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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메디클럽

20년 전(1998년 US오픈 우승) 세리 언니처럼…승리 부른 박성현 ‘해저드샷’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 국제신문
  •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  |  입력 : 2018-07-02 19:31:07
  •  |  본지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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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워터해저드 초근접 러프서
- 극적 동점 만들며 연장 돌입
- 라이벌 유소연 추격 따돌리고
- 메이저 2승 … LPGA 통산 4승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2차 연장전에서 유소연(28)의 7m 버디 퍼트가 왼쪽으로 살짝 빗나갔다. 이어 크게 심호흡을 한 박성현(25)이 3m 버디 퍼트를 시도했다. 그린을 직진하던 공은 그대로 홀 컵에 빨려들었다. 순간 ‘포커페이스’ 박성현이 눈물을 보였다. 얼굴을 감싸더니 캐디를 껴안았다. 올해 부진을 한 방에 날린 ‘위닝샷’이었다.
   
박성현이 2일 미국 일리노이주 킬디어의 켐퍼 레이크스 골프클럽에서 열린 KPMG 여자 PGA 챔피언십 4라운드 16번 홀에서 러프에 빠진 공을 치고 있다. PENTA PRESS 연합뉴스
박성현(25·하나금융그룹)이 개인 통산 두 번째 메이저 대회 챔피언에 등극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4승도 수확했다.

이날 최종 4라운드는 지난해 LPGA 투어 올해의 선수상을 공동 수상한 박성현과 유소연의 맞대결이었다. 3라운드까지는 유소연이 박성현에게 4타 앞선 단독 선두였다. 박성현은 브룩 헨더슨(캐나다)에게도 1타 뒤진 단독 3위였다.

   
1998년 US오픈에서 연못에 들어가 공을 치는 박세리의 모습. 국제신문DB
둘의 승부는 막판에 요동쳤다. 1타를 앞서던 유소연이 16번 홀(파4)에서 7m 버디 퍼트에 성공해 2타 차로 달아났다.

하타오카와 공동 2위를 달리던 박성현도 ‘올해의 샷’에 선정될 만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냈다. 박성현의 16번 홀 두 번째 샷은 워터 해저드 쪽으로 향했다. 놀란 갤러리들의 비명이 TV 중계에까지 들릴 정도였다.

공은 물에 빠지지 않고 턱에 걸린 채로 매달려 있었다. 캐디 데이비드 존스가 공의 위치를 확인하기 위해 신발을 신은 채로 발을 물에 담가야 했을 만큼 공의 위치가 좋지 않았다. 위기는 곧 기회였다. 박성현이 발을 거의 워터 해저드 바로 앞까지 내디딘 가운데 시도한 세 번째 샷이 홀 50㎝에 붙은 것이다.

결국 파를 지킨 박성현은 유소연이 17번 홀(파3)에서 티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한 덕에 연장 승부를 끌어낼 수 있었다.
LPGA 투어는 박성현의 16번 홀 샷에 대해 “박세리의 1998년 US오픈 때의 샷을 떠올리게 했다”며 “당시 박세리의 ‘맨발 샷’은 한국 전체에 큰 영감을 줬다”고 묘사했다.

이날 보기 없이 버디 3개를 잡은 박성현은 최종합계 10언더파 278타로 유소연(28) 하타오카 나사(일본)와 함께 연장전에 나섰다.

18번 홀(파4)에서 열린 1차 연장전에서 하타오카를 따돌린 박성현은 16번 홀에서 진행된 2차 연장에서 버디를 잡아 우승 상금 54만7500달러(약 6억1000만 원)를 거머쥐었다. 유소연은 세계 랭킹 1위 도약과 자신의 메이저 3승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박성현은 올해 2년 차 징크스에 시달렸다. 지난 3월 KIA 클래식과 4월 LA오픈에서 컷 탈락했다.

5월 텍사스클래식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둬 부활하는 듯 하더니 또 3개 대회에서 연달아 컷 통과에 실패했다. 그 세 차례 컷 탈락에는 지난해 우승했던 US오픈도 포함돼 있었다.

그 사이 지난해 1위였던 상금 순위는 35위로 떨어졌다. 라운드당 퍼트 수는 30.3개(106위)로 부진했다.

최근 퍼터와 퍼트 루틴에 변화를 준 박성현은 어느 정도 효과를 보는 듯하다. 4라운드를 하면서 퍼트 수가 27-29-31-27개로 라운드당 28.5개로 줄었다.

박성현은 “오늘 보기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모든 것이 잘돼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또 “경기 막판으로 갈수록 지난해 US오픈 때 상황을 많이 생각했는데 그것이 도움이 많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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