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시 PK 막은 골키퍼 할도르손
- 광고·좀비 영화 찍은 감독 출신
- 사이바르손, 소금포장공장 근무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최대 이변을 연출한 아이슬란드에는 두 명의 독특한 이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 골키퍼 하네스 할도르손(34)과 수비수 비르키르 사이바르손(34)이다.

	할도르손(왼쪽), 사이바르손

지난 16일 아르헨티나와의 D조 1차전에서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페널티킥을 막은 할도르손은 영화감독 출신이다. FIFA 홈페이지에 따르면 할도르손은 한때 몸무게 105㎏이 나가던 파트타임 비만 골키퍼였다. 광고와 좀비 영화도 찍은 영화감독이다. 유로비전 가요 콘테스트에 나간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제작하기도 했다.

앞서 할도르손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도 봉쇄한 전력이 있다. 아이슬란드는 8강 진출로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유로 2016 예선에서 포르투갈과 1-1로 비겼다. 당시 포르투갈은 볼 점유율 66%-34%로 크게 앞섰으나 겨우 한 골만 얻었다. 이때도 할도르손이 신들린 방어로 아이슬란드의 골문을 지켰다. 호날두는 10번이나 슈팅 기회를 잡고도 빈손으로 돌아섰다.

메시의 전담 마크맨인 사이바르손은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 근교에 있는 소금 포장 공장에 다닌다. 사이바르손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아이슬란드에서는 일하는 게 보통의 삶이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로 떠나기 전까지 소금 병에 라벨 스티커를 부착하면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전문 축구선수는 최고의 직업이겠지만 현실적인 직업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이슬란드의 풀타임 축구선수는 100명 정도다. 아이슬란드는 적은 인구를 장점으로 승화했다. 최종 엔트리 23명 가운데 60% 이상이 유로 2016에서 뛴 선수다. 사이바르손은 “선수뿐 아니라 국민 모두가 친척이거나 가족 또는 이웃”이라고 소개했다. 실제로 이날 아르헨티나전이 열린 모스크바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는 아이슬란드 관중 3000여 명이 모였다. 인구(약 33만 명)의 1%가 찾은 것이다. 이들은 경기 내내 모두가 일어나 박자에 맞춰 ‘후!’ 소리를 내며 손뼉을 치는 특유의 응원을 했다.

이노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