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BC 선정 ‘차세대 스타’ 로사노
- 자유자재로 양발 사용할 수 있고
- 폭발적 역습으로 측면 유린 특화

- 독일전 결승골 넣고 첫승리 견인
- 득점 순간 국민들 펄쩍 뛴 탓에
- 인공지진 발생 … 칠레서도 감지

영국 BBC방송이 선정한 2018 러시아월드컵을 빛낼 ‘차세대 스타’ 1위. 2017-2018 네덜란드 정규리그 34경기에서 19골 11도움을 기록한 신성. 멕시코의 이르빙 로사노(23·에인트호벤) 이야기다. 그는 국내 팬들에겐 ‘밉상’으로 먼저 얼굴을 알렸다. 2014 리우올림픽 예선에서 우리나라가 멕시코에 1-0으로 앞서자 공과 멀리 떨어져 있는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쓰러뜨려 퇴장당했기 때문이다.

우루과이의 수아레스(바르셀로나)처럼 좌충우돌인 로사노가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침몰시키는 한 방을 터뜨렸다.

‘아즈텍 군단’ 멕시코는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러시아월드컵 독일과의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 로사노의 결승골을 잘 지켜 1-0으로 승리했다. F조 최강을 누르고 승점 3을 챙긴 멕시코는 7회 연속 16강 진출에 바짝 다가섰다. 또 1998 프랑스월드컵부터 6회 연속 첫 경기 무패(5승 1무) 기록도 이어갔다.

양 팀은 초반부터 난타전을 벌였다. 독일은 특유의 조직적인 패스로 페널티 박스 근처에서 점유율을 높였다. 멕시코는 빠른 속도로 중앙과 좌우 측면을 폭넓게 활용한 역습으로 맞섰다. 전반에는 멕시코가 독일보다 1개 많은 9개의 슈팅(유효슈팅 4-5)을 쐈다. 후반에는 독일이 슈팅 수 17-3의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도 눈물을 삼켰다.

결승골은 전반 35분 나왔다. 독일의 패스를 끊어 하프라인에서 역습에 나선 멕시코의 치차리토(하비에르 에르난데스)가 로사노에게 빠르게 찔러줬다. 쇄도하던 로사노는 페널티 박스 왼쪽에서 오른발 강슛으로 독일 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의 오른쪽을 뚫었다.

멕시코의 지진 관측기관인 심사(SIMMSA)에 따르면 로사노의 골이 터진 순간 멕시코시티에 설치된 두 개 이상의 센서에서 인공지진이 감지됐다. 심사는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발을 굴러서 생긴 인공지진”이라고 밝혔다. 인공지진은 칠레에서도 감지됐다.

이날 왼쪽 2선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로사노는 ‘역습 축구’에 특화해 오랜 기간 준비한 듯 보였다. 수비에 가담하면서도 공을 잡으면 폭발적인 스피드로 독일의 측면을 파고들었다. 그의 최대 장점은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왼쪽은 물론 오른쪽 측면에서도 활용이 가능하다. 측면 수비에서 약점을 보이는 한국에겐 달갑지 않은 존재다.

‘맨 오브더 매치(MOM)’에 선정된 로사노는 “내 생애 최고의 골을 터뜨렸다”며 감격을 숨기지 않았다. 치차리토는 “우리는 정신력을 중무장했다”라며 “한국전도 자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 멕시코 감독 역시 “2차전 상대인 한국전도 준비를 잘하겠다”고 말했다. 충격의 패배를 당한 독일 요아힘 뢰프 감독은 “스웨덴과 한국전을 통해 오늘 패배를 만회할 수 있다. 우리의 강점에 초점을 맞춰 남은 두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병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