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안정적 예산 확보에 주력”
- 사업 확장·권리증진 등 약속
- 독립성·자율성 보장 우려도

지난 27일 사상 처음으로 치러진 부산시체육회(시체육회) 민선 회장 선거에서 장인화 후보가 당선됐다. 중앙과 지역 체육계에서 오랫동안 경험을 쌓아온 ‘체육 경영인’이 부산 체육인의 선택을 받았기에 시체육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한편으로 지방자치단체장이 아닌 민간인이 시체육회를 맡게 되면서 독립성과 자율성이 담보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내년 1월 중순부터 3년간 시체육회를 이끌 장인화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부산 체육의 통합을 강조했다. 이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흘러나온 논란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사전 선거운동 기간에 ‘허위사실 유포’ 논란을 빚었던 정정복 후보에게 시체육회 선거관리위원회가 대한체육회의 유권해석을 받아 ‘경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장 당선인은 이날 소견발표에서 “민선체육회 육성지원 조례 제정을 추진해 안정적으로 예산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하고 초대 민선 체육회를 사단법인으로 출범해 다양한 수익사업을 추진할 기반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장 당선인은 ▷체육회 사업영역 확장 ▷체육인 권리 증진 ▷학교 체육 지원시스템 마련 ▷생활체육 활성화 ▷부산 스포츠과학센터 개소 등 공약을 선거인단에 약속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체육 단체장 겸직 금지를 골자로 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에 따라 진행됐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고 체육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립하는 한편 체육 단체가 선거조직으로 이용되는 일을 차단한다는 취지다. 이번 선거에 따라 민선 회장이 탄생하면서 시체육회가 독립성과 자율성을 확보하는 데 한 걸음 나아갔다는 평가다. 하지만 부산시의 예산 지원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내고 조직을 정비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박종윤 부산농구협회 부회장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첫 민선에서 장 당선인이 무거운 짐을 짊어지게 됐다”며 “직원평가 등 내부혁신이 선행돼야 하고 엘리트 선수와 생활체육인의 소통과 화합을 끌어냄과 동시에 시민 맞춤형 체육 인프라 확충에도 힘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국해양대학교 조우정 해양스포츠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체육회가 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이 재정”이라면서 “전문성을 갖춘 인재 유치 등 조직 구조 개선과 사단법인화 등 수익구조 개선을 통한 재정 자립 향상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원 기자 leejw@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