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 강자는 없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이 강팀의 ‘눈물’과 약팀의 ‘환희’로 물들었다. 최대 이변은 ‘아즈텍의 전사’ 멕시코가 장식했다. 멕시코는 18일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1위 독일과의 F조 1차전에서 전반 35분에 이르빙 로사노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승리했다.

	‘한국 vs 스웨덴’ 응원만큼은 한마음- 2018 러시아월드컵 F조 대한민국과 스웨덴전을 앞둔 18일 러시아 니즈니 노브고로드 미닌&포자르스키 광장에 마련된 ‘팬 페스트’ 앞에서 양국의 축구팬들이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외신들은 독일이 무기력하게 무너지자 “혹시 세계챔피언 보신 분 있나요? 모스크바에는 없었답니다”고 비아냥댔다. 유로스포츠는 “독일이 마치 어린이용 축구장에 취미로 뛰는 선수들이 공 좀 차 보려고 모인 것처럼 형편없었다”고 꼬집었다.

독일은 디펜딩챔피언이 다음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징크스’를 걱정해야 할 처지가 됐다. 실제로 프랑스(2002 한일월드컵)·이탈리아(2010 남아공월드컵)·스페인(2014 브라질월드컵)이 모두 저주의 제물로 전락했다.

또 다른 희생양은 통산 6번째 우승을 노리는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이날 러시아 로스토프나도누 아레나에서 열린 E조 1차전에서 스위스와 1-1로 비겼다. FIFA 랭킹 2위 브라질의 거센 공세에 6위 스위스는 견고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역습으로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전반 20분 브라질의 필리피 코치뉴에게 선제골을 내준 스위스는 후반 5분 슈테펜 추버의 헤딩슛으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앞서 B조의 이란도 모로코를 1-0으로 물리치고 아시아 축구의 희망을 밝혔다. 지난 16일에는 D조의 아이슬란드가 ‘겨울 동화’를 썼다. 사상 처음으로 나선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은 아이슬란드는 슈퍼스타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가 버틴 아르헨티나와 1-1로 비겨 세상을 놀라게 했다.

F조 최약체로 꼽히는 우리나라의 신태용 감독도 지난 17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사실 국민이 마음속으로는 보이지 않게 응원하고 있다고 믿고 있다”면서 “그런 것이 선수들에게 전달되면 아이슬란드가 아르헨티나에 비긴 것 이상을 보여줄 것”이라며 반란을 향한 꿈을 내비쳤다. 난공불락으로 여겨진 독일이 멕시코에 덜미를 잡힌 것도 태극전사들에게 상당한 ‘참고서’가 됐다. 1차전 상대인 스웨덴 분석에 올인했던 신 감독은 독일-멕시코전을 보면서 2·3차전 대비 힌트를 얻을 수 있었다.

이병욱 기자 junny97@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