나 호전되지 않는다면 얇아진 직장 벽을 보완하거나 직장을 복강 내에서 끌어올려 직선화하는 수술을 진행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대장항문외과를 찾으면 된다.
■변실금-대장항문외과
보통 자신이 모르는 사이에 대변이 나오거나, 대변이 잘 참아지지 않거나, 방귀를 뀌는데 대변이 묻어나오는 상황을 ‘변실금’이라고 한다.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여성이 노년기에 들어 변실금을 호소하는 사례가 많다. 변실금은 골반 근육이 약해지면서 생긴다. 대장항문외과는 식이요법과 함께 변 팽창성 약물 및 지사제 등을 써 변을 단단하게 만드는 치료를 한다. 회음부 및 생체되먹임(바이오피드백·풍선을 이용해 괄약근 움직임을 조절, 스스로 변을 배출시키도록 함) 치료 같은 골반강화운동을 병행한다. 전기 자극치료를 시행하기도 한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항문괄약근이 손상됐다고 판단, 괄약근 교정술 및 성형술을 시행한다.
■항문거근증후군-대장항문외과
골반이 약해진 사람, 특히 출산력이 있는 여성에게서 자주 발생한다. 항문을 받쳐주는 근육에 문제가 생겨 배변감은 항상 들지만 배변을 못하고 통증이 유발되는 질환이다. 만성통증으로 이어지기 쉬우며, 우울증과 연관이 있을 정도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보통 식이요법을 병행한 생체되먹임 치료를 시행한다. 보톡스 주사로 과민 반응과 경련을 줄이기도 한다. 대장항문외과가 전문적으로 이 질환을 다룬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
도움말=인제대 해운대백병원 비뇨의학과 오철규, 대장항문외과 정원범, 산부인과 정철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