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배와의 호흡 좋아 미래 밝아”
지난 17일 프로축구 안산 그리너스 FC와 2021 하나원큐 K리그2(2부 리그) 21라운드 경기 후 부산 아이파크 히카르도 페레즈 감독의 ‘특급칭찬’을 받은 선수가 있다. 3경기 연속 무득점·무승 부진 탈출을 이끈 ‘투톱’ 박정인과 안병준이 아닌 부산 개성고 3학년생인 ‘준프로’ 이태민(18)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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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안산전에서 상대 자책골을 유도한 뒤 기뻐하는 부산 이태민. 부산 아이파크 제공 |
이날 부산은 박정인의 멀티골과 안병준의 멀티도움, 이상헌의 시즌 3호골을 앞세워 안산에 4 대 0 대승을 거뒀다. 안산 수비수의 자책골도 거들었는데, 이를 유도한 선수가 공격수 이태민이었다. 후반 34분 박정인과 교체 투입된 이태민은 6분 뒤 안산 연제민의 자책골을 끌어냈다. 왼쪽에서 안병준을 보고 넘긴 땅볼 크로스가 상대 수비수 발에 맞고 안산 골망을 흔든 것. 이태민은 골이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 페레즈 감독에게 달려가 안겼다.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박지성이 골을 넣은 뒤 거스 히딩크 감독에게 안겼던 것처럼.
페레즈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고등학생이 (성인) 선배 선수들과 경기하는 과정에서 과감히 돌파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태민이 여기에 오기까지 선배들의 많은 도움이 있었다. 선배들이 계속 이끌어준 결과가 경기에 나타나서 매우 기뻤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즌 초부터 이태민이 좋은 모습을 보일 거라고 예상했다. 아직 어리기에 부족한 점이 많지만 가진 게 많아 지금처럼 좋은 모습을 계속 보여주면 미래가 밝은 축구선수가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이태민은 올해 2월 준프로로 아이파크에 입단, 벌써 올 시즌 정규리그 8경기를 뛰었다. 선발 출장한 경기도 2번이나 된다. 아직 득점이나 도움 같은 주요 공격포인트는 없지만 주로 후반전 교체 투입돼 상대 전방을 교란하며 공격에 활력을 불어넣는 역할을 맡는다. 이태민은 “평소 페레즈 감독님이 K리그에서 저 같은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많이 없으니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하라는 지시를 하신다”며 “지금은 경기를 뛰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 교체로 나와서도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출전시간은 점점 길어질 거라 기대한다. 기회가 온다면 빨리 데뷔골을 넣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태민의 활약으로 고등학생도 프로리그에서 뛸 수 있는 준프로 제도가 주목받는다. K리그는 구단 소속 유소년 선수의 기량 향상과 유망주 조기 발굴을 위해 2018년부터 준프로 제도를 운영한다. 구단은 산하 유스팀 선수 중 연간 3명까지 준프로로 계약할 수 있으며, 유소년 클럽과 프로리그를 동시에 뛸 수 있다. 올해(3월 기준) K리그 준프로 계약자는 모두 14명(2018년 2명, 2019년 4명, 지난해 3명, 올해 5명)이며, 올해를 제외한 전체 9명 중 8명이 정식으로 프로구단과 계약을 체결했다. 부산의 준프로는 작년 프로 계약을 한 1호 권혁규를 비롯, 지금까지 모두 4명으로 1·2부 리그를 통틀어 수원 삼성(6명)에 이어 두 번째다. 특히 올해는 3명(이태민 조혜성 허승찬)으로 리그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준프로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다.
한편 아이파크는 오는 24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지는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2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연승을 노린다. 올 시즌 상대 전적은 2승으로 부산이 앞서 있다. 이선정 기자 sjle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