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5위·스위스)가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이애미오픈(총상금 835만 9455 달러) 우승을 차지했다.

페더러는 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단식 결승에서 지난해 우승자 존 이스너(9위·미국)를 2-0(6-1 6-4)으로 제압했다.

지난달 두바이 듀티프리 챔피언십에서 투어 대회 단식 통산 100회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한 페더러는 이번 우승으로 시즌 두 번째, 개인 통산 101번째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우승 상금은 135만 4천10 달러(약 15억4000만 원)다.

2019시즌 ATP 투어는 물론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까지 통틀어 한 시즌에 단식 우승을 두 차례 해낸 선수는 페더러가 유일하다. WTA 투어의 경우 올해 열린 14개 대회의 단식 우승자가 모두 달랐고, ATP 투어 역시 앞서 열린 19차례 대회에서 모두 다른 단식 우승자를 배출했으나 이날 페더러가 처음으로 시즌 2승 고지에 올랐다.

1981년생인 페더러는 한국 나이로 39살인 노장이지만 이번 시즌 출전한 4개 대회에서 3번이나 결승에 오르며 녹슬지 않는 기량을 뽑내고 있다. 지난 1월 호주오픈에서 신예 스테파노스 치치파스(10위·그리스)에게 밀려 16강에서 탈락할 때만 하더라도 노쇠화로 인한 페더러의 은퇴 가능성을 점치던 사람이 많았지만 현재 그런 이야기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그러나 페더러는 여전히 지미 코너스(미국)가 보유하고 있는 최다승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1972년부터 1996년까지 24년간의 선수 생활 동안 109번의 우승을 차지한 코너스는 페더러 이전에 테니스계를 지배했던 선수였다. 남자 테니스 선수 중 통산 100승을 넘긴 선수는 페더러와 코너스 둘 뿐이다.

‘넘을 수 없는 벽’처럼 느껴졌던 109승이라는 기록에 페더러는 8승만을 남겨두고 있다. 페더러가 앞으로 몇년간만 선수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 코너스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정길 기자 yjkes@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