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욱 제구만 받쳐주면 필승조
- 진해수 19년 만에 고향 유니폼
- 임준섭 다양한 변화구 구사 가능
- 부상 심재민은 안정적 투구 장점
- 주형광 코치 “실력 발휘 돕겠다”

그간 롯데 자이언츠의 약점으로 꼽혔던 ‘좌완 불펜 부족’ 문제가 올해는 해소될 수 있을까. 지난해 시즌 도중 롯데 유니폼을 입은 심재민을 비롯해 올 시즌을 앞두고 베테랑 진해수 임준섭까지 세 명의 왼손 투수가 합류하면서 마운드 운영의 폭이 넓어진 게 사실이다. 공교롭게 모두 부산 출생이라는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새로운 1군 투수코치에 ‘레전드 좌완’ 출신 주형광 코치가 부임하면서 ‘왼손 투수 부활 프로젝트’의 화룡점정을 이뤘다.

왼쪽부터 김진욱, 진해수, 임준섭

지난 시즌까지 롯데의 즉시전력감 좌완은 김진욱이 유일했다. 정규시즌 경기가 6일 연속 진행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왼손 투수 1명으로는 경기 운영이 힘들 수 밖에 없다. 특히 김진욱은 프로 데뷔 이래 ‘제구 불안’이 늘 발목을 잡아 필승조 활용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 가운데 지난 시즌 도중 심재민이 ‘고향팀’인 롯데로 오면서 사정이 조금 나아졌다. 그는 원소속팀인 kt 위즈와 롯데 간의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롯데는 심재민을 데려오는 대신 내야 유틸리티 자원 이호연을 내줬다.

심재민

부산 개성고를 나온 심재민은 2014년 신생팀 우선 지명으로 kt에 입단할 만큼 고교 시절부터 우수한 구위를 자랑했다. 키 182㎝, 몸무게 92㎏의 신체 조건을 갖춘 그는 지난해 33경기 47과 ⅔이닝 3승 1패 6홀드 29탈삼진 평균자책점 3.78로 준수한 성적을 작성했다. 이적 후 초반에는 불펜 투수로만 마운드에 올라 안정적인 피칭을 자랑했다. 특히 6월에만 4경기에 나서 단 한 점도 내주지 않고 월간 평균자책점 ‘0’을 유지했다. 팀 적응을 끝낸 심재민은 9월 나균안 박세웅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차출로 자리를 비우자 대신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하기도 했다. 지난해 심재민의 선발 성적은 6이닝 2승 1패 평균자책점 3.38로 선발 가능성을 보였다.

심재민은 이런 활약을 앞세워 올 시즌 강력한 5선발 후보로 꼽혔으나, 어깨 통증으로 ‘빨간불’이 켜졌다. 재활을 위해 2군 상동구장에서 머물고 있어 스프링캠프 합류는 물론 시범경기에도 등판하지 않았다. 다음 달께 다시 1군 경기에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롯데는 지난 겨울 트레이드를 통해 베테랑 진해수를 영입하면서 좌완 불펜 뎁스를 강화했다. 롯데는 진해수를 데려오는 대신 LG 트윈스에 2025년 신인 드래프트 5라운드 지명권을 내줬다. 진해수 역시 부산 동삼초를 졸업한 뒤 경남중 부경고를 나온 ‘부산 사나이’다. 2005년 2차 7라운드 전체 50순위로 KIA 타이거즈에 입단해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진해수는 5시즌을 지낸 뒤 SK 와이번스(현 SSG랜더스), LG 등을 거쳐 마침내 고향팀 유니폼을 입게 됐다. 통산 성적은 788경기 573과 ⅓이닝 23승 30패 152홀드 2세이브 평균자책점 4.96이다.

임준섭도 롯데의 새 얼굴이다. 2023시즌 종료 후 SSG에서 방출된 임준섭은 롯데 유니폼을 입으며 새 둥지를 찾았다. 1989년생 임준섭은 대연초와 개성고, 경성대를 졸업한 부산 토박이다. 2012년 2라운드 전체 15순위로 KIA에 입단한 후 한화와 SSG를 거쳤다. 임준섭은 다양한 구종의 변화구를 통해 타자를 요리하는 것이 장점이며, 땅볼 유도능력도 뛰어나다. 1군 통산 성적은 200경기 12승 26패 10홀드 평균자책점 5.67이다. 완투와 완봉 기록도 한 차례씩 있다.

롯데는 지난 시즌 종료 후 부산 양정초 주형광 감독에게 투수코치직을 맡기면서 좌완 부활의 ‘정점’을 찍었다. 1994년 롯데에 입단해 2007년까지 386경기 87승 82패 9세이브 22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찍은 주형광 코치는 좌완 에이스 계보의 시초로 통하기 때문이다. 최연소 승리·완투승·완봉승·세이브 등의 기록도 보유하고 있다.

주형광 코치는 “롯데의 왼손 투수 출신으로서 최근 몇 년간 활약한 좌완이 없다는 점이 늘 아쉬웠다”며 “올해는 선수들이 가진 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게끔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