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아티스틱스위밍 대표주자
- 2월 세계선수권 2개 종목 10위
- 허윤서와 12년 만에 출전 티켓
- 높게 떠오르는 부스트 기술 일품
“(이)리영이의 성장 과정을 보신 분들이라면 올림픽 출전이 예견된 결과라고 느낄거예요. 중학생 때부터 훈련 도중 기절할 정도로 수영에 진심이던 리영이의 첫 올림픽을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2024 파리 올림픽 아티스틱스위밍 듀엣 경기에 허윤서와 함께 출전하는 이리영. 한정은 코치 제공
2024 파리 올림픽 아티스틱스위밍에 출전하는 이리영(24·부산시수영연맹)을 중학생 때까지 가르친 한정은 코치는 그의 올림픽 출전이 당연한 결과라고 22일 덤덤하게 말했다. 부산 동래구에서 태어나 남문초 거제여중 부산체고를 졸업한 ‘부산의 딸’ 이리영은 파리 올림픽에 허윤서(성균관대)와 함께 듀엣 경기에 출전한다. 아티스틱스위밍은 음악에 맞춰 수영과 체조, 발레 동작의 아름다움을 뽐내는 종목으로 우리나라에선 ‘수중발레’라는 이름으로 익숙하다.
이리영은 2016년에 국가대표로 발탁된 이후 세 번째 도전 만에 처음으로 올림픽에 나서게 됐다. 올림픽 아티스틱스위밍 듀엣 경기에 한국 선수가 출전하는 건 2012년 런던 대회 박현선-박현하 자매 이후 12년 만이다. 그만큼 영광스러운 무대이기도 할 법 하지만 이리영을 어릴 적부터 봐왔던 지인들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반응을 보인다.
한 코치는 “리영이는 한 마디로 악바리”라고 소개한 뒤 “다리를 곧게 펴고 최대한 높게 떠올랐다가 물속으로 내려가는 부스트(Boost) 기술을 특출나게 잘했는데, 타고난 게 아니라 오로지 노력으로 실력을 쌓았다”며 “본인이 만족할 만한 동작이 나올 때까지 집에 안 갈 정도였다. 오후 7시에 예정된 모든 훈련이 다 끝난다면 9시까지 동작을 한 번 봐달라고 울면서 코치진을 붙잡아 퇴근이 늦어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고 털어놨다. 한 코치에 따르면 이리영은 잠수 연습 도중 기절도 여러 번 했다. 숨이 차면 수면 위로 올라오는 게 일반적인데, 이리영은 끝까지 참다가 정신을 잃는 적이 많다는 것이다.
올해 2월 열린 도하 세계선수권에서 허윤서와 함께 듀엣 테크니컬 10위, 프리 10위를 차지하며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 이리영은 파리 대회에서 ‘톱 10’ 진입에 도전한다. 1988년 서울 대회에서 김미진수와 하수경이 12위로 올라선 뒤 2000년 시드니 대회에서 유나미와 장윤경이 11위로 최고 기록을 세웠다. 하지만 2012년 런던 대회에서 박현선과 박현하가 다시 12위에 그치면서 아직 우리나라는 10위권에 단 한 번도 들지 못했다.
아티스틱스위밍 듀엣 경기에 출전하는 18개국 중 아시아 국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3개국이 유일하다. 그만큼 서양권이 강세를 보여 입상이 쉽지 않은 종목으로 꼽힌다.
이리영은 부푼 꿈을 안고 2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파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이리영-허윤서는 대한체육회가 파리 외곽 퐁텐블로시의 프랑스국가방위스포츠센터(CNSD)에 마련한 사전 캠프 ‘팀코리아 파리 플랫폼’에서 적응 훈련을 하고, 다음달 3일 선수촌에 입촌할 예정이다.
부산시수영연맹 관계자들은 부산에서 인천까지 올라가 이리영이 파리로 떠나기 전 마지막 모습을 보며 배웅했다. 그 과정에서 한 코치가 볼펜으로 꾹꾹 눌러쓴 편지를 전했다.
“‘막연하던 올림픽 출전의 꿈’ ‘살다 보니 헛된 것이었나’ 했던 목표가 다른 누구도 아닌 이리영 선수를 통해 실현된 것이 너무 기쁘고 감격스럽고, 또 자랑스럽다. 과정이 길었고 힘들었기에 더 값진 것이라 생각해. 너의 첫 올림픽을 축하해. 실컷 즐기다 오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