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아트축구 전성기 이끌다
- 벨기에 대표팀 코치 부임한 앙리
- 황금세대 앞세워 막강 화력 구축
- 상대팀 농락하며 우승컵 가시권

- 32년만에 월드컵 2연속 멀티골
- 루카쿠 “현역시절 모습 못봤지만
- 놀라운 공간침투 능력 배웠다”

경기당 4골. 벨기에와 러시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 1·2차전에서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나란히 8골씩 폭발해 득점 공동 1위다. 국제축구연맹 랭킹(FIFA) 랭킹 1위 독일과 리오넬 메시(31)의 아르헨티나가 부진한 사이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앞세워 정상을 향해 한 발 한 발 내딛는 모양새다. 벨기에가 일으킨 골폭풍의 조력자는 1990년대 프랑스 축구의 르네상스를 이끌었던 티에리 앙리(41)다.

벨기에 축구 국가대표팀 티에리 앙리(왼쪽) 코치와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가 지난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 도중 웃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앙리는 2016년 8월 벨기에 수석코치로 선임됐다. 개성 강한 선수들도 ‘전설의 공격수’ 앙리에게 절대적인 지지를 보냈다. 특히 4골을 터뜨려 크리스타이누 호날두(33·포르투갈)와 득점 공동 1위에 오른 로멜루 루카쿠(25)는 “앙리에게 배운다”는 말을 자주 한다.

루카쿠는 지난 23일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열린 튀니지와의 G조 2차전에서도 2골을 몰아쳐 5-2 대승을 이끌었다. ‘꿈의 무대’에서 2경기 연속 두 골을 넣은 선수는 32년 전인 1986 멕시코월드컵의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가 마지막이었다.

루카쿠는 네덜란드 NOS와의 인터뷰에서 “앙리는 우리에게 매우 어려운 걸 주문한다. 그걸 잘 수행해야 성장한다. 앙리와 함께하는 시간에 매우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실 루카쿠는 앙리의 전성기 경기를 거의 보지 못했다. 그는 지난 18일 스포츠선수 기고 전문매체인 플레이어스 트리뷴에 올린 글에서도 앙리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루카쿠는 “어린 시절 우리 집에는 TV가 없었다”며 “앙리가 나오는 ‘매치 오브 더 데이’ 프로그램도 보지 못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앙리에게 배우고 있다. 앙리는 그가 현역 때 선보였던 놀라운 공간 침투를 내게 가르친다”고 썼다.

지난 23일 벨기에의 에덴 아자르가 2018 러시아월드컵 G조 튀니지전에서 골을 넣은 뒤 환호하는 장면. ·EPA 연합뉴스

주급 2억2000만 원을 받는 ‘정상급 스트라이커’가 된 루카쿠에게 존경하는 스승이 생긴 것이다. 루카쿠는 “아마도 앙리는 나보다 축구 경기를 자주 보는 유일한 사람일 것”이라며 “나와 앙리는 토론을 자주 한다. 앙리와의 대화는 내게 정말 특별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앙리는 현역 시절 A매치 123경기에서 51골을 넣었다. 1998 프랑스월드컵과 유로 2000년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한편 루카쿠는 오는 29일 잉글랜드와의 3차전에 출전 못 할 수도 있다. 로베르토 마르티네스 벨기에 감독은 루카쿠가 튀니지전에서 왼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고 밝혔다. 마르티네스 감독은 또 튀니지전에서 2골을 넣고 ‘맨 오브 더 매치’에 선정된 에덴 아자르(첼시)가 종아리를 다친 데 이어 루카쿠의 골을 도운 드리스 메르턴스도 발목 상태가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 반면 루카쿠는 미국 ESP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회복이 빠르다. 잉글랜드전에 대해 크게 걱정하지는 않는다”며 팬들을 안심시켰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