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랜드슬램 노린 매킬로이 5위
- 롤모델 타이거 우즈, 공동 32위
- 최근 메이저대회 첫 우승 잇따라

82번째 그린재킷의 주인공 패트릭 리드(28)는 별명이 ‘캡틴 아메리카’다. 미국-유럽 대항전인 라이더컵에서 강했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라이더컵에서 3승 1무를 기록해 미국 선수 12명 가운데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패트릭 리드가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막을 내린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있다. AP 연합뉴스

리드의 롤 모델은 타이거 우즈(43·미국)이다. 그는 우즈처럼 PGA 투어 대회 마지막 날에는 빨간 상의와 검은 바지를 입는다. 9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끝난 제82회 마스터스 토너먼트 최종 라운드에서 리드는 분홍색 셔츠를 입었다. ‘후원사인 나이키의 결정 때문’이었다.

리드가 우즈 앞에서 마스터스 정상에 올랐다. 리드는 이날 열린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3개로 1언더파 71타를 쳤다. 최종 15언더파 273타를 기록한 그는 리키 파울러(미국)를 1타 차로 누르고 생애 첫 메이저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상금은 약 21억1000만 원.

이날 8타를 줄인 조던 스피스(미국)는 한때 공동선두로 도약했으나 18번 홀에서 보기를 하는 바람에 3위(13언더파 275타)에 만족해야 했다. 마스터스 사상 최다 타수 역전승 기록(8타·1956년 잭 버크) 경신에 실패해 눈물을 흘렸다.

‘커리어 그랜드 슬램’을 노렸던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9언더파 279타로 공동 5위에 머물렀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최종합계 1오버파 289타로 공동 32위에 그쳤다. 김시우(23)는 1언더파 287타로 공동 24위에 올랐다. 재미교포 덕 김(22)은 아마추어 선수 가운데 최고 성적인 8오버파 296타(공동 50위)를 기록해 영광의 ‘실버컵’을 수상했다.

3라운드까지 매킬로이보다 3타 앞선 1위를 달리던 리드는 이날 진땀을 흘렸다. 스피스가 막판 추격했기 때문이다.

3라운드까지 리드보다 9타 뒤졌던 스피스는 1·2번 홀 연속 버디 포함 전반에 5타를 줄이더니 12·13번 홀에서도 연속 버디를 낚아 공동 1위에 올랐다.

11번 홀 보기로 공동 선두를 허용한 리드는 12번 홀(파3) 버디로 다시 리드를 되찾았다. 스피스가 15번·16번 홀 버디 퍼트에 성공하자 리드는 14번 홀 버디로 다시 1타 차 리드를 잡았다.

스피스는 18번 홀이 아쉬웠다. 티샷이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로 들어오는 바람에 177야드밖에 가지 못했다. 약 2ｍ 파 퍼트까지 놓치면서 리드와 스피스의 간격은 2타 차로 벌어졌다.

스피스에 이어 파울러가 18번 홀에서 버디를 잡고 14언더파로 먼저 경기를 끝내 리드를 1타 차로 압박했다. 리드는 15번부터 18번 홀까지 파를 침착하게 지키면서 1타 차 리드를 끝까지 지켰다.

리드는 PGA 투어에서 가장 인기가 없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인기 없는 이유 중 하나는 거만함 때문이다. 그는 2014년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에서 우승하자 “나는 세계에서 톱5 안에 드는 재능을 지녔다”고 자화자찬했다.

한편 ‘절대 강자’가 없는 남자 골프의 최근 흐름이 마스터스에서도 계속됐다. 리드는 그동안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력이 없는 선수다. 2015년 마지막 메이저 대회였던 PGA 챔피언십부터 이날 마스터스까지 최근 10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무려 9번이나 ‘생애 첫 메이저 우승자’가 나왔다.

이노성 기자 nsl@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