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준챔피언스 투어’ 평가절하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사우디아라비아 자본이 후원하는 LIV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의 ‘자존심 대결’ 1라운드에서는 일단 PGA 투어가 완승했다. 맞대결의 무대는 메이저대회인 US오픈이다.

20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브루클린에서 끝난 US오픈 (총상금 1750만 달러)은 개막 전부터 PGA 투어와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소속 선수들의 실력 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PGA 투어는 이번 US오픈 직전 영국 런던에서의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에 출전했던 소속 선수 17명에게 앞으로 PGA 투어가 주관하는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게 하는 징계를 내렸다. 그러나 US오픈은 PGA 투어가 아닌 미국골프협회(USGA)가 주관하기 때문에 LIV 시리즈로 전향한 선수들도 출전할 수 있었다.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 케빈 나(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등 LIV 시리즈 개막전에 나갔던 선수들은 물론 이달 말 LIV 시리즈 2차전부터 뛰기로 한 브라이슨 디섐보, 패트릭 리드(미국) 등이 US오픈 우승에 도전장을 던졌다.

이에 맞선 PGA 투어 잔류파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저스틴 토머스(미국), 욘 람(스페인) 등은 대회 전 인터뷰를 통해 “역사와 전통이 있는 US오픈 대회장에 LIV 시리즈 관련 질문만 계속 나오는 것이 슬프다”라거나 “돈 때문에 골프를 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특히 전체 출전하는 선수 156명 가운데 15명에 불과한 LIV 시리즈 선수들이 우승컵을 가져가기라도 하면 세계 남자 골프계의 주도권을 LIV 시리즈가 가져가는 것과 같은 상징적인 장면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경기에서는 PGA 투어 선수들이 완승했다. 매슈 피츠패트릭(잉글랜드)이 우승했고, 스코티 셰플러와 윌 잴러토리스(미국)가 1타 차 2위에 오르는 등 PGA 투어 선수들이 상위권을 점령했다.

LIV 선수 중에서는 존슨이 공동 24위에 오른 것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대거 컷 탈락하고, 3라운드에 진출한 선수들도 상위권에 들지 못했다. “LIV 골프는 40대 이상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의 ‘준 챔피언스 투어’”라는 매킬로이의 평가절하가 틀리지 않았다고 해도 할 말이 없는 결과다.

다만, US오픈 성적으로는 PGA 투어 선수들이 크게 앞섰지만 이 결과가 LIV 시리즈의 확장에 큰 타격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30일 두 번째 대회를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개최할 예정인 LIV 인비테이셔널 시리즈는 앞으로 세계 랭킹 포인트를 선수들에게 지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LIV 대회에는 세계 랭킹 포인트가 없는데, 이럴 경우 소속 선수들이 메이저 대회나 올림픽 등에 나가기 어려워지는 문제가 생긴다.

최근에는 콜린 모리카와, 잰더 쇼플리(미국), 빅토르 호블란(노르웨이) 등 젊은 선수들도 LIV 시리즈로 건너갈 수 있다는 설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