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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수 성적만큼 안전도 중요…머리 보호패드 확산될까

롯데 이승헌, 부상 복귀전서 착용

  • 국제신문
  •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  |  입력 : 2020-09-23 20:19:22
  •  |  본지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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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공 시속 150㎞ 이상 땐 흉기
- MLB는 일찍부터 보호장비 허용
- 신장경색 김광현도 특수캡 사용
- 일부 투구 방해된다며 꺼리기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나 보던 투수용 보호패드가 최근 국내 KBO리그에 도입돼 눈길을 끈다.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의의 부상을 예방하기 위해 모자에 붙이는 투수용 보호패드는 일부 투수가 활용하긴 했지만 투구에 방해된다며 대부분 사용을 꺼려왔다. 하지만 건강과 안전을 우선하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너도나도 사용하는 모양새다.
지난 5월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머리에 공을 맞은 롯데 자이언츠 이승헌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보호패드를 부착한 모자. 롯데 자이언츠 연합뉴스
롯데 자이언츠 신예 선발 투수 이승헌은 지난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리그 NC 다이노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등판했다. 보호패드가 부착된 모자를 착용하고 마운드에 오른 이승헌은 150㎞에 육박하는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의 위력을 과시했다.

126일 만에 1군 복귀 무대를 가진 이승헌은 “경기 전에는 걱정도 됐다. 하지만 보호캡을 착용하고 마운드에 올라가니 생각보다 불편하지 않았다”면서 “재활 기간 준비를 잘해서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다. 구위도 다치기 전과 비슷하다고 느꼈다”고 복귀 소감을 밝혔다.

이승헌은 지난 5월 1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정진호의 강습 타구에 머리를 맞는 불의의 부상으로 조기 강판당했다. 당시 라인드라이브 타구가 이승헌의 머리를 직격하는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쓰러진 직후 인근 병원으로 후송됐고 컴퓨터단층촬영(CT) 결과 약간의 뇌출혈과 두부 골절이 발견됐지만, 다행히 경과가 좋아서 입원한 지 9일 만에 퇴원했다. 이후 롯데는 미국의 세이퍼 스포츠 테크놀로지스(SST)사를 통해 투수 머리 보호 장비 세 개를 주문하는 등 여러 제품을 구입해 비교했고 이날 실전에 활용했다.

MLB에선 2014년 투수 부상 방지를 위해 투수 보호 헬멧 착용을 허용했다. 당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알렉스 토레스가 처음 착용했지만 현지 언론은 ‘우스꽝스럽다’고 조롱한 바 있다. 하지만 인식이 변하면서 헬멧 대신 패드로 바뀌었고 투수용 보호패드는 이제 정착하는 분위기다.

현재 MLB에선 토론토 블루제이스 류현진의 팀 동료인 맷 슈메이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김광현과 그의 동료 대니얼 폰스 디리언이 보호 모자를 착용한다. 김광현은 같은 날 피츠버그 파이리츠와의 경기에 머리 보호 장비가 들어간 특수 모자를 쓰고 마운드에 섰다. 최근 신장 경색 진단을 받으면서 출혈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료진의 권유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김광현은 이승헌과 달리 특수 모자에 대해 불편함을 밝혔다. 그는 “일반 모자보다 딱딱한 느낌이 들었고, 보호장비가 들어가 있어 한 치수 큰 사이즈의 모자를 착용했다”며 “투구 폼이 거친 편이라 모자가 많이 흔들리는데, 큰 모자를 써 흔들리는 느낌이 더 컸다. 하지만 불편해도 건강을 위해 보호 모자는 계속 쓸 생각이다”고 밝혔다.

야구공의 무게는 140g 남짓에 불과할 정도로 가볍다. 하지만 이 야구공이 시속 150㎞ 이상의 속도로 날아오면 흉기와 같다. 투수가 던지는 강속구든, 타자의 방망이에서 뻗는 타구든 선수의 얼굴 쪽으로 날아오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다. 1990년대 MLB 디트로이트 타이거즈의 투수 마크 윌슨은 직선타에 입을 얻어맞은 뒤 선수생활을 일찍 접었고 김광삼 LG 트윈스 코치는 2016년 2군 경기에서 타구에 머리를 맞은 뒤 그해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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