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균자책점 1위 투수진은 호투
- 타율 최하위 타선은 물방망이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가 5년 만의 가을야구 진출을 결정하는 분수령에서 투타 엇박자로 울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서 롯데 자이언츠 나경민이 3회초 도루를 시도하던 중 LG 2루수 강승호와 충돌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롯데는 지난 2일까지 후반기 13경기에서 6승 1무 6패로 5할 승률을 맞춰 성적 면에서는 뒤처지지 않은 모양새다. 하지만 내용을 들여다 보면, 지난달 21일부터 사흘간 열린 리그 1위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을 모두 잡아내며 올린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이후 중위권 경쟁 중인 SK 와이번스와 LG 트윈스를 상대로 루징 시리즈를 기록하며 경쟁에서 밀려나는 위기를 맞았다. 특히 지난달 28일 SK전에서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내줬고, 지난 2일 LG를 상대로도 리드를 지켜내지 못하고 연장 10회말 끝내기 안타를 얻어맞아 다른 패배보다 큰 충격을 받았다.

최근 하락세에는 특히 투타 엇박자가 발목을 잡는다. 투수진이 호투를 이어가는 데 반해 타선의 부진이 심각한 수준이다. 롯데는 후반기 들어 10개 구단 중 평균자책점 1위(3.19)를 달리고 있다. ‘린동원’ 조쉬 린드블럼의 가세로 ‘레형광’ 브룩스 레일리와 함께 외국인 원투펀치를 완성한 선발진(3.39·3위)에 ‘돌아온 포크볼러’ 조정훈과 후반기 보직을 바꿔 5경기 무실점 행진을 달리는 박진형이 버티는 불펜진(2.86·1위)을 앞세워 최소 자책점(42점)으로 ‘짠물 투구’를 펼친다.

반면 타선의 뒷받침이 아쉬운 상황이다. 롯데 후반기 팀 타율은 0.242로 10개 구단 중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같은 기간 홈런 (8개·9위) 타점(43개·10위) 안타(106개·10위) 등 각종 공격 지표에서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득점권 타율도 0.238로 9위에 머물러 승리를 위한 득점 지원이 거의 없는 상황이다. 선발진의 주축 송승준과 박세웅도 타선의 부진 속에 ‘아홉수’를 겪는다. 송승준은 개인 통산 100승, 박세웅은 데뷔 첫 한 시즌 10승에 각각 1승만을 남겨뒀다. 하지만 호투에도 승리 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승수 채우기가 쉽지 않다.

롯데는 타격감 회복을 위해 각종 해결책을 쏟고 있지만 아직 효과를 보지 못했다. 지난 5월에 이어 시즌 두 번째로 1군 타격 메인 코치를 교체했고, 2군에 머물던 최준석을 불러 올려 전체 타선에 힘을 더했지만 즉각적인 부진 탈출은 먼 이야기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전반기와 비교하면 주춤하지만 타격에는 사이클이 있는 만큼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심리적으로 쫓겨 연습량을 늘리는 것보다는 경기 중 빗맞은 안타라도 나오면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배지열 기자 heat89@kookje.co.kr