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주일에 최대 3번 이동하며 경기

- 폭염 속 내달 17일까지 살인적 일정

- 서울과 거리 먼 롯데·NC 가장 타격

- 막바지 순위싸움에 최대 변수될 듯

막바지 순위 싸움을 벌이는 프로야구 10개 구단이 2연전 체제로 돌입하며 ‘이동 거리’라는 변수를 맞닥뜨렸다.

2017 프로야구는 팀당 일주일에 3연전을 두 차례씩 치르다가 8일부터는 2연전을 세 번 치르는 일정을 맞이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015년 kt 위즈가 리그에 합류한 이후 팀별 16번씩 맞대결을 벌여 총 144경기를 치르도록 정규시즌 일정을 구성한다. 3연전으로만 홈·원정 일정을 짤 수 없어 탄생한 기형적인 체제가 3연전 네 차례와 2연전 두 차례씩 나눠 치르는 방안이다. 다음 달 17일까지 이어지는 2연전 이후 시즌 중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를 재편성해 치르며 정규 리그 일정을 마무리한다.

올해로 세 시즌째 2연전을 치르지만, 현장의 반응은 달갑지 않다. 2연전 일정상 각 팀은 일주일에 최대 세 번씩 이동해야 해 부담과 번거로움이 크다. 지난 5일 SK 와이번스전을 앞둔 김진욱 kt 감독도 “사실 야구 저변을 고려하면 한 시즌에 144경기를 치르는 것도 많은데 2연전까지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이동 시간이 길어지는 데다 짐을 싸고 풀다 보면 선수들이 더 지친다”고 우려했다.

수도권 팀들도 어려움을 겪지만, 롯데를 비롯한 지방 연고지 구단의 고충은 더하다. 특히 경남권에 자리 잡은 롯데 자이언츠와 NC 다이노스는 다른 구단보다 긴 이동 거리로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 NC의 경우 첫 2연전 일정으로 SK와 인천 원정경기를 치르고 곧바로 마산으로 내려와 롯데와 맞붙은 후 다음에는 서울로 올라가 2위 자리를 위협하는 두산 베어스와 잠실에서 경기를 벌인다. 일주일에 수도권과 홈을 두 차례 오가는 살인적인 일정을 치르고 15일부터 진행되는 2주 차에도 광주(KIA 타이거즈)-마산(한화 이글스)-서울(고척스카이돔·넥센 히어로즈) 순으로 한 번 더 이동해야 한다.

중위권 싸움의 희망을 이어가는 7위 롯데도 이동 거리가 늘어난다. 8일 kt전 이후 이틀 간격으로 마산(NC)-대구(삼성 라이온즈)로 향하고, 15일부터 홈에서 두산을 만난 뒤 서울(고척·넥센) 대전(한화)으로 향한다. 다음 달 5일부터는 인천(SK)-사직(삼성)-수원(kt)을 차례로 들러야 한다. 

조원우 롯데 감독도 “날씨도 계속 더운데 2연전을 치르면 선수들이나 코칭스태프 모두 체력적으로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시즌 막판 ‘이동 거리’ 변수를 극복하고 선수들의 체력 소모를 줄이는 동시에 승수도 쌓아야 하는 각 팀의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