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후반기 들어 연일 불방망이로 KIA 김선빈 제치고 타율 1위
- 시즌 첫 국내타자 20-20 도전

프로야구 선수들은 본격적으로 날씨가 더워지는 여름 들어 슬럼프를 겪거나 일시적인 부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올해 무더위를 뚫고 타율 1위에 올라선 NC 다이노스의 ‘나스타’ 나성범은 오히려 시즌 첫 국내 선수 20-20(홈런 20개-도루 20개) 고지를 향한 질주를 시작했다.
최근 절정의 타격감을 선보이는 나성범은 지난 2일 자로 KIA 타이거즈의 김선빈을 제치고 리그 타율 1위(0.378)에 올랐다. 다음 날 경남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2루타 하나 포함 멀티히트(한 경기 안타 두 개 기록)를 기록해 타율을 0.379까지 끌어올렸다. 최근 5경기 타율이 0.478에 이를 정도로 무서운 기세로 안타를 추가한 나성범은 지난달 2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부터 8경기 연속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타율이 높아지니 출루율(0.442·2위)과 장타율(0.628·3위)도 덩달아 뛰어올랐고, 홈런(16개) 안타(120개) 득점(74점) 부문에서도 팀 내 수위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나성범은 이번 시즌 부상으로 한동안 자리를 비웠다. 지난 6월 오른 손목 부상으로 6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한 그는 타격감을 되찾은 후반기 들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후반기 15경기에서 타율 0.476 3홈런 10타점의 불방망이를 선보인 나성범을 앞세운 NC는 건강 문제로 자리를 비운 김경문 감독의 공백에도 11승 4패의 고공행진으로 리그 2위를 굳힐 기세다.

타격 능력뿐만 아니라 나성범의 빠른 발도 그의 뜨거운 활약에 기름을 붓고 있다. 최근 연이어 도루를 성공시켜 13개째를 쌓아 팀 내 1위이자 리그 8위까지 오른 그는 20-20 달성에도 한 걸음 더 다가섰다. 2015시즌 28홈런 23도루로 개인 첫 기록을 세운 그는 지난 시즌에는 타격에 집중한 팀 전략상 27홈런 7도루로 아쉽게 기록 달성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지난 3일까지 16홈런 13도루를 올리고 있어 국내 선수 중 이번 시즌 가장 먼저 20-20 고지를 밟을 가능성이 크다. 19홈런 21도루를 기록 중인 KIA의 외국인 타자 로저 버나디나가 가장 앞서 있고, 롯데 자이언츠의 ‘돌격대장’ 손아섭과 두산 베어스 외야수 박건우가 나란히 12홈런 14도루로 뒤를 잇는다. 나성범은 “시즌이 끝날 때까지 (도루를) 몇 개를 할지 모르지만, 순간순간 뛸 수 있는 상황이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