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 키르기스스탄과 예선 3차전
- 이겨도 승자승 원칙 탓에 조 2위

- 16강서 난적 이란·사우디 만날듯
- 손흥민·조현우 투입 총력전 예상
- ‘반둥쇼크’ 후폭풍 최소화에 집중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71위 말레이시아에 굴욕을 당한 태극전사들이 꽃길 대신 첩첩산중 앞에 섰다. 16강에 올라도 중동의 강호와 상대해야 한다.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7일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말레이시아와의 E조 2차전에서 1-2로 패한 뒤 고개를 숙인 채 그라운드를 빠져 나오고 있다. 연합뉴스

■이란·사우디와 16강 격돌 가능성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U-23) 남자 축구대표팀은 20일 밤 9시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반둥의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FIFA 랭킹 92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E조 3차전을 갖는다.

1승 1패(승점 3·골득실 +5)를 기록한 우리나라는 2연승을 달린 말레이시아(승점 6·골득실 +3)에 이어 2위다. 키르기스스탄(1무1패·골득실 -2)과 바레인(골득실 -6)이 나란히 승점 1로 각각 3·4위를 달리고 있다. 태극전사들이 키르기스스탄을 꺾고 말레이시아가 바레인에 패해도 1위는 불가능하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지난 17일 한국을 1-2로 꺾은 말레이시아가 우위를 차지하기 때문이다.

E조 2위로 16강에 오를 때 만날 상대는 F조 1위다. 현재 F조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나란히 1승 1무(승점 4)를 기록 중이다. 이란과 사우디는 20일 각각 미얀마와 북한을 상대로 최종전을 펼친다. 우리에겐 두 나라 모두 껄끄러운 상대다. 한국은 역대 A매치 전적에서 이란(9승 8무 13패)과 사우디(4승 7무 5패)에 모두 뒤진다. 다행히 올림픽 대표팀 전적에서는 한국이 이란(4승 1무 2패)과 사우디(3승 3무)에 앞서고 있다.

한국이 16강을 통과하면 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우즈베키스탄이 기다린다. B조의 우즈베키스탄은 이미 1위(2승)를 확정한 상태다. 만약 D조의 일본이 베트남을 따돌리고 조 1위를 차지하면 4강에서 한일전을 펼칠 수도 있다.

■자만심 떨쳐내야

우리의 화두는 ‘자만심’을 떨쳐내는 것이다. ‘반둥 쇼크’를 당한 김학범 감독은 “로테이션을 서두른 게 패착이었다. 나의 판단 실수”라고 고개를 숙였다. 미드필더 황인범(아산 무궁화)은 “20명 모두 준비를 잘못했다”고 반성했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선 손흥민(26·토트넘)이 선발 출전할 가능성이 크다. 바레인과의 1차전에 결장한 손흥민은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에서 후반 12분 교체 투입돼 33분을 소화했다. 손흥민의 투톱 파트너는 4골을 넣은 황의조(감바 오사카)나 나상호(광주)가 유력하다. 황희찬(잘츠부르크)은 왼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아 휴식을 취할 공산이 크다.

말레이시아전 패배의 원인으로 지목된 미드필더진은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승우(엘라스 베로나)와 황인범이 2선 공격을 책임지고 장윤호(전북)나 이승모(광주)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설 수 있다. 좌우 윙백은 김진야(인천)와 김문환(부산)이 출격 대기한다.

스리백 수비수는 황현수(서울)-김민재(전북)-조유민(수원FC) 조합이 나설 것으로 보인다. 말레이시아전에서 실수가 이어졌던 황현수 대신 194㎝의 장신 수비수 정태욱(제주)이 투입될 수도 있다. 골키퍼는 말레이시아전에서 2골을 헌납한 송범근(전북) 대신 조현우(대구)가 선발로 나선다.

4-4-2 전술을 가동하는 키르기스스탄의 경계 대상은 와일드카드 공격수 카이랏 지르갈벡 울루(25)와 1·2차전에서 모두 골맛을 본 에르니스트 바티르카노프(20)다. 울루는 빠른 스피드를 무기로 좌우 측면을 오가며 상대 수비를 흔드는 게 장점이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