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거인, 65승8무71패로 8위 그쳐
- 마운드·장타자 전력 보강 숙제로
- 전준우·최준용·구승민 등은 활약

- 아이파크, 1부 승격 내년 재도전
- 시즌 최종전 김천과 2-2 무승부
- 안병준 2년 연속 리그 득점왕

부산 프로구단이 올 시즌 ‘가을야구’와 ‘가을축구’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며 쓸쓸하게 2021년을 마쳤다. 한국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데 이어 프로축구 K리그2 부산 아이파크도 2부 리그 탈출에 실패했다.

롯데 선수단이 지난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즌 최종전을 마치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31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김천상무와의 시즌 최종전을 끝낸 뒤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는 부산 아이파크 선수들. 롯데 자이언츠·부산 아이파크 제공

■서튼호, 5할 승률은 달성

롯데는 지난 3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LG트윈스와의 시즌 최종전을 4 대 2로 이김으로써 27년 만의 정규시즌 우승에 도전하던 원정 팀의 발목을 잡아 안방이 남의 잔치판이 되는 일을 막았다. 롯데는 65승 8무 71패, 승률 0.478로 이번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 5월 11일, 허문회 전 감독 경질 이후 지휘봉을 잡은 래리 서튼 감독은 이날 3연패를 끊고, 114경기 53승 8무 53패로 딱 5할 승률을 기록하며 올 시즌을 끝냈다. 포스트시즌 진출은 실패했지만 서튼 감독 부임 이후 5할 승률은 달성한 것이다.

선수들은 쏠쏠하게 개인 기록을 챙겼다. 선발투수 박세웅은 시즌 최종전에서 6이닝 2피안타 5볼넷 1사구 2탈삼진 1실점으로 2017년 이후 4년 만에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했다. 구원투수 구승민은 2년 연속 20홀드를 거뒀고, 최준용도 20홀드를 찍어 신인왕 도전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최준용은 올해 44경기에 등판해 4승 2패, 1세이브, 20홀드를 기록하고 평균자책점 2.85를 남겼다. 강력한 신인왕 경쟁자인 이의리(KIA 타이거즈)의 시즌 성적이 19경기 4승 5패, 평균자책점 3.61인 점을 고려하면 최준용이 우위에 섰다고 볼 수 있다. 전준우는 192안타로 최다안타 타이틀을 확정했다.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서튼 체제로 5할 승률을 거두긴 했지만, 이 정도로는 보통 7위, 잘해야 6위여서 팬들에게 가을야구를 선사하기엔 부족하다. 외국인 ‘원투펀치’가 끝내 반등하지 못했고, 타선도 시즌 초중반에는 불을 뿜었지만 순위 싸움이 걸린 막판에는 힘을 내지 못했던 탓이다. 불펜진이 시즌 중후반 자리를 잡았기에 망정이지, 시즌 초반의 모습을 유지했다면 5강 싸움이 아닌 꼴찌 탈출 경쟁을 벌일 수도 있었다. 롯데가 다음 시즌에 더 좋은 성적을 내고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마운드와 장타자 등 전력 보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kt 위즈는 31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BO 리그 최초 정규시즌 1위 결정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 대 0으로 꺾고 신생 구단 최단기간 정규시즌 우승 기록을 작성했다. 전날 키움 히어로즈는 KIA를 물리쳐 이날 kt에 패한 SSG 랜더스를 반게임 차로 따돌리고 극적으로 5위에 올라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나가게 됐다.

■페레즈호, 1부 승격은 내년 기약

부산 아이파크는 31일 경북 김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열린 김천 상무와의 36라운드 시즌 최종전에서 2 대 2 무승부를 기록하며, 12승 9무 15패 승점 45점 리그 5위로 올해를 마무리했다. 이날 부산은 전반 2골이나 내주며 패색이 짙었지만, 후반 ‘해결사’ 안병준의 멀티골 추격에 힘입어 패하지 않은 채 올 시즌을 마무리했다.

지난해 부산과 함께 2부 리그로 강등된 김천은 일찌감치 올 시즌 리그 1위로 K리그1로 승격을 확정했지만 부산은 탈 2부 리그에 실패하며 희비가 엇갈렸다. 안병준 박정인 등 막강 화력을 장착한 부산은 시즌 전반기를 마칠 때 리그 1위 팀과 승점 차가 3점에 불과했으나, 후반기 들어 9경기 무승(4무 5패) 슬럼프에 빠지면서 반등하지 못한 게 1부 승격 실패에 결정적이었다. 1위 김천과는 승점 차가 26점이나 났고, 승격 경쟁권 마지노선인 4위(전남)와도 7점 차나 벌어져 ‘높은 벽’을 확인해야만 했다.

팀 목표 달성은 실패했지만 선수 개인 성적은 빛났다. 안병준은 이날 멀티골(리그 22·23호골)을 기록하며 K리그2 득점왕을 확정했다. 안병준은 이날 후반 13분 이태민이 얻어낸 페널티킥 기회를 골로 연결한 데 이어, 33분 왼쪽 측면을 파고든 이태민의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자 이를 왼발로 재차 슈팅해 동점골로 이으며 시즌 23득점을 완성했다. 지난해 수원 FC 소속으로 K리그2 최다골 타이틀을 차지했던 안병준은 K리그2 역사상 처음으로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특히 올 시즌은 득점 2위(13골)와도 10골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이었다. 안병준은 이날 시즌 최종전에서 두 골을 추가하며 지난해 작성한 자신의 K리그 시즌 최다골(21골) 기록을 갈아치웠다. 안병준은 공격포인트(27점·23골 4도움)도 리그 1위를 차지했다.

이선정 권용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