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막 전 하위권으로 평가받아
- 한국 · 멕시코 잡고 승점 6점
- F조 1위로 자력 16강 진출

- 전방 압박 · 높이 앞세운 전술로
- 이브라히모비치 빈 자리 메워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강자는 독일이나 멕시코가 아니라 스웨덴(FIFA 랭킹 24위)이었다.

	스웨덴 선수들이 28일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멕시코와의 경기에서 3-0으로 승리를 거둔 뒤 환호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스웨덴은 28일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멕시코와의 F조 3차전에서 3-0 승리를 거두고 16강에 진출했다. 독일을 1-0으로 누른 멕시코를 대파한 것이다.

많은 전문가는 F조 1위를 독일로 지목했다. FIFA 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독일이 3승을 하고 멕시코와 스웨덴의 2위 경쟁에 우리나라가 도전하는 양상으로 전망했다. 실제로 스웨덴은 태극전사들과의 1차전에서 비디오 판독(VAR)으로 얻은 페널티킥골을 앞세워 힘겹게 승점 3을 확보했다. 독일과의 2차전에선 1-2로 패했다. 이날도 멕시코의 우세가 점쳐졌다.

뚜껑을 열자 가장 마지막에 웃은 건 스웨덴이었다. 스웨덴은 후반 5분 루드빅 아구스틴손(베르더 브레멘)의 선제골로 기선을 잡았다. 후반 17분 안드레아스 그랑크비스트(FC 크라스노다르)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켰다. 후반 29분에는 멕시코의 자책골까지 나왔다. 멕시코의 슈팅 19개는 모두 무위에 그쳤다.

스웨덴에 패하면 자력 16강행이 불가능했던 멕시코는 ‘카잔 소식’에 귀를 기울였다. 이때 카잔에서 우리나라가 독일을 꺾었다는 낭보가 날아왔다. 기사회생한 멕시코 팬들은 앞다퉈 SNS를 통해 ‘한국에 감사’하다는 글을 올리며 자축했다.

스웨덴은 최근 어수선한 시간을 보냈다. 2016년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한 공격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7·LA 갤럭시)가 지난 4월 국가대표 복귀 의사를 밝혔다. 스웨덴 선수로는 A매치 최다 골 보유자인 그의 ‘무임승차’를 두고 한동안 내분이 생겼다. 결국 얀네 안데르손 스웨덴 감독은 “우리는 이브라히모비치 없이 유럽 예선을 통과했다. 내부 단합이 더 중요하다”고 쐐기를 박아버렸다.

자존심이 상한 이브라히모비치는 최근 “내가 없어서 스웨덴은 상대에 그다지 부담을 주지 못할 것”이라며 자국 선수들을 자극하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의 예상과는 달리 스웨덴은 F조에서 가장 많은 5골을 터뜨렸다. 특히 멕시코전에서는 A매치 12경기 만에 한 경기에서 두 골 이상을 터뜨리며 공격력을 과시했다. 이브라히모비치 없이도 충분히 골을 넣을 수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스웨덴은 오는 7월 3일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E조 2위 스위스와 8강 티켓을 놓고 다툰다. 배지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