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조사위 통해 자금흐름 추적
- 131억 원 환수여부 계속 논의중
KBO가 ‘뒷돈 트레이드’ 파문에 휩싸인 넥센 히어로즈와 8개 구단의 자금 흐름을 직접 조사한다. 130억 원대의 뒷돈 환수여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
장윤호 KBO 사무총장은 31일 “어제 8개 구단이 넥센에 지급한 트레이드 뒷돈을 자진 신고했다. 변호사·회계사와 전직 수사관 2명으로 구성된 특별조사위원회를 통해 트레이드 자금의 흐름을 점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 총장은 또 “10개 구단에 조사에 협조해 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트레이드를 통해 히어로즈 구단에 들어온 자금을 조사해 보면 전체적인 뒷돈 규모와 용처까지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8년 KBO리그에 합류한 히어로즈는 모기업 없이 야구단을 운영해 새로운 경영 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10년간 선수 트레이드를 통해 뒷돈으로 131억5000만 원을 수수했다는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던졌다. 롯데 자이언츠가 황재균·고원준·채태인을 영입하면서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41억 원의 미신고 현금을 지급했다.
선수를 주고 현금을 받는 현금 트레이드는 규약에 어긋나는 일은 아니다. 문제는 넥센이 공식 발표나 KBO 승인 없이 뒷돈을 받아 프로야구의 신뢰성에 타격을 준 것이다.
앞서 KBO는 지난 28일 넥센이 지난해 NC·kt와 트레이드 하는 과정에서 6억 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지자 전액 환수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 30일 SK를 제외한 나머지 구단이 넥센에 준 뒷돈이 130억 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자 환수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다.
장 총장은 “좀 더 시간을 들여 트레이드 뒷돈 규모와 용처까지 확인되면 상벌위원회를 열고 뒷돈 회수 여부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BO 측은 “뒷돈 트레이드에 대한 법적 조처는 검토하지 않고 있다”면서 “특별위원회 조사 결과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열어 KBO 내부적으로 징계하는 게 우선”이라며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만약 넥센이 뒷돈을 구단 운영비로만 썼다면 법적인 문제를 피할 수 있다. 그러나 임직원이 개인적으로 유용하거나 거액의 인센티브를 수령한 사실이 드러나면 법적 조처까지 밟을 수 있다.
배지열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